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모의 테마토크] 타오 엑소 탈퇴와 임성한 작가 은퇴는 팬 뜻에 따라
- 입력 2015. 04.23. 15:21:41
- [유진모의 테마토크] 타오 엑소 탈퇴와 임성한 작가 은퇴는 팬 뜻에 따라
[시크뉴스 유진모의 테마토크] 아이돌그룹 엑소의 중국 멤버 타오의 탈퇴설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얼마 전 타오의 탈퇴설이 한 차례 제기된 바 있었지만 타오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양 측이 사실무근임을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엔 타오의 아버지가 SNS를 통해 SM과의 대화가 원만하지 않았고 그래서 탈퇴의 의지가 강력함을 피력했다.
하지만 장 본부장에 대한 보도 직후 임 작가의 은퇴설이 대두됐고 이에 그녀의 소속사는 “현재 집필하고 있는 드라마를 탈고하는 대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더니 곧이어 “은퇴가 맞다. 애초부터 계획된 수순”이라고 발표했다.
23일 오후 현재 타오와 임성한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랭크돼 대중의 그들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그들의 인기와 이름값이 그 이유다. 엑소는 누가 뭐래도 현 시점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이다. 그동안 SM은 HOT 신화부터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샤이니 등의 남자 아이돌, SES부터 소녀시대 f(x) 등의 여자 아이돌 그룹을 숱하게 데뷔시켰지만 지금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팀은 엑소다. 라이벌 YG엔터테인먼트의 빅뱅의 확실한 대항마다.
따라서 멤버 하나하나의 움직임은 예삿일이 아니다. 이날 타오의 탈퇴설이 아버지에 의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거론되자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게 그 증거다.
SM은 이미 슈퍼주니어의 한경으로부터 한 번 상처를 입은 뒤 다시 엑소의 크리스와 루한으로부터 역시 배신감을 느껴야 했다. 이런 SM적 시각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게 곧 팬들의 서운한 마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SM의 자본으로 수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쳐 실력을 쌓은 뒤 SM의 자본과 노하우로 스타덤에 오르자마자 팀을 탈퇴해 고국으로 되돌아가 그 인기를 바탕으로 각자의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애초부터 그런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교묘하게 SM의 돈과 시스템을 이용해 손쉽게 인기를 얻은 뒤 그 것을 온전히 자신만의 몫으로 챙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미쓰에이의 페이, 2PM의 닉쿤은 중국이나 태국으로 되돌아갈 기미가 전혀 없이 JYP에 ‘충성’을 다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에 외국인 혹은 해외동포를 영입하는 시스템은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흐름이다. 지금의 아이돌의 전성시대 혹은 댄스뮤직의 시장을 시작한 1990년대부터 한국 가요계는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동포 멤버를 영입하는 게 하나의 불문율처럼 지켰다.
DSP(당시 대성기획)의 첫 아이돌 그룹인 아이돌은 브라질 교포 출신의 남자 중학생 듀엣이었고 이들의 어눌한 한국어는 오히려 소녀팬들의 모성본능을 자극해 인기의 발화점이 됐다.
그후 HOT 젝스키스 등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댄스그룹은 해외동포 한두 명쯤 멤버로 영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식이 팽배해져 있었다. 그런 흐름이 오늘날의 K팝의 세계화의 초석이 됐음은 말할 나위 없다.
K팝열풍이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지금의 아이돌의 멤버 중 중국인은 매우 중요하다. 일본 내에서 혐한바람과 우경화 조짐이 강세를 보이는 추세에 비춰 중국시장은 제일 먼저 개척해야 할, 그리고 서양시장을 무시해도 될 만큼의 커다란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론적 근거에 따라 중국인 한 명쯤 멤버로 끼운다면 중국시장 어필은 한층 더 쉬워진다. 23일 개봉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수현을 중요 배역으로 캐스팅했으며 서울의 여러 장소가 꽤 중요하게 배경 그림으로 삽입됐다는 사실 하나에 전례 없는 예매율을 보이는 게 좋은 예다.
