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직격톡] ‘비스트’ 이성민·이정호 감독 ‘19금 폭력 희화’가 초래한 반감
입력 2019. 06.19. 17:48:34
[더셀럽 한숙인 기자] 과도한 남성성과 그들의 저격 대상인 여성성, 범죄 스릴러에서 무한 반복되는 정형성은 페미니즘 논란을 떠나 관객들에게 식상해진지 오래다. 영화 ‘비스트’는 지루하고 식상해진 성 편향적 폭력물로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충격을 주려 애쓰지만 결과물은 의도를 크게 벗어난다.

지난 18일 영화 ‘비스트’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 ‘비스트’는 19금 수위에 충실한 폭력성으로 일관한다. 이미 무수히 많은 영화에서 보여준 폭력적인 상황들을 집대성 했음에도 이정호 감독이 언급한 ‘익숙하지 않음’의 목적은 어느 정도 도달한 듯 보이나 논리적 개연성과 공감을 끌어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언론시사회에서는 선이 굵은 연기로 높은 신뢰도를 확보한 이성민과 유재명, 다양한 장르에서 존재감을 각인한 전혜진 등 배우 라인업만으로도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막상 영화가 끝난 후 폭력성을 두고 쏟아진 질문에 대한 이성민과 이정호 감독의 ‘솔직한’ 답변은 영화에 대한 실망감과 반감을 키웠다.

◆ 이성민 ‘폭력의 辨’, 이선균 전혜진 가족 ‘공공의 적’

이성민은 신스틸러 혹은 조연의 자리에 머물다 tvN ‘미생’으로 단번에 주연급으로 부상했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현대 직장인들의 롤모델 요건을 충족하는 오상식 과장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감도 높은 대세 배우에 등극했다.

영화 ‘비스트’에서 그가 맡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강력반 에이스 한수는 자신의 명분이었던 ‘정의’를 어느 한 순간 내려놓는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 이 과정에 폭력의 주체가 돼 영화가 의도하는 폭력성의 명분에 의문을 품게 한다.

이처럼 심리적 변화가 다소 모호한 폭력적 캐릭터를 연기한 이성민이 액션신 촬영 후 부상에 관한 질문에 전혜진의 눈물을 언급했다. 영화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감정 폭발쯤으로 여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성민이 이선균과 함께 아이들까지 언급하면서 폭력성이 강한 영화에 쏠리는 사회적 반감을 키우는 의도치 않은 역효과를 냈다.

“액션신이 힘들지는 않았다. 혹시라도 다칠까봐 걱정을 했었다. 한번 전혜진 씨의 머리를 발로 찼는데 전혜진 씨가 울었던 기억이 난다.…이선균을 때리는 드라마를 했는데 그 집 아들이 저를 싫어했다. 엄마까지 때리게 됐다. 애기들이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 이성민 ‘폭력의 辨’, 비스트는 청불 폭력 ‘뽀로로 버전’

이정호 감독은 ‘용서는 없다’(2009년), ‘탐정 : 더 비기닝’(2015년), ‘더 폰’(2015년), ‘석조저택 살인사건’(2017년) 등 한국영화 스릴러 장르에 역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을 각색한 인물이다. 그가 각본과 감독을 모두 맡은 ‘베스트셀러’(2010년), ‘방황하는 칼날’(2013년) 역시 스릴러 장르에서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된다.

그런 그가 ‘방황하는 칼날’ 이후 6년 만에 ‘비스트’를 통해 감독으로 복귀했다. 영화는 범죄와 스릴러 장르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충실히 보여준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충실했던 탓인지 전체적인 흐름보다 장면 장면의 폭력성이 도드라져 최근 사회의 反폭력 경향과 어긋나는 결과가 초래됐다.

여기에 이정호 감독의 ‘뽀로로’ 발언은 우스갯소리라는 전제와 달리 범죄 스릴럴 장르에서 폭력이 얼마나 기계적으로 소비되고 있는지 각인했다.

“저는 우스갯소리로 ‘뽀로로’ 버전이 됐다고 했다. 최대한 직접적인 폭력은 지양하려고 했다. 저는 직접적으로 때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폭력을 지양하는 편이다. 오히려 직접적으로 가하는 장면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보시는 분마다 온도차가 있는 것 같다"

영화는 사회 현실을 영화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극사실주의’의 부분적인 과장과 왜곡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폭력의 심각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영화에서 보여주는 지루한 폭력의 답습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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