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핑문화의 선봉장이 되다! CJ오쇼핑 강형주 상무 [인터뷰]
입력 2013. 04.01. 01:52:57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케이블 TV의 보급과 함께 한국에 도입된 TV 홈쇼핑은 소비자의 쇼핑문화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특히 맞음새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 옷을 입어보지 않은 채 상품 특징과 정보만을 보고 구입한다는 건 이전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다.
CJ오쇼핑은 1995년 39쇼핑이란 이름으로 한국 최초의 홈쇼핑 방송을 시작한 이후 17년 간 온라인 유통을 선도해 왔다. 특히 패션 영역은 홈쇼핑 회사 중 CJ오쇼핑이 독점해 왔다고 해도 무방하며, 그 중심엔 22년 째 CJ에서 근무하며 쇼핑문화 선도에 매진해 온 강형주 상품기획사업부 상무가 있다.
“고객이 싼 맛에 사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들이 패션에서 기대하는 가치는 싼 옷을 입는 게 아니라 ‘트렌드’를 입는 것이잖아요. 과연 그 트렌드를 홈쇼핑에서 어떻게 제안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디자이너 콜라보레이션을 시작했어요.”
CJ오쇼핑은 2001년 심설화, 홍미화, 박춘무, 우영미, 이정우 등 디자이너 5명과 협업해 상품을 만들고 해외컬렉션을 지원해주는 대신 그들의 상품을 홈쇼핑에서 판매했다. 또한 2001년 이신우와 함께 만든 란제리 브랜드 ‘피델리아’는 지금까지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물론 패션제품의 반응이 처음부터 폭발적었던 것은 아니다. 홈쇼핑에 대한 품질도 신뢰가 안 가는 상황에서, 오프라인과 비교할 때 채널 자체가 가진 가치에 대한 경험 또한 부족했다. 이에 2004년부터 품질과 디자인 퀄리티를 알려주기 위해 신뢰를 구축하는 기간(Trust Building)을 가졌고, 30일 내 취소 및 반품 보장제, 배송 지체 보상금제도 등을 실시하며 홈쇼핑 제품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기간이 5년 정도 계속됐다.
“그동안 오프라인 브랜드의 세컨 브랜딩, 재고의 이월상품 판매, 중소 벤더와 브랜드 론칭 등 여러 시도를 하면서 조금씩 신뢰를 쌓아갔지만 그 상태로 가다가는 한 단계 뛰어넘을 수 있는 발전이 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죠. 또다시 고민하다 트렌드를 설명해줄 수 있는 스타일리스트를 떠올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스타일리스트의 셀럽 마케팅이다. 2009년부터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를 초빙, 상품소개와 트렌드, 제품의 장점 등을 설명하면서 전문지식과 경험을 상품에 녹여내자 고객도 신뢰감을 갖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디자이너 상품개발 방향도 크리스한, 박승건 등 신진디자이너 육성으로 보다 다양화했다. 스타일리스트를 진행자로 투입한 프로그램은 경쟁 채널의 유사 프로그램으로 재빨리 퍼져나갔고 어느새 익숙한 포맷으로 자리 잡았다.
홈쇼핑에서 패션 카테고리가 처음부터 많이 확장돼있진 않았다. 생활용품 중심으로 편성돼 오다 2000년대 초반에야 패션상품을 판매하게 된 것. 하지만 2013년 현재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CJ오쇼핑의 2012년 총 매출액 1조 773억 원 중 패션제품 매출은 35%에 달했다. 이 비중은 3대 홈쇼핑업체 중 최고로, 2012년 CJ오쇼핑이 GS샵을 따돌리고 매출액 1위에 오른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뷰티제품의 매출까지 합치면 전체 매출의 50%에 육박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패션상품이 돈의 가치에 상응하는 디자인과 품질을 가질 뿐 아니라, 디자인 역시 트렌디한 감이 매우 빨리 반영되죠. 그래서 예전과 달리 여성의류,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방, 레포츠 의류 등이 잘 팔려요. 특히 란제리는 전체 속옷시장의 1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신유통업태의 성장과 소비자의 구매행동 변화로 인해 유통업체가 하나의 채널만으론 살아남기 힘든 시대다. 2009년 이름을 바꾼 ‘CJ오쇼핑’ 역시 TV, 인터넷, 카탈로그, 모바일을 함께 취급하는 미디어채널로, 각각의 비중은 TV 59%, 인터넷 31%, 카탈로그 5.1%, 모바일 2.8%다.
