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UET(TE)’ 서병문·엄지나, 세계가 주목한 해체주의 아이콘 [PITTI UOMO93 인터뷰]
입력 2017. 12.27. 17:57:03
[시크뉴스 홍혜민 기자] “‘BMUET(TE)’는 익숙한 규칙에 안주하던 옷에 대한 새로운 시도에서 탄생했다. 예컨대 소매는 왜 그 자리에 달려야 하며, 패턴은 왜 똑같아야 하나 이런 궁금증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도한 새로운 규칙들을 가지고 구조와 미를 만들어가는 데 브랜드 철학을 두고, 보다 경쾌하고 거부감 없이 대중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2012년 서병문&엄지나 듀오 디자이너가 론칭한 브랜드 ‘BMUET(TE)(이하 ‘비뮈에트’)’는 레디투웨어 디자이너 레이블로, 독특한 의상 구조의 다양한 실험과 원단의 믹스매치로 기존의 규칙과 제한을 넘어서 실험적인 실루엣을 표현하고 있다. 남성복 디자이너 레이블로 시작했던 비뮈에트는 여성복 라인까지 론칭하며 브랜드를 확장시키고 있다.

2012년 ‘WGSN GLOBAL FASHION AWARDS 2012’에서 올해의 신진 디자이너로 선정되며 패션 인플루언서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비뮈에트는 2015년 보그(VOGUE) 이태리에서 주관하는 ‘WHO IS ON NEXT DUBAI 2015’에 선정되며 해외 인지도를 높였다.

비뮈에트는 여기에 이어 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진행되는 ‘컨셉코리아 at PITTI UOMO’ 참가 브랜드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거머쥐었다. 피티 우오모(PITTI UOMO)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매년 1월과 6월 S/S 시즌과 F/W 시즌으로 나뉘어 개최되는 세계 최대 남성복 박람회로 전통 있는 클래식부터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트렌디 브랜드까지 세계적으로 ‘핫’ 한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하며 명성을 높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티 우오모에서는 부스를 통한 전시가 이루어지지만, 컨셉코리아는 피티 우오모 93과의 연계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두 브랜드에게 런웨이 쇼의 기회를 부여했다.

“비뮈에뜨는 2013년 FW 시즌부터 피티 우오모에서 매 시즌 전시를 해 왔던 만큼 피티 우오모와 관련이 깊은 브랜드다. 하지만 피티 우오모의 런웨이 쇼는 전 세계 디자이너 브랜드들에게도 흔치 않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 기회라서 저희 역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비뮈에트와 피티 우오모가 발전 과정을 같이 할 수 있어서 더욱 뜻 깊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뮈에뜨는 피티 우오모93 런웨이 쇼를 통해 2018년 F/W 시즌 컬렉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시즌 비뮈에트의 콘셉트는 ‘해체주의’다.

“저희 브랜드는 해체주의 개념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이번 시즌에는 한 편의 해체주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 로트레아몽(Lautreamont)의 시 중 ‘수술 해부대 위의 재봉틀과 우산의 아름다운 만남’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거기서 영감을 받아 익숙치않은 엉뚱한 만남에서 발생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해석을 담았다. 기존에는 실험적이긴 했지만 디테일 적인 요소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구조적인 부분에 있어서 다른 개념들로 접근하려고 했다. 예를 들면 티셔츠에 소매가 4개 달렸다거나, 넥(neck)이 두 개라거나. 이런 식으로 해체주의적인 부분들을 반영해서 아예 기존과 다른 실루엣을 만들고자 했다. 메인이 될 컬렉션 피스는 시즌에 발맞춘 코트나 다운 재킷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쌓고 있는 비뮈에트는 현재 전 세계 약 30개 도시의 매장에 피스들을 납품하며 디자인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미국 LA에 위치한 비뮈에트의 메인 매장은 할리우드 스타들도 즐겨 찾는 ‘핫 플레이스’. 서병문 디자이너는 저스틴 비버가 비뮈에트의 봄버 재킷(Bomber jacket)을 직접 구입한 뒤 착용해 파파라치 컷에 포착되었던 일화를 들려줬다. 이 외에도 윌 아이엠 역시 비뮈에트의 의상을 착용했으며, 영화 ‘헝거게임’에서는 평소 비뮈에트의 팬이던 의상 감독의 요청에 따라 자체 제작한 비뮈에트 표 의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는 2018년 서병문, 엄지나 디자이너는 해외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 시장 개척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컬렉션 라인보다 조금 더 라이트 콘셉트의 세컨드 라인 ‘사운즈 비뮈에트’를 통해서다.

“내년에는 따로 국내 라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시기였다고 생각하고, 내년부터는 브랜드를 확장시키고 더 많은 마켓에 소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비뮈에트는 국내외 마켓을 분리시켜 생각하진 않는다. 해외 컬렉션 피스들 역시 국내 마켓으로 유통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다만 국내 스타일에 맞는 디자인 라인, 가격대를 만들어서 세컨드 라인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침묵’을 뜻하는 브랜드명 비뮈에트와 달리 세컨 라인 브랜드명은 ‘사운즈 비뮈에트’다. 언어적인 신호보다는 개념에 포커스를 맞춘 메인 브랜드와는 달리 소리를 내서 소통한다는 의미를 담은 세컨드 브랜드인데, 첫 번째 컬렉션은 영국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에디션이 될 예정이다. 스토리를 담은 프로젝트로 소통하는 과정을 만들어 볼 계획이다”

한 걸음씩 최종 지향점을 향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비뮈에트는 점차 자신들의 꿈을 구체화 시키고 있는 중이다. 서병문, 엄지나 디자이너는 최종 브랜드 목표점을 묻는 질문에 ‘천생 디자이너’ 같은 대답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조금 더 많은 마켓에 진출해서 많은 분들에게 저희 옷을 선보이고, 더 많은 분들이 입고 즐길 수 있는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다. 어딜 가든 비뮈에트의 옷을 입는 분들을 더 많이 보게 되고, 저희 옷을 통해 즐거워 해주시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목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피티 우오모93 참가도 비뮈에트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혜민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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