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를 위한 ‘국제미용성형엑스포’ 일까?
- 입력 2013. 04.27. 17:20:20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한류바람을 타고 국내외 K-Beauty가 열풍이라는 말은 사실일까. 4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3 국제미용성형엑스포’에서는 이와 같은 말을 실감하기 어려웠다.
이번 행사는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코엑스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2013 제31차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및 제11차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국제학술대회’도 동시에 진행됐다. 성형외과, 에스테틱 화장품, 미용제품 등 미용 및 성형 관련 다양한 품목들을 한자리에 보여준다는 목적으로 개최됐지만 지난해에 비해 다소 작아진 규모로 업계의 아쉬움을 자아냈다.우리나라 ‘미용성형’을 보여주는 ‘국제 엑스포’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미흡했던 것. ‘성형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강남구 성형외과만 292개, 피부과만 124개에 달하지만 (2012년 보건복지부 자료) 이번에 엑스포에 참가한 병원은 오직 11곳의 성형외과가 전부다.
대한성형외과학회 및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전문의들과 대학병원 교수진이 전하는 성형강좌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가상성형체험과 1:1 성형 상담을 하는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병원 홍보에만 치중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업계인들이 함께 들을 수 있는 전문적인 세미나 강좌나 성형강국으로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류성형에 대한 높은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엑스포가 열리는 옆 공간에는 성형외과 의료기기 및 주사기, 필러와 같은 시술 약품, 수술 안경, 실리콘, 의자 및 가운 업체의 부스가 전시되어 전문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오히려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다시 말해 에스테틱을 중점으로한 엑스포에는 일반인에게만, 엑스포 외부에 따로 마련된 성형관련 부스들은 전문인들에만 환영받는 이색(?) 광경이 펼쳐진 것. 물론 엑스포에서는 해외 바이어도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 특히 이 성형관련 부스는 일반인에게 입장권도 받지 않고 코엑스 복도와 로비에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그래도 엑스포 내에서는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미용기기 부분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직접 부스에서 체험을 하는 전략으로 대중에게 홍보도 하면서 동시에 판매도 이뤄졌기 때문이다. 업체 측 역시 엑스포에 참가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반면에 보다 세분화된 특수 기술이 필요한 전문미용기기 업체는 엑스포에 대한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올해 처음 참가하는 한 의료기기 업체 측은 “엑스포 비용이 적은 것도 아닌데 너무 실망스럽다. 내일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전문가보다 일반인이 많아 홍보하는데 무리가 있다. 내년 참가는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규모면 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뷰티, 성형업계의 홍보부족으로 참가부스업체의 불만이 쏟아졌다. 일반인들 역시 비슷한 품목을 출품한 업체를 서로 비교하기 힘들만큼 참여 부스가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35개 중 11개의 성형외과를 제외한 24개의 부스가 국내 에스테틱 산업을 표현하기엔 아무래도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편 미용성형엑스포의 취지에 맞게 ‘미용’을 부각시키려 한국메이크업협회와 수빈아카데미, 한국종합예술직업학교, 한국미용직업교육협회가 참여해 노력하는 모습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엑스포와 함께 27일에는 메이크업경진대회를 이미 진행했고, 28일에는 한국미용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대회 다수의 참가자들로 그나마 엑스포의 허전함은 채워졌다.
이번 ‘2013 국제미용성형엑스포’는 과연 누구를 위한 엑스포일까. 일반인도, 해외 바이어와 국내외 미용성형업체에게는 과연 참관할만큼 가치있는 자리였을까. 부스를 마련한 업체에게도 참가할 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국내 미용을 세계에 알리는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과연 맞을지, 다시 한번 ‘국제’와 ‘엑스포’라는 타이틀이 의심스러울 뿐이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진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