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급박한 진행 아쉬웠지만 배우들이 잘 살렸죠” [인터뷰]
입력 2019. 05.22. 18:02:28
[더셀럽 전예슬 기자] ‘다크 히어로’ 나이제 역할을 배우 남궁민이 하지 않았다면 소화 가능한 자가 있었을까. 정의구현을 위해 악에는 악으로 맞서는 모습부터 특유의 능청스러움까지 냉탕과 온탕을 자유롭게 오가는 연기는 그라서 가능했을 터다.

기자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KBS2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극본 박계옥, 연출 황인혁 송민엽)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남궁민을 만났다.

‘닥터 프리즈너’는 남궁민, 김병철, 최원영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출연으로 첫 방송부터 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마지막 방송은 15.8%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도. 방송 시청 플랫폼이 다양해진 만큼 이 같은 시청률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법하다.

“시청률 때문에 기분이 좋았던 건 2회 방송 끝나고 나서였어요. 14%정도 나왔죠. 아무리 연기자들이 ‘시청률 신경 안 써요, 연기에 매진하고 싶어요’라고 해도 상업적인 배우라 시청률 의식을 안 한다는 건 말이 안 돼요. 첫 촬영부터 첫 방송까지 기간이 꽤 있었어요. 저는 대본이 괜찮고 좋아서 골랐는데 첫 방송 후 시청자들에겐 어떤 느낌의 드라마일까 생각하며 기다렸죠. 작가, 연출, 카메라 감독, 조명이 만났을 때 이런 드라마로 그려질 거다는 짐작할 뿐이지 확신할 순 없잖아요. 하지만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제가 생각한 건 틀리지 않았구나 싶었어요.”



‘닥터 프리즈너’는 대학병원에서 축출된 외과 의사 에이스 나이제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펼치는 신개념 감옥X메디컬 서스펜스 드라마다. 남궁민은 극중 대강대학 병원 응급의학센터 에이스 나이제 역을 맡았다. 여러 작품에서 의사 역할을 맡은 적 있지만 수술을 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얘기하는 의학드라마는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해박한 지식으로 오정희(김정난 분)에게 전문적으로 소개해주는 게 첫 신이었어요. 3~4신이라 대사량이 많았는데 완벽하게 외운다고 시간이 오래 걸렸죠.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첫 신의 대사를 해보라하면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하하.”

남궁민은 나이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아는 의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메스’라고 말하는 장면 하나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여러 차례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의 각고한 노력이 대본 속 나이제를 브라운관으로 끌어올 수 있었다.

“의사들이 수술 상황이나 환자를 대할 때 어떻게 대할까 생각해봤어요. 급박한 상황이라고 해도 흥분하거나, 기존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강조하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메스’라는 대사도 강조를 두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촬영장에는 실제 의사선생님들이 항상 옆에 계셨어요. 어려운 대사들을 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 의사선생님이 ‘자연스럽게 잘 하시네요’라고 하셔서 칭찬받는 느낌이었어요. (웃음)”

2001년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로 데뷔한 남궁민은 단역부터 시작해 주연 자리까지 오른 케이스다. 차근차근 쌓아온 필모그래피는 로맨스부터 악역까지 소화 가능한 배우로 거듭난 것. 이는 작품과 캐릭터를 향한 ‘책임감’이 컸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작품이 망하더라도 누구의 탓을 하면 안 되는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이 권유를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걸 해야 하죠. 책임질 수 있는 작품이라고 판단되면 캐릭터 상관없이 하고 싶어요.”



남궁민은 ‘닥터 프리즈너’에서 이전에 보여준 의사와는 전혀 결이 다른 서사를 펼쳐 나갔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적으로 대립했던 사람들과도 거리낌 없이 손을 잡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중반부, 대본이 급박하게 나오면서 나이제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게 된 3년의 타임라인이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이제가 지난 3년 동안 과연 무슨 행동을 했을까, 정확한 타임라인에 의한, 정확한 감정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야 왜 이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고 감정선들이 살아날 수 있죠. 서사가 있는 사람의 대사와 없는 사람의 대사는 무게감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느낌이 달라요. 급박하게 진행되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을 간과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어 중반 이후에는 시츄에이션 드라마를 찍는 기분도 들어 조금 아쉬웠죠. 하지만 최원영, 김병철 등 배우들이 잘 살려주셔서 드라마를 마무리 할 수 있었어요.”

수싸움을 펼치는 과정을 그려 보는 이들의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냈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특히 남궁민은 김병철과 호흡을 언급하며 감사한 마음을 덧붙였다.

“연기를 너무 잘하는 분들이라 좋았어요. 서로가 굉장히 적대되고 극상에서 으르렁되는 관계일수록 배우 대 배우끼리는 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통 안 되고 누군가가 자기만 빛나 보이려고 하면 그 안에서 서로의 감정은 상할 수밖에 없잖아요. 이 드라마에 출연한 모든 분들이 연기를 잘해주셨지만 특히 김병철 형에게 너무 고마워요. ‘닥터 프리즈너’의 첫 시작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처음 인식시켜준 게 선민식(김병철 분)과 나이제의 싸움이었죠. 둘이 시뮬레이션, 대사, 리허설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대화하는 과정에서도 배우로서 존중과 믿음이 있어 형과의 작업이 즐거웠죠. 나중에 또 일하고 싶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급박하게 진행된 탓에 아쉬운 점도 있지만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닥터 프리즈너’. 결말 또한 시즌2를 암시하며 끝나 많은 시청자들은 시즌2를 희망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궁민표 나이제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올까.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2부의 스토리는 어떤 식으로 흘러갈 것이며, 모든 드라마의 시작은 대본인데 시즌2에서 허점이 많이 보이는데도 시즌1이 좋았다고 해 무조건 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하지만 대본과 구성이 나오고, ‘좋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얼마든지 출연할 의향은 있습니다.”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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