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디바’ 이은미, 지루한 싸움을 이어온 모두에게 [종합]
입력 2017. 04.26. 16:17:47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지루한 싸움을 이어온 모두에게 드리는 곡”

맨발의 디바 이은미가 신곡 ‘알바트로스’를 발표하며 기자들 앞에서 용감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2014년 발표한 미니앨범 ‘스페로 스페레’ 이후 3년 만의 신곡. 2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이은미 윤일상 최은하가 참여한 가운데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알바트로스’는 ‘애인…있어요’를 함께 만들었던 작곡가 윤일상과 작사가 최은하가 다시 한 번 뭉친 작품.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에 수록된 시와 동명으로 시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이다. 가사의 내용은 지친 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은미는 “‘알바트로스’는 남들이 보기에는 못생겼다고 말할 수 있는 커다란 날개를 가진 새의 이야기. 누구나 스스로 가지고 있는 단점이나 아픔을 극복하고 어떻게 비상할 수 있는지 말하는 곡. 멜로디나 노랫말이 가지고 있는 내용이 이 시기에 여러분에게 전달되었으면 한다”고 소개했다.

작곡가 윤일상은 “이 노래는 희망에 대한 절박함이 이 시대에 많이 요구되어 왔던 것을 모두 느꼈을 것”이라며 “그런 것을 지나오면서 좋은 노랫말로 완성되었다. 노래를 듣는 모든 분들이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으면”이라고 말했다.

1989년 신촌블루스 3집의 객원 가수로 참여해 부른 ‘그댄 바람에 안개를 날리고’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대중들에게 그녀의 이름을 알렸다. 1992년 1집 ‘기억 속으로’를 시작으로 2집 ‘어떤 그리움’(1994), 3집 ‘자유인’(1997) 4집 ‘비욘드 페이스(Beyond Face)’, 5집 ‘노블레스(Noblesse)’, 6집 ‘마 논 탄토(Ma Non Tanto)’로 총 6장의 정규 앨범과 4장의 미니앨범 ‘소리 위를 걷다’(2009) ‘소리 위를 걷다 2’(2010) ‘세상에서 가장 짧은 드라마’(2012) ‘스페로 스페레’(2014), 3장의 리메이크 앨범 ‘노스텔지아(Nostalgia)’(2000), ‘투웰브 송스(Twelve Songs)’(2007), ‘아모르 파티(Amor Fati)’(2016)를 발표한 바 있다.

이은미의 음악인생은 작곡가 윤일상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2004년 두 사람이 처음 만나 만들어낸 작품이 이은미의 생애 대표작인 ‘애인... 있어요’다. 2005년에 발표한 이은미의 6집 앨범 ‘마 논 탄토’에 실린 이 노래는 2008년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 실리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민 애창곡으로 불리며 이은미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이후 ‘헤어지는 중입니다’ ‘결혼 안하길 잘했지’ ‘녹턴’ ‘가슴이 뛴다’ 등 이은미표 발라드를 완전히 정착시켰다.


이은미는 “윤일상은 항상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싶어 할 때마다 같이 작업을 해주고 있고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늘 제게 또 다른 에너지나 또 다른 것들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많은 분들이 기억 하시다시피 ‘애인있어요’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계속 새로운 음악을 작업을 할 때마다 늘 함께 해오고 있다”고 특별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음악가로서 고민하는 부분을 윤일상과 이야기한다. 그는 내게 친누나보다 더 친누나 같다고 한다.(웃음) 서로 신뢰하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음악으로 풀어진다. 새로운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에너지와 용기를 얻는다”고 파트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윤일상이 칭찬을 잘 안 해준다. 코러스를 부르니까 앉아 있다가 박수를 치면서 톡백을 누르고 ‘보컬계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와서 모니터링을 하니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한 번에 에너지가 모이고 통일이 되는 순간이 있다. 어떤 의식을 가지고 곡을 만들지 않았으나 그 곡이 제 마음을 움직일 때다. ‘이 멜로디는 이 노랫말을 만들어지기 위해 나왔구나’하고 생각했다. 그 흥분되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알바트로스’라는 곡으로 나타내고 싶었다”고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작곡가 윤일상은 “지금까지 작업한 모든 노래 중에 가장 최장기간 4일이라는 시간동안 보컬을 녹음했다. 이후에도 없지 않을까. 감정에 딱 맞게 가기가 쉽지 않았다. 최종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게 나왔다. 이전에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이번 신곡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은미는 평소에도 왕래를 자주하는 건 아니지만 종종 만나고 교집합을 찾기 위해 함께 작업을 한다. 음반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곡을 쓰기보다는 그 과정 속에서 악상이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곡이 만들어진다. 그런 곡이 다른 가수에게 갈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곡이지만 세상 밖에 나오지 못하는 자식들도 많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윤일상 최은하 이은미 세사람 모두 작업에 있어서는 까탈스러운 사람들이다. 고집 센 세사람이 만났을 때 오히려 그들은 서로에 대해 ‘믿고 맡기는 편’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은미는 “‘애인있어요’를 만들 당시에는 ‘애인’이라는 표현을 거의 안 썼다. 없어져 가는 단어였다. 그 제목 때문에 난처해하면서 최은하에게 ‘제목을 바꾸면 어떨까요’라고 하니까 왜 반드시 ‘애인’이여야 하는지에 대한 아주 긴 메일이 왔다. 왜 그 제목을 고집했는지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30여 년간 노래를 해온 이은미는 신체의 노화를 겪으며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이 시대의 어려움이 들이 닥쳐 더 힘들었다고. 이은미는 대표적인 폴리싱어(political+singer, 정치적 의견 개진에 적극적인 가수)이기도 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곡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을 발표하기도 하였으며, 지난 12월 10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무대에서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노래했다.

이에 그녀는 “그동안 모든 국민이 어려움을 겪었고 나 역시 패닉에 빠졌었다. 지난해에 이 노래를 작업을 했지만 노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광화문에 나와서 촛불을 들면서 나도 할 수 있구나. 이런 힘이라면 나도 내안의 새로운 긍정적인 날개를 펼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4월에 완성되었다. 빨리 여러분에게 전해드리는 것이 여러 가지 쌓여있는 압박감을 풀어내는데 자유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그 주제로 음악적인 이야기를 하기 힘든 시절을 지내왔다. 지금은 희망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누가 먼저 화두를 던지기 전에 서로 뜻이 통해서 지금 작품에 이르렀다. 그전에 보컬적인 부분이 슬픔이나 그리움 또 애잔함이었다면 이제는 절박함과 해소로 표현된다. ‘알바트로스’라는 새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야 더 멀리 날아간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국민에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게 편안하게 들어주셨으면 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지난해 문화계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연예계가 떠들썩했다. 개인적인 정치 성향을 말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일이였을 것. 하지만 이은미는 오히려 그들과 맞서 싸웠고 한 어른으로서 묵묵히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살아오고 있다.

그녀는 “얼마 전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세상이 순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중음악을 하는 음악가로 많은 분들이 내 노래를 사랑해주셨다. 28년 동안 노래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기왕이면 대중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공공의 선으로 나누고 싶다. 좋은 에너지나 힘이 있다면 좋은 쪽으로 쓰여 지도록 하는 것이 받은 사랑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했다.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라도 함께 살아갈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꺼이 해야 하는 일이다.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있다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냈다.

마지막으로 “지금 살아오는 대한민국이 많은 압박을 주고 있다. 나 스스로 사랑에 대한 애달픔과 아픔 기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사랑 노래 따위를’이라고 말씀하기도 하나 나는 ‘사랑 노래 따위를’ 실컷 부를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덧붙였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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