[30th BIFF] "오랜 기다림" 박찬욱 감독 첫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부국제 포문[종합]
입력 2025. 09.17. 16:59:43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박찬욱 감독 첫 개막작 '어쩔수가없다'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포문을 열었다.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어쩔수가 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올해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기념비적인 해의 성대한 개막식에 어울릴 작품으로 '어쩔수가없다'를 선정했다.

박찬욱 감독은 "오랫동안 준비해 온 작품이란 거 다들 아실 거다. 정말 오래 걸렸다. 이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이게 돼서 감개무량하다"라며 "부산영화제를 오랫동안 해왔는데 개막작으로 온건 처음이라 설렌다. 더군다나 30주년이라고 하니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떨리는 마음을 안고 개막식에 참석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지업계라는 소재를 선택한 것에 대해선 "원작 소설 읽었을 때 바로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소설에 이미 있는 것과 아직은 없지만 거기에 내가 뭔가 보탤만한 가능성이 떠올랐다"라며 "코미디의 가능성과 가족들이 주인공 만수가 하는 일을 눈치를 채게되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이 이야기에 훨씬 새로운 더 대단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레이어가 되지 않을까. 그 두 가지가 저를 사로잡아서 이 작품을 계속 들고 있게 만들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원작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가장 큰 매력이었다.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적인 이야기가 완전히 결합해서 바깥으로도 향하고 안으로도 향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과 거대한 역설"이라며 "순수한 동기에서 가족을 지키겠다는 마음, 내가 사랑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 도덕적인 타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좀 더 깊게 파고들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촬영에 중점을 둔 부분으로는 '만수 집'을 꼽았다. 박 감독은 "만수가 그토록 애정하는 이 집이 하나의 중요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아야된다는 생각 때문에 그 집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라며 "찾은 후에는 미술팀이 아주 새롭게 개조했다. 보신 집에 외경에 물결처럼 붙어있는 콘크리트 구조물도 새로 만들어서 붙인 거다. 정원 온실도 새로 꾸몄다. 시각적인 요소에서 그 점이 제일 중요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병헌은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만족스러운 삶을 지내던 보통의 가장이지만,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하며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는 만수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재취업을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절박함과, 결정적인 순간 어설픔이 묻어나는 ‘만수’의 인간적인 면모는, 이병헌 특유의 디테일한 연기가 더해져 설득력 있게 완성됐다.

이병헌은 "처음 시작하기 전 마음가짐은 특별한 건 없었다. 박 감독님과의 오랜만의 작업이라 그 하나로 신나고 설렜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얼마나 재밌게 작업을 할까, 늘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재밌겠다 라는 기대감으로 시작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만수가 아주 개성이 강하거나 특별한 캐릭터가 아니고 굉장히 평범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런 평범한 인물이 큰 상황에 부딪히고 그 상황을 이겨나가기 위해서 극단적인 그런 마음의 결정을 내린다. 점점 그 결정을 실행해 가면서 변해가는 과정들, 이런 모든 극단적인 상황들을 진짜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하고 감정상태일까에 집중하고 설득력 있게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숙제였다"라고 말했다.

손예진은 남편 만수의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가세가 기우는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대처하는 아내 미리로 분해 극에 숨결을 불어 넣는다.

미리 캐릭터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는 손예진은 "정말 엄마처럼, 아내처럼 보이고 싶은 일상의 생활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과장되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워낙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비극적인 순간들, 극적인 상황들이 많다. 그 안에서 미리는 어떤 생각으로 과정을 지켜볼까? 생각보다 낙천적임으로 인해서 현실을 돌파하는 것이 좀 더 지혜롭고 현실적인 인물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라고 부연했다.

첫 부부 연기 합을 맞춘 두 배우를 중심으로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호연이 기대를 모은다. 극적인 전개, 특유의 미장센, 견고한 연출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과 가족을 지키려는 한 인물의 필사적인 투쟁기를 그려낸다.

박찬욱 감독이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박 감독은 "영화를 보면서 각자 자기의 삶, 자기의 직업을 떠오를 거다. 종이 만드는 일이 뭐 그렇게 엄청나게 중요하고 대단한 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주인공들은 자기 인생 자체라고 말한다. 그런것처럼 영화를 만드는 저로서는 영화라는 것도 어찌보면 삶의 큰 도움을 주는 현실적인 일도 아니고, 그저 두 시간 짜리 오락거리일 거리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에 가진 것을 다 쏟아부어서 인생을 통째로 걸고 일을 한다. 그렇게 때문에 쉽게 동화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제지업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이 인물을 알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 영화업계가 어렵고 특히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더 팬데믹 상황에서 회복이 더딘 상태다"라며 "영영 이런 상태에 머물 거라 생각 안 한다. 우리 영화가 늪에서 빠져나오는 데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길"이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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