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몇 년째?’ 굳건한 화장품 장수 모델들
입력 2013. 04.25. 08:17:37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광고업계는 늘 모델에 민감하다.
소위말해 잠깐 떴다 사라지는 ‘반짝 스타’라고 할지라도 파급력이 큰 인물이라면 과감하게 모델로 발탁한다. 반대로 확실한 사실이 아닐지라도 안 좋은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더 이상 모델 재계약이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런데 화장품 광고는 조금 다르다. 높은 인지도의 여배우를 선정, 몇 년이고 한 인물과 함께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모델 파워가 곧 구매,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 바로 ‘뷰티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화장품 시장은 유독 그런 성향이 두드러진다.
“놓치지 않을거에요”를 말하던 김희애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SK-II 모델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브랜드는 보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고자 2008년 임수정을 함께 모델로 발탁 꾸준히 모델로 활동 중이다. 짙은 색조 메이크업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두 사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피부를 강조한다. 장기간 모델로 활약하면서 오히려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면 젊은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는 것.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송혜교는 6년 전부터 라네즈와 함께했다. 최근에는 드라마에서 시각 장애인 역으로 연기하며 립스틱을 사용하는 장면을 연기해 제품이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며 모델로서 입지를 굳혔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한류스타로도 인기가 높은 만큼 브랜드의 해외진출에도 힘을 보탰다.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모델인 이영애 역시 지난 2006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국내를 비롯한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길어야 5년인 모델 파워를 그 이상으로 보여주는 장수 모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브랜드가 있는 반면 과거 모델을 다시 기용하는 독특한 사례도 있다. 코스메 데코르테 모델 김남주는 2009년도 발탁되어 활동했었다. 그러다 3년만인 2012년 다시 모델로 발탁되었고 2013년에도 계약을 연장해 눈길을 끈다.
김태희는 2006년 LG생활건강의 오휘 모델 계약 만료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헤라 얼굴로 활동해왔었다. 그리고 5년 만인 2011년부터 다시 오휘와 엘라스틴의 뮤즈로 활동 중이다.

계절마다 수시로 트렌드가 바뀔 만큼 변화에 민감한 뷰티업계가 한 모델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피부가 좋고, 아무리 대중에게 비춰지는 이미지 관리를 잘 하더라도 그들이 재계약을 연장하는 이유는 따로 있을 터.
업계는 가장 큰 이유로 ‘화장품 모델 적격자의 부족’을 손꼽는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높은 인지도를 지녔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여배우 중 실제로 피부도 좋고 얼굴의 좌우 대칭이 잘 맞는 인물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랜드의 변심(?) 혹은 진정으로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자 모델를 교체하면 어느새 그 모델은 경쟁사의 모델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A브랜드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하던 모델이 계약 종료와 동시에 경쟁사 B브랜드와 계약을 하는 경우다. 화장품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모델은 돌고 돈다’, ‘경쟁업체 모델 가로채기’라는 말은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분위기 전환을 노리며 과감히 모델 교체를 했지만 실패할 경우 위험부담이 크다. 아무리 화장품 모델을 할 만한 인물이 없다고 해도 화장품 업계는 중복 모델을 절대 쓰지 않는 업계의 특성도 장수 모델을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앞으로도 업계의 모델 스카웃 경쟁은 계속 과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모델을 보고 화장품을 사는 소비 형태가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SK-II, 코스메데코르테, 오휘, 히스토리 오브 후, 라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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