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까지 침투한 일제 욱일승천기 문양과 코리안 좀비
입력 2013. 03.27. 21:56:30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한국시간으로 지난 26일 미국 야후 스포츠는 생피에르 측이 욱일승천기 복장과 관련한 UFC 선수 ‘코리안 좀비’ 정찬성 측 요구를 받아들여 공식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캐나다 출신의 생피에르는 닉 디아즈와의 UFC 158의 웰터급 챔피언전에서 자신의 후원사인 유명 파이트웨어 업체 하야부사에서 제공한 도복을 입고 옥타곤 링으로 입장했다. 그런데 그 도복에 새겨진 욱일승천기 문양에 대한 정찬성 측의 지적으로 국제적인 논란이 된 것이다.
욱일승천기는 일본 국기에 그려진 빨간색 동그라미 주위에 퍼져나가는 붉은 햇살(旭光)을 그린 깃발이다. 메이지 3년인 1870년 16줄기의 햇살이 도안된 욱일승천기가 일본 제국 육군기로 지정되었으며, 이와 유사한 기가 1889년 일본 제국 해군 군함기로도 지정되며 모든 일본군에서 욱일승천기를 사용하게 됐다. 이후 욱일승천기는 일본 제국이 ‘대동아 공영권’을 내세운 태평양 전쟁 시기에 널리 사용된 일제 군국주의의 상징이었다.
이런 욱일승천기의 의미를 늦게 안 생피에르도 “감정이 상한 모든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정말로 죄송하다. 결코 내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 후원사인 하야부사도 “이 디자인이 불쾌감을 주지 않길 바란다. 우리는 문화와 역사에 대해 존경하고 해당 도복을 판매하지 않겠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 하겠다”고 공식 성명을 냈다.
하지만 일제 침략에 신음했던 아시아인들에게, 유럽인이 혐오감을 느끼는 나치 문양과 같은 욱일승천기의 사용은 최근 들어 급증해 왔다. 2012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진행한 'Tokyo 1955-1970 : A New Avant-Garde'전에서는 전시회를 알리는 이미지에 욱일승천기가 사용돼 많은 이들에게 불쾌감을 줬다. 게다가 당시 뉴욕시 공식 관광 안내 웹사이트의 배너 광고 또한 모두 욱일승천기 형식으로 꾸며놓아 홈페이지를 방문했던 범 아시아권 사람들에게 분노를 안겨줬다. 2012년 8월에는 일본체조 선수들의 욱일승천기 복장에 대해, ‘유엔의 뜻을 존중하는 윤리적 패션 디자이너 위원회’의 각국 청년 디자이너들이 IOC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체조선수 사이드 요코타 니나의 경우, 2천 만 명의 아시아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체조복을 입었음에도, IOC는 이를 표현의 영역에 두었다며 이런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약자에 대한 탄압’,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로 보고 런던중재법원 등을 찾아 끝까지 해결하겠다"며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또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동안 일본 정부는 중국인과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으므로 욱일승천기를 소지하고 가지 않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여전히 욱일승천기는 아사히 맥주의 상품 라벨이나, 아사히 신문의 회사기 또는 어부들이 다는 깃발(大漁旗)에도 문양이 들어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1945년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제2차 세계 대전이 종료되자 사용이 금지된 욱일승천기가, 1952년 일본군이 해산된 후 창설된 해상자위대에 의해 16줄기의 욱일승천기로 부활했다는 것이다. 또 현재 육상자위대 또한 8줄기 햇살의 욱일승천기를 군기로 사용해, 끝나지 않은 일본제국주의의 야심을 확인할 수 있다. 일제의 제36대 총리대신이자 마지막 조선 총독을 지낸 아베 노부유키는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일본 식민 교육의 노예로 전락했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 년 전 공중파 프로그램에 욱일승천기가 새겨진 점퍼를 입고 등장한 남자 아이돌과, 또 최근에도 욱일승천기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여자 연예인들을 보며, 과연 아베의 말이 단순한 협박이 아닌 언제든 다가올 수 있는 위협임을 실감할 수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차평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 제공, 위키디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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