하지만 국내 기획사는 이제 외국인 멤버의 영입에 대해 진지하고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할 시기인 듯하다. 슈퍼주니어와 엑소가 그 원인을 제공한다. SM 같은 일류 기획사도 막지 못한다면 군소 기획사는 앞으로 더 많이 더 크게 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 멤버야 한국 내의 법정에 호소하거나 각 관계자들에게 정서적인 협조요청이 가능하고, 한국연예제작자협회나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등 기획사와 매니저의 권익을 보호할 사단법인이 있지만, 외국 멤버의 경우 마음대로 이탈해 귀국한 뒤 자국 내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갈 경우 사실상 소송을 포기하는 게 수지타산 상 덜 손해를 본다는 점에서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타오의 아버지는 탈퇴 이유 중 무리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의한 건강악화를 크게 부각했다. 하지만 이는 ‘비겁한 변명’에 불과함을 팬들이 더 잘 안다. ‘아이돌 육상 대회’ 등은 아이돌 그룹 멤버라면 누구나 출연하지 못해 안달 낼 정도고, 오로지 몸싸움을 무기로 다투는 KBS2 ‘출발 드림팀’ 역시 전성기 조성모가 앞장섰을 정도로 가수들이 탐낸다.
제국의아이들 중 가장 존재감이 떨어졌던 박형식은 MBC ‘진짜 사나이’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라선 뒤 현재 멤버 중 제일 잘 나간다.
사실 법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엑소 정도의 정상급 스타 그룹의 멤버라면 탈퇴에 대해 소속사나 당사자 모두 팬들에게 먼저 묻는 게 순서다. 타오의 팀 존속이냐 해고냐의 키를 쥐고 있는 SM은 ‘함께 간다’는 대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어엿한 성인인 타오는 아버지가 글을 올리기 전에 당당하게 팬들 앞에 나서 그들에게 물었어야 옳았다. 물론 가장 비겁한 사람은 그의 아버지다. 이미 어린 타오를 이국만리 내보냈을 땐 그만큼 SM을 신뢰한다는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고 실제 SM은 미래가 불투명했던 타오를 스타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혹사’ 여부에 대해 SM과 열린 대화를 나누고 그래도 결론이 안 날 경우 타오와 함께 팬들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게 예의고 순서였다.
그건 임 작가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는 지난해 MBC 일일극 ‘오로라공주’로 일주일에 9000만 원씩 총 27억 원을 벌어들였다. 현재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 ‘압구정 백야’ 역시 비슷한 수준의 수익이다.
그녀는 지금 당장 절필을 해도 평생 부유하게 지낼 수 있는 거액을 보유한 스타 작가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 간 막장드라마의 온갖 요소를 다 갖다 붙였다는 시청자의 비난과 더불어 감시기관의 경고를 받는 동시에 언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특히 이번 ‘압구정 백야’에서 그녀가 보여준 여전한 막장과 조카 백옥담에 대한 과한 홍보 욕심은 지금까지의 논란 중 백미 중의 백미였다. 그래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각하게 ‘압구정 백야’에 대한 제재조치를 회의 중이다.
그녀의 소속사는 은퇴설에 대해 “계획된 수순”이란 뉘앙스로 확인해줬다. 마치 여론에 떠밀렸거나 아이디어의 고갈 등과는 전혀 상관없는 자연스러운 작가의 의도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 역시 올바른 대답은 아니다. 조정래도 최인호도 아닌 그녀가 ‘작가’로서 군림하고 웬만큼 유명한 시인이나 소설가가 꿈도 못 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은 삶에 지친 서민 시청자들의 작가를 구분하지 않고 즐기는 지극히 ‘서민적’인 드라마 취향에 있었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뜻있는 시청자들의 발언권이 높아짐에 따라 임 작가의 비뚤어진 화법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그게 이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움직임과 더불어‘친정’ MBC의 ‘이별선언’을 야기했다. 그렇다면 임 작가 혹은 소속사가 할 수 있는 공식 코멘트는 ‘오래 전부터 은퇴에 대해 생각했다’나 ‘이번 집필이 끝인 것은 이미 결정된 일’이 아니라 먼저 시청자의 지적에 대한 진지한 고뇌에서 우러나오는 해명 혹은 사과가 첫 번째고, 두 번째가 은퇴에 대한 시청자의 고견을 구하는 것이다.
공무원에게 투철한 청렴의식과 한없는 대국민 희생정신을 강요하는 이유는 그들이 서민들의 피 같은 세금으로 급여를 받고 안정된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중의 사랑으로 부와 명예를 얻은 연예인이나 작가라면 응당 팬들의 고견에 양 귀를 쫑긋 세우고 운신의 폭과 방향을 정해야 한다.
[시크뉴스 유진모 편집국장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