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 97년을 복기하며 던지는 강렬한 메시지 [종합]
입력 2018. 11.19. 16:45:25
[더셀럽 최정은 기자] 영화 '국가부도의 날'(제작 영화사 집)이 오는 28일 관객을 찾는다.

'국가부도의 날'의 언론시사회가 최국희 감독, 배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주우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19일 오후 2시에 열렸다.

한국 영화 최초로 IMF를 소재로 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그리고 세계적인 스타인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이 출연한다. 한국 영화에 첫 출연하는 뱅상 카셀(Vincent Cassel)은 한국과의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입국하는 IMF 총재 역을 맡았다.

최국희 감독은 "소재가 새로웠고 나도 IMF를 겪어 그때를 기억한다. 도전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며 '국가부도의 날'을 연출한 계기를 밝혔다.

경제용어 등 어려운 부분에 관해서는 "영화가 경제용어를 다 설명하고 넘어가지 않아도 관객이 충분히 인물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며 "그게 더 중요한 지점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어려운 용어를 쓰는 것에 관해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97년에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 목소리가 지금보다 낮아서 여성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재미를 줄 것 같았다"고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으로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유일한 인물인 한시현 역을 맡았다. 그는 "경제 전문가 역할을 하며 생경한 단어로 된 대사를 능숙하게 해야했다"며 "준비 과정에서 충분히 시간을 갖고 연습했다. 촬영 현장에서 단어나 말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 시키고 오로지 한시현이란 인물을 연기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영화에서 하이라이트 장면 중 매우 중요한 시퀀스가 영어대사로 이뤄졌다. 불가피하고 우리 영화의 핵심이기도 하다"며 "당시 상황, 앞뒤 상황, 협상 장소에서의 한시현의 역할 같은 게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다. 그 곳에서 직위를 막론하고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하는 한 사람의 입장이 전해지는데 최선을 다했다. (영어) 연습 과정에서 실제 다른 외국 과정에서 다른 배우가 총재 대역을 해주면서까지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극 중 재정국 차관 역을 맡은 조우진과 첨예하게 대립한 그는 "우리 영화의 경우 함께, 또 따로 각자의 몫을 다해야 했다"며 "조우진 씨와 치고받는 연기를 해야했다. 조우진 씨와 현장에서 늘 감탄하며 호흡을 맞췄다. 좋은 에너지와 연기를 지닌, 상대 연기까지 끌어내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배우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인 씨 같은 경우 생동감 있는 연기가 작품에 관객을 진입하게 하는 큰 동력이었다. 배우들 사이의 균형에 크게 도움을 줬다"며 "허준호 선배님은 연기를 할 때 모니터를 하기도 했는데 힘을 빼놓은 상태임에도 모든 걸 허준호라는 배우의 얼굴에 담았다. 진정한 공감대, 감동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97년이) 어찌보면 고통스러웠던 현대사 가운데 현재 우리의 삶을 가장 많이 바꾼 사건이고 분기점이 됐던 것 같다"며 "영화의 메시지가 현재에도 유효하다. 이 영화를 통해 '좀 더 건강하고 유의미한 생각을 관객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우진은 혼란을 막기 위해 위기를 덮어두려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아 한시현(김혜수)과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는 "'어떻게 도와드릴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고민을 하는 한시현과 대척점에 있기에 어떻게 해야 유감없이 발휘될지를 생각했다"며 "포용력과 대처능력 덕분에 잘 마무리됐다. 닮고싶은 분"이라고 말했다.

인물을 연기하며 고민한 지점에 관해서는 "(재정국)차관(조우진) 만이 가진 선과 악에 관한 신념에 중심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시현 외에 다른 인물을 맞닥뜨렸을 때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인 부분이 있다. 상대의 호흡에 맞춰 따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족과 시대를 간접경험하는 건 영화만큼 좋은 게 없다"며 "팩트에 기반한 영화다. 내가 느끼는 이 영화의 묘미는, 없었던 일을 마냥 긍정하거나 있었던 일을 마냥 부정할 수는 없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근현대사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는 금융맨 윤정학을, 허준호는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가장 갑수 역을 맡았다.

허준호는 극 중 IMF의 타격을 받은 중소기업 사장을 연기하며 깊이 겪은 절망과 슬픔을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본의 아니게, 내가 그런 경험이 있었다"며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슬픔 아픔이 있었다"며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표현을 해봤다"고 털어놨다.

유아인은 연기를 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관해 "경제관련 뉴스를 더 찾아보거나 친구들 앞에서 연설 비슷한 것도 해봤다"며 "중심에서 조금 벗어난 인물이었다. 주변에 있는 송영창 선배님, 류덕환 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실 경제 이야기가 새롭고 재미없을 수도 있어서 젊은 친구들을 좀 끌어들였으면 하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우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공감대가 관객에게 전달되고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항상 있다"며 "한국 영화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다룬다. 충분히 쉽거나 하지 않을 수 있지만 충분히 복기할 많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관객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크든 작든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참여했고 그러길 바란다"고 전했다.

러닝타임 114분. 12세 관람가.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더셀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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