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필구, 간담회를 들었다놨다한 김강훈의 매력 [인터뷰 일문일답]
입력 2019. 11.28. 19:44:21
[더셀럽 전예슬 기자] “연기는 ‘일상’ 같아요”

연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의 대답이다. 그 나이대에 맞는 해맑은 표정으로 순수한 매력을 발산하던 김강훈의 눈빛이 달라진 순간이다. 천상 배우란 말은 그를 두고 지칭하는 말이 아닐까.

기자는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속 강필구 역으로 열연한 김강훈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김강훈이 들어오자마자 모든 기자들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야무지게 쥔 마이크로 답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은 절로 엄마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강훈은 센스 있는 답변으로 기자들을 들었다 놨다하기도.

드라마를 끝낸 소감부터 배우가 되고 싶은 이유, 그리고 앞으로 되고 싶은 배우까지 솔직하게 답한 김강훈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Q: 차영훈 PD님이 미래의 여진구, 유승호 생각난다고 하더라. 또 가수 강다니엘은 본인을 더 닮았다고 하는데 누구와 더 닮았다고 생각하나.

김강훈: 강다니엘 형과는 안 닮은 거 같다. 너무 잘생기셨다.



Q: 220일 사귄 여자친구가 드라마 보고 뭐라고 했나.

김강훈: 제가 먼저 고백했는데 기사가 터질 줄 몰랐다. 엄마가 알려줘서 깜짝 놀랐다. 제 눈엔 아이린을 닮았다. 친구들은 아니라고 하더라.

Q: 필구와 닮은 점이 있나.

김강훈: 야구를 좋아하고 먹는 걸 좋아한다. 오락도 좋아하고. 그거 세 가지만 닮았다.

Q: 공효진이 실제 엄마처럼 느껴진 순간이 있나.

김강훈: 동백이 엄마가 연락할 때 ‘아들’이라고 하는데 엄마처럼 대해주셔서 진짜 엄마 같았다.

Q: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어떤가.

김강훈: 아쉽다. 다 옹산에 살 것 같고 준기네 아줌마(김선영) 거기 서있을 거 같다. 뭔가 아쉽다.

Q: 소리 지르는 연기는 어떻게 했나.

김강훈: 소리 지르는 장면에서 감독님과 만나서 몇 번 리딩했다. 그거 때문에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제가 화를 잘 못 낸다. 감독님이 소리 지르는 거 이렇게 지르라고 해서 엄마 지킬 때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



Q: 연기 칭찬 들으면 어떤가.

김강훈: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인상 깊었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데 연기 잘한다고 하니까 좋고 고마웠다.

Q: 감정 연기할 때 어떻게 하나.

김강훈: 옛날에는 엄마 죽는 거 생각했는데 지금은 필구의 상황에 따라 하는 것 같다.

차영훈 PD: 더 첨가하자면 강훈이의 연기가 좋아지는 게 작품 중에 보였다. 1회, 2회 할 때 비해 5회~8회, 9회~마지막회 등 성장하는 게 보였다. 이 작품 중에 사춘기가 오는 건가?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있는가 싶었다. 18부 같은 경우 강훈이가 (하드)캐리한 회다. 필구가 아빠한테 갔다가 초등학교에서 단무지 먹다가 엄마한테 왔는데 그 회는 독보적인 감정연기여서 장하고 대견했던 기억이다.

Q: 펭수와 핫한 10대다. 인기 실감하나.

김강훈: 펭수를 잘 모른다. 펭수가 펭귄이냐. 친구들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다. 구룡포 촬영 후 방송 전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방송하고 나니까 분장실 앞에 200명 정도 있었다. 그때 저랑 엄마의 힘으로 못 나갈 거 같더라. 제작부 형들에게 전화해서 나갔던 적 있다.

Q: 엄마가 잘해주거나 더 잘해주는 등 달라진 점 있나.

김강훈: 달라진 건 없다. 엄마는 평소 엄마처럼 해준다.

Q: 기억에 남고 잘했다고 생각하는 신이 무엇이냐.

김강훈: 뷔페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양념이 눈에 들어가서 따가웠다. 20분 정도 쉬었다가 갔을 거다. 그게 너무 기억에 남는다.