그중 TV홈쇼핑의 판매량을 결정짓는 기본이 되는 가시청 가구수는 국민증가와 가구증가속도에 비례해 늘기 마련. 하지만 인구증가 정체에 따라 이 역시 많이 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홈쇼핑 성장은 오히려 계속되고 있다. 오프라인 등 다른 채널을 경험한 일반 고객도 온라인에 많은 신뢰감을 갖고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그는 모바일의 성장속도가 굉장해 곧 카탈로그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입어보지 않고 선택해야 하는 물리적 한계는 어쩔 수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계로 규정짓고 계속 갈 것인지는 한 번 더 두고 봐야 해요. 모바일과 홈쇼핑의 성장이 엄청나다는 사실은 입어보지 않고 정보로만 판단을 내릴 여건이 됐다는 것이니까요. 사실 입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와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고, 홈쇼핑 상품이 좋아질수록 그 차이를 맞춰야 하는 작업도 계속될 겁니다.”
한편 CJ오쇼핑 패션 분야의 독주 비결로 패션 브랜드 회사라 해도 무방할 정도인 13개의 PB(private brand·자체상품)를 꼽는 이들이 많다.
“할인점의 PB와 홈쇼핑이 추구하는 PB는 다른 개념입니다. 홈쇼핑 PB는 럭셔리한 고가의 상품을 품질은 유지하되 합리적 가격대로 만들어 제공하는 어포더블 럭셔리(affordable luxury)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중상 이상 되는 상품을 더 좋은 품질과 더 싼 가격으로 만들려면 결국 많이 만드는 게 답이에요. 그러려면 상품기획의 완성도가 높아져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신우와 함께 한 피델리아는 성공적이었지요. 이전엔 최고였던 이신우 씨가 힘들어졌을 때 저희가 제안을 했고, 고객 입장에선 범접할 수 없던 상품을 홈쇼핑에서 만나니 이보다 좋을 순 없었죠.”
하지만 TV홈쇼핑도 결국 유통회사다보니 모든 공급업자와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PB로 채우면 다른 공급업자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PB의 비중이 어디까지인지 한계를 지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새로운 기술적 확장이 계속되면서 관리해야 할 포인트 또한 많아졌다. IPTV, 모바일 등 매체가 늘어남에 따라 각각의 매체에 최적화된 상태로 공급해야 하고, 화면품질이 계속 좋아지면서 정확한 색감과 질감을 보여주기 위해 섬세한 면까지도 신경 써야 하는 것.
“홈쇼핑이 유통에서 점점 메인채널로 올라갈 것으로 봐요. 인터넷뿐만 아니라 TV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옷을 보면 클릭 한 번으로 가격이 나오고 주문하는 시스템이 몇 년 안에 이루어질 겁니다.”
이제 고객들은 ‘쇼핑을 위해’ TV를 켠다. 재미와 정보, 쇼핑이 혼합된 형태의 방송을 발전시키며 한국형 홈쇼핑 시스템을 구축해 온 CJ오쇼핑은 모바일과 글로벌을 통해 또 한 걸음 뻗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강형주 상무는 더 큰 꿈을 갖고 있다.
“한류의 중심축엔 자원은 없지만 문화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저희 CJ의 강점이고, 그 중에서도 저희는 훌륭한 쇼핑문화를 만들어서 전파하고 싶어요. 현재 CJ오쇼핑은 중국, 일본, 베트남, 태국, 터키 등 6개국에 진출해 있고 올해까지 2개국에 더 진출합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심어줄 뿐 아니라 그 플랫폼을 통해 한국에 있는 상품과 문화 콘텐츠까지도 전파하고 싶습니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희선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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