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탑디자이너 ‘창조적 + CEO형’ 디자이너 탄생, 그 주인공은?
- 입력 2013. 03.29. 09:53:18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MBC 에브리원 ‘탑디자이너’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두타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 예선을 시작으로 1년 가까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최종 TOP3에 오른 디자이너는 바로 신용균, 오형용, 조근수.
세 사람의 마지막 미션은 미션금 200만 원을 가지고 자신의 브랜드를 드러낼 수 있는 열 벌의 컬렉션 의상을 제작하는 것. 세 사람은 저마다 미션 수행금 활용 계획을 밝히며 탑디자이너 작업실이 아닌 자신이 머물렀던 작업실에서 컬렉션 의상을 만들었다.마지막 컬렉션에는 기존 탑디자이너의 심사위원 4명(이상봉, 최범석, 양지해, 홍승완, 곽현주)과 함께 유명 브랜드의 바이어들을 초청해 디자이너로서 갖춰야할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사업가로서의 마인드를 골고루 평가하고자 했다.
바이어들은 도전자들의 의상을 차례로 보고 심사석에 설치된 버튼을 눌러 바잉 의사를 표현했다. 도전자 한 명의 컬렉션이 끝날 때마다 바이어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옷이 공개되기도 했다. 특히 마진율 등 CEO가 지녀야 할 자질을 평가하기 위해 모델이 착용한 의상마다 원가와 판매가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예술적인 감각으로 독특한 의상을 만들어온 신용균은 ‘핵무기를 반대하고 전투기를 만들지 말고 전쟁하지 말자’라는 콘셉트로 개성 강한 옷을 선보였다. 세 명의 도전자 중 가장 많은 의상을 바이어들로부터 선택받기도.
신용균의 컬렉션은 싼 가격의 의상부터 수공예가 들어간 150만 원대의 의상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는데 심사위원 양지해는 “판매가는 50만 원~175만 원까지 책정했으며 마진율 또한 과감하다. 앞으로 어떤 경로의 유통을 통해 어떤 디자이너 레벨로 가고 싶은지 디자이너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컬렉션이었다”고 말했다.
바이어들은 “디자이너들의 감성을 확실히 드러낸 의상과 소비자가 구매할 만한 의상을 적절히 구성해 좋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세련되고 현실적인 디자인으로 호평받아온 오형용은 ‘탐험가가 돼 해저를 탐험한다’는 콘셉트로 완성도 높은 의상을 선보였다. 세 명의 도전자 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옷을 선보였지만 심사위원들에게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다.
디자이너 홍승완은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옷이다. 가격 태그만 붙여서 바로 백화점에 걸어놔도 팔릴 것 같은 옷이다”고 호평한 반면 디자이너 이상봉은 “조금 실망했다. 백화점에 가면 사랑받을 수 있는 옷일지 모르겠지만 디자이너의 정체성과 특별함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바이어들은 원가가 높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는데 “25~34세 타깃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했지만 원가가 높아 수익을 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주가 좋아 ‘드레이핑 고수’로 불리는 조근수는 자신만의 장기를 발휘해 ‘화상(火傷)’이라는 콘셉트의 파티 룩을 선보였다. 그는 활용도가 높지 않은 의상을 선보이며 바이어들에게 가장 적은 6벌의 의상을 선택받았다.
그는 전체적으로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자이너 홍승완은 “꾸뛰르적인 감성으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훌륭하다. 하지만 탑디자이너는 세계적인 CEO형 디자이너를 뽑는 프로그램이지 천재적인 아티스트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며 “충분히 본인이 가진 기술을 상업적으로 풀어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어들은 ‘상품성이 없는 옷’이라며 “아티스트적인 작가가 될 것인지 CEO형 디자이너가 될 것인 것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 우승자는 심사위원 70%, 바이어 30%의 의견을 반영해 신용균으로 선정됐다. 도전자 신용균은 항상 상위권에 올랐던 것은 아니다. 많은 도전자들 중에서 자신의 브랜드 ‘알루곤(ALOGON)을 매회 미션마다 과감하게 드러냈으며 적은 원가로 뛰어난 디자인의 옷을 만들어 1회부터 12회까지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방송 마지막까지 신용균이 왜 우승자로 선정됐는지 직접 드러나지는 않았다. 활용도가 높은 의상과 신용균만의 감성을 담아낸 옷을 골고루 마지막 컬렉션에 담아내 바이어와 심사위원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을 미뤄 그가 우승자로 선정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을 뿐. 최종 우승자 신용균은 1억 원의 상금과 동대문에 위치한 쇼핑몰 운영권을 제공받게 됐다.
우승자 신용균이 마지막 컬렉션에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달려온 것처럼 탑디자이너 프로그램도 마지막회를 위해 달려온 듯 보였다.
1~11회까지 보여줬던 포맷을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인데 마지막회 만큼은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자질을 강조하기 보다는 철저히 ‘CEO형 디자이너 육성’에 초점을 뒀다. 국내 바이어를 초청하고, 주어진 미션금 안에서 10벌의 의상을 만들어 내야하는 등 마지막회까지 탑디자이너만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탑디자이너 이전의 패션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은 도전자들의 독특한 캐릭터, 스타일리시한 프로그램 화면 구성, 시청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경품 등으로 2, 30대 여성들에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 탑디자이너는 기존의 프로그램들과는 다르게 묵묵히 ‘CEO형 디자이너 육성’이라는 콘셉트에 집중해 12회까지 달려왔다.
다소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 화면과 매주 비슷한 포맷,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가진 도전자가 없었던 점은 오히려 탑디자이너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탑디자이너는 마지막 회까지 프로그램 시작 당시의 콘셉트인 ‘CEO형 디자이너 육성’을 잃지 않고 지켜 옴으로써 차별성을 지닌 디자이너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BC 에브리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