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PL 마케팅의 웃지 못할 진실 ‘모델 너마저...’
- 입력 2013. 03.11. 14:24:06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최근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중 ‘손연재 가방’이라는 단어가 화제를 모았다.
3월 초, 연세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에 입학한 신입생 손연재의 이른바 ‘새내기 패션’ 중 그가 착용한 가방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네티즌 사이에서 화두가 되며 단순히 패션 아이템이 아닌 사치품으로 치부되어 논란을 가중 시켰다.손연재가 착용한 가방은 국내 시판 가격이 200만원을 호가하는 멀버리의 제품으로 ‘과연 대학생이 이런 고가의 명품백을 착용해도 괜찮냐’와 ‘가방의 선택은 개인의 자유’라는 두 가지 의견으로 팽팽한 네티즌의 설전이 이어졌다. 학교가는 길에 가방 한번 착용했을 뿐인데 논란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제이에스티나’ 모델 손연재, 착용하는 가방은 멀버리?
이번 일을 통해 손연재도 속상했겠지만, 사실 더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 바로 광고주 측일 터. 현재 제이에스티나 모델로 활동 중인 손연재는 그동안 입국 모습, 훈련 장면 등을 공개 할 때 은연 중에 브랜드 제품을 내 비친 경우가 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와 패션 잡화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의 백팩 등은 이른바 ‘손연재 멀버리 사태’로 인해 손해 아닌 손해를 봤다고 볼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 제품을 노출하거나 공항패션, 연출된 파파라치 사진을 통해 간접광고을 하는 PPL(Product Placement)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크다. 이번처럼 온 종일 인터넷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 때문이다.
그동안 PPL로 꾸준히 제품을 노출해왔지만 예기치 않은 이번 일로 인해 그도 브랜드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아무리 광고 모델이라고 해도 타 브랜드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는 자유는 있지만, 자사의 브랜드 보다 타 브랜드의 제품이 더욱 주목받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라푸마’ 모델 정윤호, 밀레 디렉터?
모델 기용으로 PPL 효과를 톡톡히 보려했지만 맘처럼 되지 않는 경우는 비단 제이에스티나만이 아니다. 드라마와 예능에서 적극적인 제품 협찬과 제작지원이 이어지자 타사 모델이 브랜드를 적극 지원하는 웃지 못할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하게 됐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동방신기의 정윤호다. 최창민과 함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모델로 발탁된 정윤호는 최근 열연 중인 SBS 드라마 ‘야왕’에서 백학 그룹 내 브랜드 ‘밀레’에서 브랜드를 총괄하는 직책을 맡았다.
극 중에서 정윤호가 밀레 화보 촬영을 디렉팅 하는 모습, 밀레 매장 오픈 기념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이 전파를 탄 바 있다. 심지어 정윤호(백도훈) 사무실에는 버젓이 밀레 제품이 디스플레이된 마네킹을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을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 의상을 입어도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말까한 상황에서 드라마 제작 지원 중인 타 경쟁 브랜드의 옷을 입을 수 밖에 없는 난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모델들이 일상 속 파파라치를 통해서, 혹은 극 중 제작 지원하는 타 브랜드의 옷이나 가방, 액세서리를 착용해 대중에게 노출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라며 “돈주고 모델을 기용해도 이렇게 얘기치 않은 상황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 다른 패션 홍보업계 관계자는 “작품 속 혹은 일상 속에서 제품을 잘 녹여내기 위해 브랜드마다 치열한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실제 모델이 착용하는 제품이 파파라치를 통해 공개되거나, 제작지원과 같은 경쟁사의 전략에는 손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는 대중의 시선을 현혹시켰던 PPL이라는 마케팅 전략에 비상이 걸린 것이나 다름 없다. 일찍이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한계점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을 위하여 이제는 패션업계가 새로운 마케팅 방안을 찾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대중은 이 웃지 못할 상황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제이에스티나, 라푸마 제공, SBS ‘야왕’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