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이무생 "안판석 매직 믿어, 망설임 없이 출연"[인터뷰①]
입력 2019. 07.17. 06:55:00
[더셀럽 박수정 기자]배우 이무생은 소위 '안판석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 중 한명이다. '하얀거탑'(2007)부터 안판석 감독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이무생은 '밀회'(2014),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등 안감독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해왔다. 이번 '봄밤' 출연 역시 안감독의 부름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달음에 달려온 이무생은 '안판석 매직'에 대한 굳은 믿음을 내비쳤다.

'봄밤'에서 이무생은 가정 폭력 가해자 남시훈으로 분해 캐릭터의 양면성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극에 팽팽한 텐션을 불어넣었다. 데뷔 14년차의 연기 내공을 여실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무생. '안판석 매직'으로 또 한번 성장한 이무생을 만나 '봄밤'의 여운을 함께 나눴다.

▶종영 소감

- 아직 실감이 안난다. '60일 지정생존자' 촬영이 겹쳐서 MT도 함께 못갔다. 마지막까지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종방연에서 회포를 많이 풀었다. 좋은 분들과 작업을 해서 정말 뜻 깊었다. 다음에도 함께 하고 싶다.

▶종방연에서 감독님, 배우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미 다 쏟아냈기 때문에 작품 외적인 이야기를 주로 했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서로 촬영하면서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나눴다.

▶안판석 감독님과는 '하얀거탑' 이후 계속 인연을 맺고 있다

-'봄밤' 역시 감사하게도 안판석 감독님이 먼저 불러주셨다. 전작에 '밥 잘 사주는 누나'때도 잠깐 출연을 하기도 했었고, 또 '밀회'에서도 잠깐 출연했었다. 자주 불러주셔서 저는 감사할 따름이다. 불러주신다면 저는 언제든 함께 하고 싶다. 감독님을 좋아하는 배우로서 어떤 역할이 또 주어진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안판석 감독님만의 특별함이 있나

- 안판석 감독님은 촬영 10~15분 전에 멀리서 지켜보고 계신다. 배우가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신다. 촬영에 들어가면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디렉션도 거의 안하시는 편이다. 믿어주시는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그 안에서 놀 수 있었던 건 다 감독님 덕분이다. '안판석의 매직'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안판석 감독님 촬영장은 자유로운 분위기다. 마냥 자유로운 분위기라기 보다는 그 자유로움 속에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안의 자유가 더 좋게 느껴졌다.



▶남시훈은 가정 폭력 가해자다.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출연 결정하는 데 망설임은 없었나

- 망설임은 전혀 없었다. 안판석 감독님이 이러한 역할이 있다고 했을 때 바로 하겠다고 답했다. 작가님과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없었다. 제가 담당해야하는 축이 정확히 있었기 때문에 이미지에 대해 걱정하거나 신경쓰지 않았다. 이미지 걱정때문에 어떤 망설임이 있었다면 지금 처럼 좋은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시청자분들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분노 유발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표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 분노를 유발하는 신들의 집합체였다. 하나하나 뭐하나 쉬운 장면이 없었다. (남시훈을 보면) '누가 봐도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100%로 이해되지는 않았다. 최대한 그 사람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음데도 불구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워낙 많았다. 나중에는 그런 부분들을 저도 채우려 하지 않고 여백으로 남겨뒀다. 제가 100%로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이 있다면 그 부분을 빈공간으로 놔뒀다. 그런 여백을 시청자분들이 생각하고 찾아주시는 것도 하나의 묘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고민한 덕분일까. 뻔뻔하고 치졸한 남시훈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그런 캐릭터를 표현할 때, 자신만의 비법이 있나

- 모든 것이 대본 안에 있었다. 특별히 더 미워보이려고 무언가를 더 하진 않았다. 더 했다면 오버되는 느낌이 들었을 거다. 이미 대본 안에 그런 부분들이 꽉 차 있었다. 작가님이 써주신대로 물 흘러가는 대로 연기에 임했다. 더 꾸미지 않고 했던 부분들이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분 좋다.

▶ 남시훈과 실제 성격과 비슷한 지점도 있나

- 자격지심이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제 안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런 부분들을 남시훈은 옳지 못한 행등으로 표현된 것 같다. 특히 자격지심이라는 건 다 조금씩 가지고 있지 않나. 어떻게 발현 되느냐가 문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남시훈 역을 연기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부부로 호흡을 맞춘 임성언과는 호흡은 어땠나

-이미 임성언씨는 완벽하게 몰입이 된 상태였다.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함께 호흡하면서 서로 서로 잘 받쳐주는 느낌이 들었다. 시너지가 좋았다. 심적으로 연기하면서 힘들었을 임성언씨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남시훈의 가정 폭력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서인(임성언) 가족들에게 맞는 장면도 꽤 있었다

- 길해연 선배에게 뺨을 맞는 장면이 있었다. 촬영 전 걱정하는 길해연 선배에게 '전 괜찮다. 한번 시원하게 제대로 쳐달라'고 이야기했다. 촬영에 들어갔을 때 집중하셔서 다행히 한번에 OK가 났다. 정말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리는 연기를 하는 쪽이 더 힘든데 기술적으로 아프지 않게 해주셨고 화면으로 봤을 때는 진짜 아프게 때린 것처럼 나와서 놀랐다. 맞는 입장이었지만 저 스로로도 시청자분들처럼 통쾌했다. 뺨을 맞은 후 남시훈이 웃지 않냐. 그 장면이 남시훈이라는 캐릭터를 가장 여실히 보여준 부분이라 생각한다.

▶마지막회까지 '폭력 남편' 남시훈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없었다. 권기석(김준한)과 술을 나눠 마시는 장면으로 결말이 났는데.

- 결과적으로 남시훈에게 복수를 한다고 해서 이서인과 그 가족들의 마음이 풀릴까 싶다. 남시훈이 감옥에 가거나 구속되는 그런 결말로 끝나지 않아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또 권기석과 찌질하게 술이나 먹고 서로를 원망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됐는데, 그런 장면들이 어찌보면 통쾌함이 반감되는 부분이 될 수도 있지만 현실적인 결말이라 생각한다. 세상이 다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건 아니지 않나.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김혜진 기자]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