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Closet’ 고태용,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0년 [PITTI UOMO93 인터뷰②]
입력 2017. 12.28. 15:42:09
[시크뉴스 홍혜민 기자] 2008년 디자이너 고태용이 론칭한 브랜드 ‘Beyond Closet (이하 ‘비욘드 클로젯’)’은 올해로 론칭 10주년을 맞았다. 빠르게 트렌드가 급변하는 패션 시장에서 10년간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만큼 디자이너 고태용에게 올해가 주는 의미는 더욱 크다.

“10주년이라는 건 저에게 큰 의미를 준다. 20대 중반에 처음 비욘드 클로젯을 론칭한 이후로 10년간 브랜드가 그리는 그래프가 수직상승 했다고 생각한다. 이루고 얻은 것 만큼이나 놓치고 잃은 것도 많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보완해서 다가오는 2018년 계획을 짜는 중이다. 특히 IMG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또 내년이 황금 개띠라 강아지 그래픽이 시그니처인 저희 브랜드로 협업 제안이 굉장히 많이 오고 있다.(웃음) 아직 공개하지 않은 협업 프로젝트도 많은 만큼 그 부분에도 기대 중이다”

론칭 10주년을 맞았지만, 비욘드 클로젯은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사랑받는 디자이너 브랜드 중 하나다. 이 같은 롱런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고태용 디자이너는 “끊임없이 달렸던 덕분”이라고 답했다.

“남성복으로 시작했지만 유니섹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 같다. 또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세컨드 레이블을 론칭해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맨투맨 등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문화를 만든 것 같기도 하다. 어떤 분들은 비욘드 클로젯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고 좋게 봐주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갖는 경건함이나 무게감을 가볍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제가 가고 싶은 방향성대로 걸어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후회는 없다”

비욘드 클로젯은 4년 전부터 동물자유연대에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해왔다. 브랜드가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도네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뜻을 함께 하겠다는 고태용 디자이너의 생각 덕분이다. 또 비욘드 클로젯은 셀럽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창출된 큰 수익들을 꾸준히 기부하며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역시 비욘드 클로젯의 ‘통 큰 선행’은 계속 됐다.

“원래 올해 10주년 하반기에 전시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었다. 10주년 파티 형식으로.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네이버와 뜻이 닿아 필리핀의 쓰레기 마을 아이들을 위한 비욘드 클로젯 도서관을 증축하게 됐다. 또 해당 지역의 학생들 약 40명을 위해 교복과 가방을 제가 직접 만들기로 했다. 현재 학교와 함께 도서관이 지어지고 있는 중이다. 내년 2월에는 직접 해당 마을을 방문해서 프로젝트를 할 계획인데, 그런 작업들이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욘드 클로젯은 10주년을 기념해 글로벌 에이전트 IMG와 글로벌 라이센싱 대표권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간 비욘드 클로젯은 실속형으로 국내에 집중을 많이 했었다. 온라인부터 시작해 활발한 브랜드 활동을 하고, 여러 셀럽들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를 키워왔는데, 그러면서도 한켠에 해외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 갈망을 풀기 위해서는 IMG 같은 에이전트가 필요했다. 10년을 해오다보니 한계점이 오고, 그 한계점을 넘어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지워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10년 동안 어떤 계약을 하면서 이렇게 큰 기대를 하는 건 처음이다(웃음)”

이어 고태용 디자이너는 이번 계약을 통해 패션에 국한되지 않은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쳐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도 함께 전했다.

“IMG가 비욘드 클로젯의 해외 진출은 책임져 주지 않을까.(웃음) 이번 계약에 기대를 많이 걸고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 내년에도 늘 해오던 대로 꾸준히 방향성을 잃지 않고 멋진 옷들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새로운 분야의 작업도 할 예정이다. 그간 다양한 회사들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했었는데 제가 유일하게 하지 않는 콜라보는 담배 회사와의 콜라보다. 저는 담배를 한 번도 펴 본적이 없어서, 담배 패키지나 전자담배 등에서 콜라보 제안이 오곤 하는데 그런 건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년에 해보고 싶은 콜라보로는 홈 퍼니처를 꼽겠다. 최근에 이사를 앞두고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져서(웃음)”

지금까지 걸어온 10년을 뒤로 하고 또 다른 10년을 시작할 비욘드 클로젯의 최종 목표를 물었지만, 늘 그래왔듯 고태용 디자이너의 답은 한결 같았다. 이것이야 말로 비욘드 클로젯이 꾸준히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나는 내일만 보고 사는 스타일이다.(웃음) 궁극적인 목표를 삼지 않고 ‘스텝 바이 스텝’으로 살고 싶다. 다만 다음 목표는 비욘드 클로젯이 패션 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통해 선보여지는 것이 목표다.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다음에 또 뭔가가 생기지 않을까”

[홍혜민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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