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 하겠습니다 [씨네리뷰]
입력 2019. 09.19. 08:00:00
[더셀럽 전예슬 기자] 화려하지 않다. 두 눈과 귀를 사로잡는 스펙터클한 전쟁영화가 아니다. 그러나 전하는 메시지만큼은 가볍지 않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를 1950년 9월 14일, 그날로 돌아가게 한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으로 6.25 전쟁이 발발한다. 남한은 6월 28일 북한군의 서울 점령에 이어 8월 1일 부산 낙동강까지 진출하며 위기를 맞는다. 그리고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만회하고 38선 이북으로 진격한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 중 기울어진 전세를 단숨에 뒤집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잊지 말아야 할 역사가 하나 더 존재한다.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이다. 장사상륙작전은 경북 영덕군 장사리 해변에서 북한군의 이목을 돌리며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펼쳐진 기밀작전이다.



이 작전에는 2주간의 짧은 훈련기간을 거친 평균나이 17세, 772명의 어린 학생들이 참여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유격대를 이끄는 이명준(김명민 분) 대위를 중심으로 일등 상사 류태석(김인권 분), 박찬년(곽시양 분) 중위, 최성필(최민호 분) 학도병 분대장, 기하륜(김성철 분)을 비롯한 학도병들이 중심이 된다.

영화는 과장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현실감’을 강조한다. 실화를 실화답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영화적인 멋스러움을 배제한다. 이는 전문적인 군사 훈련을 받지 못한 학도병들의 전투 모습과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전장의 풍경만은 ‘참혹함’ 그대로다.

또 등장하는 학도병 각각에 고유한 사연을 부여, 인물에 집중한다. 특히 최성필, 기하륜, 문종녀(이호정 분)의 이야기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혹은 누군가를 대신해 한국전쟁에 뛰어든 학도병들의 모습을 가슴 아프게 그려낸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격대 리더 이명준의 전사가 부족해 그가 끝까지 지키고자 한 것과 심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곽경택 감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토리텔러다.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친구’,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극비수사’ ‘암수살인’ 등이 이를 설명한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안에도 그가 전하고자 하는 울림이 담겨있다. “기억되지 않았지만 반드시 잊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오는 25일 개봉된다. 러닝타임은 104분. 12세 이상 관람가.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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