Q: 촬영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김강훈: 힘들었던 건 딱히 없었다. 야구장 신은 힘든 것 보다 엄청 더웠다. 공 맞는 신도 실제로 맞아서 피멍이 들었다. 그래서 아팠던 기억이 있다.

차영훈 PD: 가짜 공이었다. 하지만 그 공도 공으로 만든 거라 만만치 않았나 보다. 그날은 몰랐는데 다음날 멍들었다고 해서 마음 깊이 사과했다.

Q: 누구랑 헤어진 게 가장 아쉬웠나.

김강훈: 다 헤어지기 싫은데 그래도 준기 형이랑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쉬웠다. 공효진 엄마랑도. 진짜 엄마처럼 대해줘서 못 만나니까 아쉬웠다.

Q: 종렬 아빠랑 용식 아빠와 호흡은 어땠나.

김강훈: 종렬 아빠는 실제 아빠처럼 잘해주고 장난쳐줬다. 넌센스 퀴즈도 하고 그랬다. 용식이 형은 너무 착하다. 놀랐던 게 인사할 때 스태프들에게 눈 마주치고 인사하는 게 가장 신기했다. 엄마한테도 인사했는데 엄마가 쓰러질 뻔 했다더라. 그게 너무 신기했다. 어떻게 한 분 한 분 인사해주지 생각이 들었다.

Q: 왜 배우가 되고 싶었나.

김강훈: 엄마 손에 이끌려갔다. 5살 때라 아무것도 몰랐다. 그때는 싫었는데 9살부터는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연기가 재밌다.

Q: 공효진이 해준 조언이 있나.

김강훈: 슛 들어가기 전에 애드리브를 어떻게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이 신에서는 어떻게 울어야할지 알려주고 제가 맘 편하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이야기해줘서 좋았다.

Q: 필구랑 비교하면 실제 모습은 어떤가.

김강훈: 닮은 건 애어른 같다는 것? 철들었다고 하더라. 성숙해진 것도 있다.



Q: 친구들이랑 대화는 어떤가. 잘 통하나.

김강훈: 설명을 하는데 가끔 어려운 단어를 쓰면 친구들이 이해를 못하더라. 제가 더 알려준다. 그런 것들이 안 통할 때가 있다. 친구들이 게임을 하는데 저는 게임을 딱 한 번만 한다. 그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끼어들 수 없더라. 그것도 말이 안 통하는 거 같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김강훈: 강하늘 형처럼 되고 싶다. 너무 착해서 착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

Q: 드라마 촬영 후 크게 변한 점이 있나.

김강훈: 필구 역할을 하면서 소리를 질러야한다고 해야 하나. 소리를 크게 지를 수 있게 됐다. 동생에게 화낼 때는 그만하라고 이야기하는데 지금은 그냥 소리 지른다.

Q: 길가다가 사람들이 강훈 군을 알아본 적 있나.

김강훈: 필구보다 동백이 아들 아니냐고. 그렇게 알아보시는 것 같다.

Q: 왜9살 때부터 연기자가 되고 싶었나.

김강훈: 사람들을 만나는 게 재밌고 대사 외우는 게 흥미롭고 재밌다.

Q: 대사 외우는 노하우가 있나.

김강훈: 엄마가 외우면 학교 나가서 놀 수 있다고 했다. 그것 때문에 빨리 외우는 것 같다.

Q: 강훈 군이 본 필구는 어떤 친구인 것 같나.

김강훈: 필구는 별명처럼 ‘깡’이 있다. 애어른 같고 철 든 것 같다. 나는 8살인데 왜 엄마를 지켜야하는걸 보면 철 든 것 같다.

Q: 8살 때 생각하면서 연기했나.

김강훈: 지금 저 같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Q: 자기 연기를 볼 때 어떤가.

김강훈: 제가 제 연기를 못 본다. 쑥스러워서 안 본다. 본방송 안보고 재방송이나 다시보기로 본다. 엄마, 아빠, 동생은 나가서 보는데 저는 게임하고 있다. 제 연기하는 걸 못 보겠더라.

