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여전히 돈이 승자?" 기부와 책임의 조화 필요 [CSR 해부⑫]
입력 2014. 01.10. 16:38:09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최근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 여론의 지대한 관심을 받으면서 기부를 일시적 면피 수준의 대응으로 여기는 다소 부정적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기부와 CSR이 양립하는 균형감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일반 기업뿐 아니라 소비적 품목으로 분류되는 패션 및 뷰티 등 업계 전반이 CSR을 기업 성장의 핵심 과제로 여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 수행은 여론이 기대하는 경제, 윤리, 법, 자선적 책임을 뒷받침한 상태에서 이뤄져야 의미가 있기에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따라서 대기업은 이윤이 창출되지 않는 한 CSR에 따르는 비용을 어떻게든 생략하고 싶어 하며, 중소기업은 CSR과 관련된 인식 및 체계적인 지침 자체가 부족하기도 하다.
이에 다수의 기업들이 여전히 기부 방식의 자선 활동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며, 일부 기업들의 경우 강박증에 가까울 정도로 CSR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 해외언론은 기부와 CSR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는 기업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네덜란드 언론인 루트거 브레흐만이 지난해 12월 31일 워싱턴포스트에 기재한 글 따르면, 몇 년 전 영국 런던의 한 자선단체가 13명의 노숙자를 대상으로 공짜 식권이나 생필품 대신 4,500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나눠주면 어떨지 실험했다. 이 돈에는 어떤 조건도 붙지 않았으며, 노숙자들이 쓰고 싶은 대로 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럴 경우 다수의 사람들이 노숙자들은 한 번에 돈을 다 써버리고 또다시 돈을 요구할 것이라 예상하나, 실험에 참가한 13명의 노숙자 중 술이나 마약 등으로 돈을 탕진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노숙자들은 여권, 사전 등을 구입하는 등 어디에 돈을 쓰는 게 자신에게 가장 이로울지 고민했다는 것이다. 또한, 1년 뒤 13명 중 11명의 노숙자가 거리를 떠돌지 않게 됐고, 학원을 등록하거나 요리를 배웠으며, 마약중독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 사례를 통해 루트거 브레흐만은 가난한 사람에게 현금을 기부하면 무책임하게 허비할 것이라는 여론의 편견에 반박했다. 실상 이런 근거 없는 추측이 최근 기업과 단체들이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돈 대신 물품, 교육 등 CSR 형태의 프로그램을 짜는데 집중하도록 일조하고 있다.
루트거 브레흐만의 의견에 따르면, 이런 형태의 자선 방식이 오히려 더 많은 세금을 요하며, 지역사회 역시 실험적인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빈민을 비롯 어려운 지역사회는 여전히 돈을 가장 필요로 하며 이러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번 실험 결과를 통해 입증됐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기업의 핵심 전략을 내세운 CSR을 무조건 권장하기보다는 사회의 필요에 따라 기부와 CSR의 선순환적인 구조를 갖추는 것이 복지 문제를 해결할 현명한 방법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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