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상 STORY] 패피 김민희의 ‘데일리 시크룩’, 시크해진 홍상수 영화 ‘득 혹은 실’
입력 2017. 12.15. 17:35:22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 후' 김민희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홍상수가 빙모상에 나타나지 않아 김민희와 불륜에 다시 한 번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대중은 대체로 홍상수의 외도와 김민희의 불륜을 질타하고 있지만 김민희가 홍상수와 함께 한 작품이 해외영화제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결국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남녀가 아닌 감독과 배우로서 평가가 새롭게 이뤄지기도 했다.

윤리 문제를 떠나 홍상수 감독은 2015년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김민희와 감독과 배우로서 첫 인연을 맺은 후 2016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2017년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까지 4개의 작품을 하면서 자신만의 극히 일상적인 스토리 전개 방식은 변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톤이 스타일리시해졌다.

김민희는 배우 이전에 패피로 먼저 인정받은 연기자로, 데일리 시크룩에서 탁월한 감성을 보여줬다. 명품 마저도 일상적인 듯 소화해내는 능력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지 않는 자질과 노력이 수반돼야 하는 것으로 김민희에게 패션은 인지도를 높인 시작점이었다.

패피로서 그녀의 경쟁력은 엉성한 감정표현을 더욱 도드라져보이게 하는 역효과를 냈다. 그러나 2006년노희경 극본의 KBS2 ‘굿바이 솔로’에서 여전히 어색하기는 했지만 달라진 감정 몰입을 보여준 김민희는 극 중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막무가내 식 성격의 최미리를 패피 특유의 감성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 인연을 맺은 이은주, 정유미 정은채 등 그의 영화를 거쳐 간 수많은 여배우와는 다른 톤을 가진 배우로, 극히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많은 옷을 입고 등장하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스타일리시 느낌이 배어있어 독특한 색체를 만들어냈다.

4편의 영화에서 김민희의 스타일을 크게 바뀌지 않는다. 굳이 구분 짓자면 첫 작품인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가장 평범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안단에 털이 덧대어진 카키색 야상 패딩 점퍼에 카멜 머플러를 대충 칭칭 감고 헝클어지 머리를 그대로 둔 스타일은 윤정희가 화가로서 어떤 현실을 살아내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선택한 전작과는 다른 세련된 디자인의 오버사이즈 발마칸과 와이드 팬츠는 일상성을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배우 영희를 적절히 표현했다. ‘그 후’에서 평범한 회사원 아름 역할을 맡은 김민희는 슬림한 더블 버튼 롱코트, 은은한 톤온톤의 블록 스트라이프의 매니시 오버사이즈 코트 등으로 김민희의 데일리룩과 가장 근접할 법한 룩을 연출했다.

이처럼 코트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이너웨어는 크게 변화가 없다. 블랙 혹은 그레이 풀오버 스웨터는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미세한 실루엣으로 각기 다른 상황의 느낌을 살리고 셔츠와 레이어드로 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엣지있는 스타일을 완성한다.

홍상수와 김민희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작품을 하게 될지 시간의 흐름 뒤에 두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 작품이 두 사람이 함께 한 시간들과 그 가운데서 일어난 일들은 대중에게 영원히 각인할 것이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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