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읽기] 설리 인스타 사진 논란, 사생활 침해 가해자는 누구?
- 입력 2019. 01.03. 11:00:51
- [더셀럽 한숙인 기자] 스타들은 대중의 도를 넘어서는 관심에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불편한 심경을 토로한다. 그렇다면 스타들의 도를 넘어선 일상 공개에 따르는 사생활 침해의 가해자는 대중과 스타 양측 중 누구일지 하는 논쟁에 부딪히게 된다.
설리
스타의 사생활은 늘 대중의 관심사다. 스타들은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정 궤도에 올라서면 철저하게 신비주의 전략을 취한다. 그럼에도 적당한 선에서의 사생활 노출은 오히려 신비주의 전략을 강화하는 에너지원이 된다.
설리는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한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이 없는 가운데서도 대중들의 관심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스타’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 범위 안에 있는 이유가 작품이 아닌 ‘사생활 논란’이라는 점은 최근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통해 스타가 된 이들이 자신들이 속한 그룹 혹은 소속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아이인 채 어른의 삶을 살아야 하는 실상을 보여주는 듯해 안타깝기까지 하다.
설리는 인스타그램에 이유를 짐작하기 쉽지 않은, 혹은 보는 이들의 이상한 생각을 부추기는 행동들을 담은 사진 혹은 영상을 올린다. 2일 늦은 밤 올린 파티 중인 듯한 사진들 속에도 마냥 즐거운 표정의 설리 모습과 함께 함께 파티 중인 남자가 설리와 양손을 손을 맞잡은 채 누워있거나 임신부 포즈를 취한 설리의 배에 귀를 대고 있는 등 상황들이 연출돼있다.
논란이 일 때마다 설리는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심 없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한다. 이번 논란에도 설리는 “내가 왜?”라는 그녀다운 답변으로 그저 사생활뿐이라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그러나 불필요한 혹은 과도한 사생활 노출은 대중이 스타들에게 보이는 도른 넘은 관심만큼이나 ‘불필요’하고 ‘과도’한 행동이다.
개인은 자신의 취향과 취미를 즐길 자유가 있지만 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것은 ‘전시’ 행위다. 자신의 개인의 영역을 벗어나 ‘전시’ 단계로 넘어가면 이는 인식하고 있든 아니든 간에 누군가에 보이는 목적이 전제된다. 이는 결국 평가를 동반하게 되고 평가는 태생적으로 비평을 동반하게 된다.
설리의 행동은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정상일 수 있다. 그러나 전시로 전이되는 순간 그녀의 행동은 개인이 아닌 대중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평가 기준 역시 개인이 아닌 대중의 보편타당한 논리를 따르게 된다.
따라서 ‘내가 좋으면 그만이지’라는 논리가 통용되지 않거나 혹은 통용될 수 있는 범위는 축소된다. 이는 ‘스타냐, 아니냐’로 논란의 수위가 판가름되는 문제가 아닌 ‘전시’ 행위에 수반되는 책임감이다.
설리의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들은 공적인 영역에서 사적 영역의 권리를 주장하는 이분법적 논리다. 이는 스타들이 주장해온 사생활 침해가 역으로 대중의 사생활 침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기도 하다.
스타들은 늘 누군가의 시선을 받기 마련이다. 그런 시선들에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시선들이 익숙해지면서 공과 사의 경계가 흐트러지게 된다.
설리의 행위들은 이런 공과 사의 경계가 무너져버린 스타들의 안타까운 전형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늘 누군가의 시선을 받고 살아온 그녀에게 그런 시선들은 일상이 됐고 그 속에서 자신이 하는 행위들 역시 일상이 돼 공적 공간을 마치 사적 공간처럼 인식하게 되면서 초래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설리는 영화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리얼’에서 작품의 평가와 무관하게 배우로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아왔다.
가수가 아닌 배우 전향을 선언한 그녀가 본업인 배우에 좀 더 충실하고 스타로서 그에 걸맞은 자기관리를 수반한다면, 그리고 자신의 개인적 취향과 취미를 지극히 개인적 영역에 한정한다면 스타들이 주장하는 대중의 ‘불필요한 관심’ 역시 거둬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을 유지한다면 설리와 대중은 모두 사생활 피해의 가해자로 결론 없는 논쟁을 계속해야만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설리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