Q: 연기하는 걸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

김강훈: 제거 안 보고 넘긴다. 왜냐면 뭔가 오글거린다. 엄마 아빠는 보는데 쑥스러워서 제가 아닌 느낌이 들더라. 다른 사람 같은 느낌이 들어서 못 보겠더라.

Q: 촬영 쉬는 시간에 랩도 한다고 하더라. 연기자 외 다른 꿈이 있나.

김강훈: 랩은 취미다. 계속 연기하고 싶다. 옛날엔 축구선수가 꿈이었는데 친구들이 축구선수 엄청 어렵다고, 비현실적이라고 해서 계속 이거(연기) 하고 있다.



Q: 연기할 때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인가.

김강훈: 사람들이 알아볼 때가 가장 좋다고 해야 하나. 기분이 좋고 뭔가 해낸 느낌이다.

Q: 연기하면서 실제로 울었던 장면이 있나.

김강훈: 18회, 차안에서 우는 게 찍으면서 진짜 울었다. 감정 잡은 게 아니라 진짜 슬퍼서 울었다. 상황이 너무 슬퍼서 그냥 울었다.

Q: 엄마가 왜 배우 시킨지 이유를 아나.

김강훈: (어머니) 지인의 권유로 한 번 해보자고 해서 엄마 손에 이끌려갔다.

Q: 향미 누나와 연기는 어땠나.

김강훈: 친누나처럼 해줬다. 말 걸어주고 계속 수다 떨었던 것 같다.

Q: 필구처럼 엄마를 지킬 수 있나.

김강훈: 저는 못 지킬 거 같다. 엄마 혼자 할 수 있을 거 같다. 필구한테 정이 있는 거 같다. 엄마 지키는 게 새로운 경험이라고 해야 하나. 작품이었어도 엄마 지킨 건 처음이라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Q: 차영훈 감독님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김강훈: 감독님은 일찍 끝나고 필요한 컷만 찍으신다.

Q: 작가님은 어떤 분인가.

김강훈: 작가님은 만난 적이 많이 없다. 신기했던 게 대본 한 마디마다 마음에 와 닿았다. 대본 한 마디 한마디가 슬프고 웃기고 했다.

Q: 용식이 할머니, 고두심과 촬영 어땠나.

김강훈: 할머니와는 ‘엑시트’ 때도 같이 해서 그전부터 친했다. 대본 리딩할 때 만나서 고두심 할머니가 계속 처음부터 말 걸어주셨다. 진짜 할머니 같았다. 용식이 형은 진짜 착하고. 가족 느낌이 들었다.

Q: 무슨 이야기의 드라마같나.

김강훈: 까불이 이야기도 있지만 따뜻한 이야기다. 엔딩이 너무 좋았다. 엔딩이 따뜻해서. 20부가 너무 좋았다.

Q: 김강훈 군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인가.

김강훈: 19부에서 정숙 할머니(이정은) 편지 마지막 줄, ‘엄마는 영원히 너를 사랑했어’가 와 닿았다. 그걸 보면서 울었다. 엄마는 진짜 없어서는 안 될 존재 같다. 엄마 없으면 빈자리 클 거 같다. 없으면 안 될 존재다.

Q: 필구는 인생 캐릭터냐.

김강훈: 필구가 인생캐는 확실하다. 필구에게 빠져있다. 필구는 아직 제 몸에 들어있는 느낌이다.

Q: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기대하나.

김강훈: 기대는 안한다. 부르면 가겠다.

Q: 연기 잘 한다와 얼굴 잘 생겼다 중 더 듣기 좋은 말은?

김강훈: 연기 잘한다는 말. 연기 잘하고 싶어서 연기 잘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Q: 강훈 군에게 연기란 무엇인가.

김강훈: 일상. 친구들은 학교 다니는 게 일상이고 노는 게 일상인데 저는 연기가 일상이다. 연기 하고 학교 다니는 게 제 일상인 거 같다.

Q: 학교생활 충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김강훈: 1학년 때는 아쉬웠는데 학년이 높아지면서 학교가 싫어지고 공부가 어려워지더라. 짜증나고. 혼자 풀다가 안 되면 울컥한 적도 많다. 친구들 못 만나는건 아쉽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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