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다인 “‘견미리 딸’ ‘이유비 동생’ 수식어, 억지로 떼고 싶은 마음 없다” [인터뷰①]
- 입력 2018. 04.04. 19:05:31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억지로 수식어를 떼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지난 29일 서울 성동구 모처에서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위해 배우 이다인을 만났다.
이다인은 이름 석 자에 ‘견미리 딸’ ‘이유비 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아왔고 앞으로고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황금빛 내 인생’은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3無녀’ 에게 가짜 신분상승이라는 치트키가 생기면서 펼쳐지는 황금빛 인생 체험기를 다룬 가족드라마다. 이다인은 해성 그룹의 막내딸 최서현을 연기했다.
“엄마 딸, 언니 동생으로 불리는 부담감은 없는데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 부담감이 있다. 말조심 행동조심을 두 배는 더 해야 하는 게 맞다. 나 혼자 질타 받는 게 아니라 엄마 와 언니에게 영향이 가는 거라고 어렸을 때부터 늘 생각이 잡혀있었다. 연기하면서 데뷔할 때도 다른 신인친구들 보 다 두 배는 잘해야 시청자가 인정해줄 거라 생각했다. 매 번 작품 할 때마다 긴장되고 두려운 게 좀 심한 것 같다. 워낙 내 기사엔 항상 가족에 관한 댓글이 달리다보니까.”
‘견미리 딸’ ‘이유비 동생’ 이라는 수식어는 이다인 이 배우라는 직업을 갖는데 있어 유명세를 이용한다는 편견이나 오해를 받기 쉽고 공인인 가족에게 더 쉽게 피해를 줄 소지도 있기에 부담이 아닐 수 없지만 가족이라는 변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 받아들이고 의연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렸다.
“‘견미리 딸’ ‘이유비 동생’ 이란 꼬리표를 억지로 떼고 싶은 마음을 지금은 좀 없는 것 같다. 데뷔 초에는 잘하고 싶고 어느 정도 위치에 있고 싶고 그런 게 있다 보니 꼬리표를 떼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자격지심이다. 가족 인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기에 숙명이고 뗄 수 없는 꼬리표다. 억지로 꼬리표를 떼기보다 지금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축복이라 생각한다. 물론 배우의 2세도 배우인 경우가 많지만 모녀 셋이 다 배우인 경우는 없으니 그걸 장점으로 살리려 하고 좋게 생각한다.”
앞서 그녀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언니인 이유비와 성격이 반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분위기 역시 사뭇 달랐다.
“어렸을 때부터 난 소심하고 말도 없고 언니와 너무 달랐다. 언니는 앞에서 잘 나서고 끼도 많고 활달하고 부모님이 정신없다고 할 정도로 비글 같은 성격이다. 난 반대로 정말 조용하고 말도 없는데 지금도 언니는 아기 같고 애교도 많다. 좋게 말하면 가식·내숭이 없고 안 좋게 보는 분들은 너무 호불호가 강하고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난다고 하는데 언니가 아이 같은 순수한 면이 많다. 난 나름 걱정도 많고 생각도 많고 차분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이 참는 편이다. 다들 언니와 나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다들 날 언니 같다고 하더라.(웃음)”
‘황금빛 내 인생’의 촬영을 모두 마치고 괌으로 포상 휴가를 다녀온 그녀는 이후 어머니 견미리와 단 둘이 일주일간의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다. 둘만의 여행은 처음이라 혹시 싸우진 않을까 걱정도 있었다고.
“엄마와 사이가 굉장히 좋은 편인데 어릴 때부터 엄마가 좀 어렵기도 했다. 새벽에 들어오고 새벽에 나가는 바쁜 엄마였다. 어릴 때 내가 엄마를 좀 무서워하기도 했다. 난 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황금빛 내 인생’에서도 초반에 서현이가 엄마에게 예쁨 받으려 시키는 걸 다하고 하지 말라는 건 안 하는데 그런 모습이 내 어릴 때와 비슷하다. 20대가 되고나서는 친구처럼 점점 가까워져 최근에는 엄마와 많은 대화를 한다. 원래 표현도 잘 못하고 무뚝뚝한 딸이었는데 나이 들며 사랑표현도 잘하고 애틋함이 생겨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모녀가 함께일 때 그녀는 무거운 주제 보다는 웃을 수 있는, 밝은 주제를 위주로 대화를 나눈다. 어머니도 언니도 배우이기에 연기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조언을 구하지는 않는지 물었다.
“엄마는 내가 연기에 관해 물어보면 조언해 주신다. ‘황금빛 내 인생’을 하며 초반에 연기 선생님이 없고 물을 데가 없다보니 엄마를 많이 의지했다. 중요한 장편 주말드라마이기에 엄마에게 봐 달라고 하고 조언을 구했다. 엄마가 처음엔 내 연기에 대해 ‘너무 부잣집 딸 같지 않다’고 타박 하셨다. ‘격식 교양 품위가 하나도 없다’며 ‘그러니 평소에도 이렇게 생활해야지, 평소 다 늘어진 트레이닝 입고 다니는데 연기도 힘들지 않겠느냐?’고 하시더라. 중반부턴 나 혼자 했다. 엄마는 본방송을 보며 모니터를 해주셨는데 엄마는 그때 더 좋아하셨던 것 같다. 내 스스로 서현이를 찾고 ‘이다인 화’ 해 나가는 모습이 엄마가 보기엔 더 좋았나보다. 언니와 나는 서로의 연기 얘기를 안 하는 편인데 초반에 부모님이 연기 못한다고, 국어책 읽는다고 날 놀리셨을 때 속상해서 언니에게 ‘망한 것 같다’고 했었다. ‘50부작을 해야 하는데 못한단 인식이 처음부터 박히면 어떡하느냐?’고 했더니 언니가 ‘아니다. 괜찮다’며 위로해 줬다.”
이다인이 배우를 꿈꾼 건 고등학생이 되어서다. 공부 외에는 눈을 돌릴 수 없었던 그녀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로 인해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엄마가 보수적이고 고지식해 공부 외엔 절대 못하게 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만 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엄마 인생을 산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렸을 때부터 항상 엄마에게 피해가 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모든 걸 참았다. 그래서 말도 없고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폐쇄적 아이가 됐다. 엄마에게 내가 처음으로 ‘공부하기 싫다’ ‘학교도 안 나가겠다’라고 세게 나갔더니 중요한 시기이고 사춘기라 겁이 나셨던 것 같다. ‘그럼 뭘 하고 싶으냐?’고 처음으로 내게 귀 기울여준 느낌이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게 연기였다. 그때만 해도 배우가 하고 싶어 연기를 하겠다는 건 아니었다. 뭐라도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싶었다. 연기 선생님과 1대 1 과외를 하게 됐는데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나에 대해 모든 걸 드러냈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가수, 아나운서 호텔리어 등 많은 장래희망을 거쳤지만 절대 연예인은 되지 않겠다는 신념 아닌 신념을 지녔던 그녀는 지금의 자신을 보면 ‘운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하다고. 그리고 그녀는 차분히 연기 생활에 있어서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처음 회사에 들어와서 원하는 연기 인생을 대표님과 상의한 걸 생각했을 때 나름 그것에 맞게 잘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좀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올라가고 싶다. 갑자기 톱스타가 되고 싶지도 않다. 5년차 연기자로서 내 필모를 돌이켜 봤을 때 느리지만 차근차근 잘 올라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름대로 만족한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콘텐츠와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