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거짓말' 오승아 "첫 악역 도전, 미움받아도 좋아"[인터뷰]
입력 2019. 01.18. 12:33:14
[더셀럽 박수정 기자]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 배우 오승아가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MBC 일일드라마 '비밀과 거짓말'(극본 이도현, 연출 김정호)를 통해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 오승아는 일일드라마 역대 악녀 캐릭터의 한 획을 그으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오승아는 타이틀롤로서 웹드라마 '88번지', KBS1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에 이어 '비밀과 거짓말'까지 성공적으로 완주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비밀과 거짓말' 종영 당일 인터뷰에 임한 오승아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감사를 전하며 "'비밀과 거짓말' 덕분에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된 것 같다. 벌써 작품이 끝난다니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비밀과 거짓말'은 빼앗기고 짓밟혀도 희망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가는 여자와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거짓과 편법의 성을 쌓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극 중 오승아가 분한 신화경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신화경을 표현하기 위해 오승아는 "작품에 들어가기 전 악녀가 등장하는 일일드라마 등 여러 작품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참고한 캐릭터로는 MBC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이유리), KBS2 '인형의 집'의 은경혜(왕빛나), KBS2 '루비반지' 정루비(이소연) 등을 꼽았다.

"촬영을 마치고 보니 만족감 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아요. 처음으로 맡은 악역이라 초반 압박감도 있었고 부담감도 느꼈다. 아직 연기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험도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화경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아픔을 좀 더 잘 표현하고 싶다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그러면서 오승아는 "원래 화를 잘 안 내는 성격이다. 매일 화를 내야 하는 게 가장 어렵더라. 자꾸 화를 내고 안 좋은 생각을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정서에는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연기 변신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그 캐릭터를 통해 한 사람의 삶을 배워가는 기회를 얻었다. 이런 아픔, 처절함도 있구나. 신화경을 연기하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느꼈다.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자아도 성장한 기분이 든다"라며 뿌듯해했다.

악랄하지만 '사이다 같은 여자' 신화경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오승아는 "(신)화경이는 똑 부러지는 인물이다. 할말은 하고 원하는 게 있으면 쟁취하려고 한다. 물론 그 방법이 다 옳았던 아니지만. 뚜렷한 목표와 야망이 있다는 건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악역 변신 이후 주변에서의 반응도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오승아는 "음식점에 가면 많이 알아보시더라. 역시 일일드라마라 아주머님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 저를 알아보시곤 서비스를 주기도 했다. 사인이나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다행히 (악역이라도) 대놓고 욕은 안하시더라. '미워했었다'라고 귀엽게 말씀하시는 분은 있었다(웃음). 댓글도 자주 봤었는데 가끔 욕 댓글도 있더라. '쟤 원래 성격이 저럴거야'라는 댓글을 보고 상처받기도 했다. 그래도 여러 반응이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시고 있다는 증거 아니냐. 욕 댓글이 있어도 기분은 좋았다"라고 말했다.



122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작품을 극의 중심에서 끌고 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주인공 신화경은 모든 인물들과 갈등을 겪는 캐릭터라 분량도 가장 많았다. 오승아는 "드라마를 찍는 동안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 분량도 많았고, 숙지해야 할 대본도 어마어마했다"고 털어놨다.

"쉬는 날에도 대본을 놓지 못했던 것 같아요. 회를 거듭할수록 소화해가는 저를 보면서 '그 어떤 분량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을 얻게 됐어요. 그리고 체력도 좋다는 걸 새삼 깨달았죠. 8개월 정도 촬영을 했었는데 단 한번도 아프지 않았어요. 몸살도 한번 안걸렸죠. 아이돌 출신이라 체력 하나는 자신있어요"

공들인 노력은 평생 단 한 번 받을 수 있다는 신인상으로 결실을 맺었다. 신인상은 걸그룹에서 배우로 전향한 오승아에게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해 준 특별한 선물이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오승아는 "신인상을 받은 후 연락을 진짜 많이 받았다. 모르는 번호로도 연락이 많이 왔다. 깜짝 놀랐다"며 기쁨을 표하며 수상 당시를 떠올렸다.

"신인상을 탈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정말 영광이었죠. 신화경은 혼자 만든 캐릭터가 아니에요. 현장에서 많이 도와주신 감독님, 스태프들, 선배님들이 함께 만들어 준 상이라 생각해요"

오승아 뿐만 아니라 당시 레인보우 출신 김재경도 2018 MBC 연기대상에서 MBC 월화드라마 '배드파파'로 조연상을 받았다. 그야말로 레인보우 '언니 라인'의 겹경사였다.

"레인보우 활동 때도 1위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요. 상복이 없는 그룹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김)재경이와 함께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뿌듯하고 너무 좋았어요. 기뻐서 상을 받고 둘이 기념사진도 엄청나게 찍었죠. 다른 레인보우 멤버들도 단체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축하해주고(웃음). 저랑 재경이가 1월에 한턱내기로 약속했어요"



'비밀과 거짓말'이 오승아에게 남긴 또 다른 선물은 소중한 인연들이다. 오승아는 가족같은 레인보우 멤버들만큼 친해진 동갑내기 친구를 얻었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선배들도 만났다며 기뻐했다.

"촬영 기간이 길다 보니 엄청 친해졌어요. 특히 한우정 역의 (서)해원이랑 많이 친해졌죠. 레인보우 멤버 다음으로 가장 친한 친구가 됐어요. 작품을 하면서 친구를 사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해원이랑은 마음이 너무 잘 맞아요. 촬영하면서 강릉, 제주도 여행을 같이 다녀오기도 했어요. 여행코드도 잘 맞더라고요. 올해 2월에도 함께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어요"

극 중 신화경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준 윤재빈 역의 이중문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오승아는 "윤재빈이라는 캐릭터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작가님에게 감사하는 부분이다. 윤재빈이 없었다면 신화경은 진짜 외로웠을 것 같다. 또 연기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상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이다.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모녀로 호흡을 맞췄던 이일화에 대해서는 "나중에는 선배님 눈만 바라봐도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선배님이랑 감정을 함께 나누는 장면들이 너무 좋았다. 애정이 가장 많이 간다. 실제로도 너무 많이 아껴주셨다. 연기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배울 수 있었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이일화, 전노민 등 이번 작품에서 만난 선배들을 보며 오승아는 '가슴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많은 걸 느꼈던 것 같아요. 눈만 봐도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알았죠. 아우라도 다르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눈빛만 봐도 연기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저도 그런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직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했다. 2019년 다작이 목표라는 오승아는 "빠른 시일 내에 작품에 들어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역할,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주어진 역할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신인상을 받은 만큼 사명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하고 싶고, 연기적으로 더 성장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습니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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