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데이즈’ 이나영이 말하는 연기 그리고 인생작 [인터뷰②]
입력 2018. 11.20. 16:56:03
[더셀럽 김지영 기자] 액션, 코미디, 멜로, 범죄 등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역량을 펼쳤던 배우 이나영이 독립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돌아왔다. 작품을 고를 때는 정해진 기준 없이, 연기를 할 때는 세세하게 설정하는 그는 아직 만나지 못한 작품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최근 더셀럽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에 출연한 이나영과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1999년 데뷔한 것에 비해 적은 필모그래피를 쌓은 이나영은 작품 선택의 기준이 정해져있지 않다고 밝혔다. 자신 또한 “정확한 기준을 모르겠다”고 웃으며 과거 경험을 토대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작품 고르는 기준이 잘 없어요. 예전에는 몇 장면들에 꽂혀서 출연하겠다고 한 것도 있어요. 이번 ‘뷰티풀 데이즈’에선 강아지 뒷덜미를 잡고 무심하게 밖으로 보내버리는 장면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이랑 중국에서의 삶을 연기해보고 싶어서 결정했어요.”

이나영은 오히려 스스로를 ‘단순하다’고 표현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자신이 직접 표현해보고 싶은 장면을 만났을 때, 혹은 다른 영화에서 보고 차용한 것들도 있었다. 과거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이나봉 역으로 출연했던 게 이와 같은 경우였다.

“이전에 맡았던 캐릭터와 반대되는 역을 맡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에요. 같은 걸해도 분위기는 다르니까요. 진짜 저는 단순하게 가는 것 같아요.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나봉도 당시 영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와 비슷해서 한 것도 있지만 ‘아임 낫 데어’에서 케이트 블란쳇이 밥 딜런으로 변장한 걸 보고 해보고 싶어서 한 거였거든요.”

하지만 그는 자신을 괴롭히면서 연기를 즐기고 있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고 적혀 있는 대본을 보며 악을 쓰면서 흘리는지, 이를 물 건지, 닦을 건지, 눈치를 보는 지 등 여러 가지의 설정을 생각하고 방향을 잡아간다.

“감정을 표현할 때도 쉽게 해왔던 것들을 하는 게 아니라 약간 저를 꼬면서 연기를 해요. 저한테의 경계라고 할까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네요.(웃음) 흐르는 눈물에도 다양한 표현 방법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스스로 찾아가면서 해요.”

결혼 후 스크린 복귀작으로 ‘뷰티풀 데이즈’를 선택했지만 아내 혹은 엄마 이나영의 삶과 엄마 역을 연관시켜 연기를 할 수는 없었다. ‘뷰티풀 데이즈’는 감정을 이입할 수 없을 정도의 시나리오였다.

“결혼 전과 달리 지금 연기를 할 때 달라진 것도 없어요. 저는 똑같더라고요. 진짜 엄마가 되고 나서 엄마 역을 맡아 느낀 게 다르지 않느냐고 하시지만 그런 것도 없었어요. ‘뷰티풀 데이즈’의 엄마는 굴곡진 여성의 삶이고 제 감정을 담을 수 없는 시나리오였으니까요. 물론 머리로 느끼기 전에 마음으로 느낀 게 있지는 않을까요? 하지만 정확이 ‘어떤 기분이 들어서 무엇을 했다’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특별한 취미 없이 영화 보는 것을 가장 즐기는 이나영은 쉴 때도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했다. 단순히 영화를 즐기는 것이 아닌 연기 공부와 자극을 받는다고. 이와 함께 “좋은 영화를 보면 몸이 근질거리더라”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하지만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을 다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른 영화 보기에도 바쁘니 제 작품 모니터는 잘 안 해요.(웃음) ‘어떻게 표현했더라?’하고 보는 건 있지만 일부러 찾아서 보지는 않아요. 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관심 있는 취미가 잘 없고 새로 시작해도 결국 제자리거든요. 항상 남는 건 영화 보는 거예요. 공부도 많이 되고 얻어가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좋은 영화 보면 ‘나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이나영은 자신이 최근에 재밌게 봤던 영화와 기대했지만 아쉬웠던 작품을 밝히며 취재진과 공감했다. 더불어 ‘해외 작품 중 리메이크가 된다면 보고 싶은 작품이 있냐’는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남자 주연인 작품이지만 주인공을 여자로 바꿔도 괜찮을 작품을 언급하자 “저도 볼게요”라고 답했다.



이나영은 오는 2019년 방송 예정인 케이블TV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출연을 확정짓고 촬영 중이다. 그는 고스펙 경력 단절녀 강단이로 분한다. 드라마의 분위기가 밝지만 먹먹함과 애틋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이나영은 ‘이런 여성을 표현해 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고, 이후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며 경력단절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사회문제는 많이 공부하려고 해요. 우린 다 같이 살아가고 있잖아요. 얼마 전에 경력 단절 여성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젊은 나이에도 다시 취업이 안 된다는 게 녹록치 않고요. 그래서 조금 더 많이 느끼면서 드라마를 찍고 있어요.”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아일랜드’ 영화 ‘후 아 유’ ‘아는 여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의 대표작을 갖고 있음에도 그는 아직 연기에 목말라했다.

“저는 아직 인생작을 만나지 못한 것 같아요. 앞날을 기대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인생작은 이거야’ 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에도 대중과 계속 만날 수 있도록 해야죠. 시나리오를 잡아올게요! (웃음)”

한편 오는 21일 개봉하는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 젠첸엄마(이나영)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젠첸(장동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이든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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