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아닌 종교 이야기"…'사바하', '검은 사제들'과 다른 新 미스터리[종합]
입력 2019. 02.13. 17:21:31
[더셀럽 안예랑 기자] 공포는 덜고 이야기를 더했다. '검은 사제들'을 통해 한국형 엑소시즘을 그려냈던 장재현 감독이 불교적 세계관을 담은 영화 '사바하'로 돌아왔다.

1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에서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장재현 감독,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진선규, 이다윗이 참석했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는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장재현 감독은 앞서 ‘사바하’에 대해 서사가 캐릭터를 이끌고 가는 영화라고 말했다. 전작 ‘검은 사제들’이 캐릭터가 중심에 서서 극을 이끌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장재현 감독은 “이 이야기를 구상할 때는 세 명의 인물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신을 찾는 박목사, 악을 찾는 정나한(박정민), ‘그것’과 ‘그것’의 쌍둥이 금화(이재인)가 그 인물이었다. 감독은 “세 명의 이야기가 다르게 진행되다가 나중에 합쳐지는 그런 이야기였다.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서사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려고 최대한 노력했다”며 “배우분들이 너무 균형을 잘 잡아주셔서 누구도 튀지 않게 서사에 잘 녹아 들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사바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맞게 관객들의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 장치를 다채롭게 사용했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사운드와 지루할 틈이 없이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을 동물이 그랬다. 그는 “장르적인 요소를 많이 삽입했다. 플랫하게 가는 신들에서도 최대한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 사운드, 곤충, 동물 등 장르적 요소를 최대한 가지고 갔다”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초반부의 분위기를 포기하고 최대한 콤팩트하게 갔다”고 말했다.

‘검은 사제들’에 이어 ‘사바하’ 또한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 정재현 감독은 “종교라는 게 너무 인간적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고 휴머니즘과 장르적인 요소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은 사제들’은 인간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사바하’는 조금 다르다. 저는 유신론자인데 절대자가 선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가끔 세상을 보면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조금 슬프더라. 의심이 들기 보다는 원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라며 “성경 구절 마태복음 2장 16절을 보면서 항상 생각했던 것을 ‘왜 그랬을까’라고 의심하는 반항적인 유신론자를 통해 감정을 최대한 녹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의 또 다른 점은 종교 그 자체다. ‘검은 사제들’이 카톨릭교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사바하’의 이야기는 불교적 세계관에서 기인했다.

감독은 ‘악 없는 불교’에 흥미를 느껴서 영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쁨이 있어야 영화를 만드는데 하다가 보니 불교는 항상 변하더라. 악에서 선으로, 선에서 악으로. 한 개가 두 개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며 “이 영화도 모호한 지점을 통해 불교의 베이스를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반항적인 유신론자인 박목사는 이정재가 연기한다. 신흥 종교 사슴동산의 뒤를 쫓기 시작하며 거대한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이정재는 박목사를 연기하기 위해 긴장감에 주안점을 뒀다.

그는 “박목사와 주변 인물들이 함께 하는 모든 신에서 긴장감을 어느 정도 수위와 강도로 가져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관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정재가 연기하는 박목사는 흔히 알고 있는 목회자와는 다른 결을 지닌 인물이다. 신을 향한 무조건 적인 믿음을 보이지 않고 끊임없이 신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때때로 목회자가 아닌 장사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박목사를 연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느낌의 목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굉장히 상처도 많은 인물이더라. 그러다봉니 ‘신이 왜 이 상처를 인간에게 주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됐다고 생각했다”며 “신에게 반항을 할 때도 있고, 순응을 할 때도 있는 위태로운 목사였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정재와 함께 극의 중심에는 아역 배우 이재인이 있었다. 이재인은 극에서 금화와 사건의 시작이자 끝인 ‘그것’을 연기한다. 정재현 감독은 “저희 첫 대사가 나레이션인데 유일하게 강원도 사투리를 섞어서 한 배우가 이재인 배우였다”며 “1인 2역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연습할 때 너무 잘 해줬고 나이와 경험에 비해 신을 잘 이해하고 있더라. 또 종교적인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너무 좋았다”고 극찬했다.

이정재 또한 “영화를 보니까 어떻게 연기를 이렇게 잘 하지 싶었다”며 “무언가를 할 때만 연기가 보이고 감정이 보일 나인데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표현해야 하는 모든 것을 표현해내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재현 감독은 “전작이 엑소시즘에 관련한 영화여서 ‘사바하’가 오컬트 적인 영화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는 않다. 다소 어두운 종교적 세계관에 장르적인 요소가 더해진 미스터리 스릴러다”고 중심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정재는 “영화가 어떤 영화인 것 같냐는 질문에 짧게 말씀드릴 수 없는 영화다. 영화의 메시지나 느낌이 보신 분들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결이 다른 영화를 찍게 돼 고민도 많았고 감회도 새로웠다”고 말하며 영화가 지니고 있는 다양한 메시지를 시사했다.

장재현 감독은 시사회를 마무리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만들었다”며 “피를 토하면서 적고, 뼈를 깎으면서 적었다”며 ‘사바하’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밝혔다.

악이 없고 선이 없는, 모호한 경계에서 그 실체를 찾아다니는 미스터리스릴러 ‘사바하’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안예랑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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