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만 필요한 이야기” 설경구X전도연 ‘생일’, 세월호 유가족의 남겨진 삶 [종합]
입력 2019. 03.18. 20:16:32
[더셀럽 김지영 기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후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영화 ‘생일’이 아직 참사의 슬픔을 떨치지 못한 이들 혹은 가슴 속에 깊게 간직하고 있는 이들에게 공감 혹은 위로를 전한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에서는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설경구, 전도연,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생일’은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종언 감독은 “많은 걱정을 하면서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2015년에 치유공간 이웃에서 봉사를 하게 됐다. 그곳에서 봉사를 하고 많은 유가족을 만났다. 그때 당시에도 세월호 참사가 오래되지 않았을 때였는데도 피로도 얘기가 나오는 게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오해를 풀고 싶었고 영화로 제작하고 싶었다.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큰 영화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종언 감독은 “끝나는 순간까지도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나름의 최선을 다했어도 또 다른 상처가 만들어지진 않을까였다. 그래서 조심스러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범국민적으로 트라우마로 남은 세월호 참사에 아직 직면하고 싶지 않은 반응도 있을 터다. 이에 이종언 감독은 “당연히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 그런 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먼저 다가오실 수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단지 힘들기만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시지 않을까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설경구는 세월호 참사 후 수년이 흐른 뒤 가족에게 돌아온 아빠 정일 역을 맡았다. 그는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그는 “‘생일’을 받았을 때 ‘생일’을 촬영할 수 없는 스케줄이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읽고 스케줄을 조정해서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며 “참사가 있은 후 시인은 시를 쓰고 작가는 책을 썼다. 노래하는 사람들은 추모하는 노래를 불렀는데 연기하는 사람들은 왜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정도 고민한 뒤 스케줄을 조정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수호(윤찬영)을 잃고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엄마 순남(전도연) 역을 맡은 전도연은 한 차례 거절을 한 뒤 영화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설경구와 같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전도연은 “슬픔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고사도 했는데 이 이야기가 진정성 있는 이야기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는 수호의 생일 모임을 준비하는 과정들이 주로 그려진다. 순남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절하지만 정일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점차 마음을 연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인 생일 모임은 30분간의 롱테이크(중간 컷 없이 연속해서 촬영하는 기법)로 탄생했다.

이종언 감독은 “롱테이크로 쭉 갈 수 있을지 해보기 전에는 사실 자신이 없었다”며 “촬영 전 날 미리 50명이 모여서 대사를 주고받아 보다가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틀간 같은 것을 두 번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설경구는 “20년 넘게 연기를 했는데 30분 롱테이크는 처음 해봤다. 생일 모임을 한다는 게 될까라는 걱정을 했었는데 이틀 동안 찍었었다. 힘들었지만 50명되는 인원이 하나로 느껴졌다”며 “이런 경험을 다시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도연 또한 “설경구랑 저랑 대표로 시사회에 와 있긴 하지만 생일 모임 신을 찍을 땐 모든 분들이 주인공이었다. 시간도 걸리고 이틀 동안 긴 컷을 함께해줘서 잘 견딜 수 있었을 것 같다”며 “많이 울기도 하고 탈진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서로가 힘이 돼서 잘 찍을 수 있었다”고 했다.

끝으로 설경구는 “저희들이 초대하는, 초대하고 싶은 생일 모임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며 “위로를 할 수 있어야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국민적 트리우마가 있고 각자의 아픔이 있을 것 같다. 영화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이 상처를 위로한다. 작은 위안을 받으면서 물결이 돼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영화의 관람을 독려했다.

영화 ‘생일’은 오는 3일 개봉한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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