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읽기] 국민 드라마의 빅브라더 법칙 ‘SKY 캐슬’ 김서형 VS ‘황후의 품격’ 신은경
입력 2019. 01.23. 15:41:10

JTBC ‘SKY 캐슬’ 김서형, SBS ‘황후의 품격’ 신은경

[더셀럽 한숙인 기자] 최근 드라마들은 지상파 종편 케이블 가릴 거 없이 5%만 넘겨도 성공했다고 인정받을 정도로 시청률에 대한 절대 기대치가 무너졌다. 이에 시청률 수치보다는 화제성 순위가 드라마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비슷비슷한 수치의 시청률이 다수를 이루는 드라마들 가운데 JTBC ‘SKY 캐슬’, SBS ‘황후의 품격’이 20%대라는 압도적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에서도 몇 주째 나란히 1, 2위 자리를 고수하는 경이적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SKY 캐슬’은 지난 19일 18회에서 22.3%로 아슬아슬하게 20%에 미치지 못했던 19.9%를 지나 가볍게 20%대에 진입했다. 황후의 품격은 이에 못 미치기는 하나 자체 최고 시청률이 17.9%로 20%대 진입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두 드라마의 이 같은 흥행 실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례적이다.

‘SKY 캐슬’은 입시를 소재로 한 블랙 코미디라는 사전 홍보로 인해 마니아 드라마로 예상됐다. 그러나 입시를 소재를 차용했을 뿐 상류사회의 허상을 꼬집는 시사성과 이를 풀어내는 스릴러의 시너지로 인해 빠르게 국민 드라마로 안착했다.

‘황후의 품격’은 김순옥 작가의 뻔한 막장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막장’에 살인사건을 더하고 전형적인 일일드라마 소재였던 ‘막장’을 미니 시리즈로 압축해 의외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두 드라마 모두 타인의 정신과 행동을 조정하고 지배하는 빅브라더가 등장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에게 가공된 사실을 주입해 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욕망을 타인에게 주입한다.

‘SKY 캐슬’ 김주영(김서형)은 입시 컨설턴트라기보다 행동분석학 이론을 완벽하게 체득한 임상 심리학자 면모를 보여준다. 자신이 맡은 학생들을 완벽하게 자신의 통제 안에 두는 것은 물론 부모들이 정신과 행동까지 지배한다.

최소한 두 개의 선택지는 주는 듯 보이지만 결과는 정해져 있다. 누구든 김주영의 예측 범위를 넘어서지 않고 만약 다른 경우의 수가 발생할 듯한 여지가 보이면 어떤 방법을 써서든 자신이 원하는 결과치가 나오도록 조정한다.

‘SKY 캐슬’처럼 치밀한 구도는 아니지만 ‘황후의 품격’은 황실 내 살인사건을 다루면서 태후 강씨(신은경)를 빅브라더로 내세웠다. 태후 강씨는 대한제국의 절대 권력자로서 철옹성을 짓고 유지하기 위해 아들을 살인자로 만드는 극단적 성향을 보여준다.

소현황후에 이어 태황태후 조씨의 사망이 타살로 밝혀졌지만 태후 강씨가 살인에 직접 가담했다는 증거가 하나도 없다. 이보다는 소현황후가 경호원과 외도를 했다며 이간질하고 태황태후 조씨가 손자의 인생을 망치려 한다고 하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들인 황제 이혁이 극단적 행동을 하도록 조장한다.

김주영과 태후 강씨는 김서형과 신은경으로 인해 더욱 완벽한 캐릭터로 거듭났다. 드라마를 보는 재미 중 하나로 이들의 표정이 꼽힐 정도다.

시청자들이 방심하는 순간 스쳐지나가듯 비웃는 듯 묘한 표정을 짓는 김서형과 자신의 욕망을 감추지 않고 감정 변화를 그대로 드러내는 신은경은 이 두 드라마의 긴장을 일순간 해제한다. 이뿐 아니라 고작 이런 사람들에게 좌지우지 되는 현대 사회에 나약한 인간들의 실체를 들춰내 통쾌함을 선사하는 의외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이들 두 드라마로 인해 성공한 드라마에는 빅브라더가 있다는 공식이 성립됐다.

시청률은 미약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스릴러의 긴장감을 유지한 MBC ‘붉은 달 푸른 해’에도 빅브라더 붉은 울음이 등장한다. 차우경과 가장 가까웠던 그러나 중반까지도 비중이 낮았던 정신과 의사 윤태주(주석태)는 의외이면서도 빅브라더로서 그의 치밀함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로써 드라마 성공요인으로 ‘빅브라더 법칙’이 완결됐다. 사회주의의 폐단을 고발하는 상징적 역할을 했던 빅브라더가 자본주의 사회의 허상을 고발하는 수단으로 등장한 현실이 무겁게 와닿는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JTBC ‘SKY 캐슬’, SBS ‘황후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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