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분리징수부터 출입처 제도 혁파까지, KBS가 답하다 [종합]
입력 2019. 12.02. 12:58:10
[더셀럽 전예슬 기자] KBS가 2019년 한 해 동안 일어난 문제점과 논란들을 되짚으며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과 개선안을 밝혔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는 양승동 사장의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양승동 사장,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김종명 보도본부장, 황용호 편성본부장, 이훈희 제작2본부장 등 참석했다.

지난 5월, 양승동 KBS 사장의 첫 기자간담회가 개최된 후 7개월이 지났다. 당시 KBS는 현안들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대응책 모색에 나선 바. 이날 양승동 사장은 “최근 KBS를 둘러싼 논란이 많았다. 돌이켜보면 2019년은 KBS를 향한 시청자들의 외침이 크고 많았던 해다. 9시 뉴스, 김경록 PB 인터뷰, 시사직격, 독도소방헬기 영상 논란 등. 논란이 겹쳐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수신료 분리징수 20만 명을 넘기도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고민을 했다. 말보다 KBS가 묵묵히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지 않는가 생각했다. KBS 사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말씀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왔다. 언론 매체의 날선 KBS를 향한 비판도 아팠지만 공영방송 KBS 주인인 시청자들이 주시는 질책이 무엇보다 더 무겁게 다가왔다. 공영방송 근간인 수신료 제도에 대해 의무에 들도록 만든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시청자들의 질책에는 KBS에 대한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잘 해야 한다는 애정이 담긴 채찍질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KBS 내에서 성찰과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고 더 나은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KBS 여성 메인 뉴스가 시작됐다. 받아쓰기 관행을 없애기 위해 출입처 제도 혁파 선언이 그 시작이다”라고 전했다.

양승동 사장은 지난 1년 간 일어난 성과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4월 강원 고성산불 재난방송 때 KBS가 따끔한 질책을 받았다. 기존의 재난 방송 시스템을 전면 보완했다. 그 결과 올 여름 태풍 재난방송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지역 활성화 정책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총국에서 7시 뉴스가 전면 확대 실시된 것”이라며 “콘텐츠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있다. ‘닥터 프리즈너’ ‘왜그래 풍상씨’ ‘동백꽃 필 무렵’ 등 드라마들이 KBS 드라마가 이뤄낸 주목할 만한 성과다. 예능에서도 ‘살림하는 남자들’은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고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 KBS 예능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장으로서 주목하는 지점은 KBS 예능과 드라마의 자신감이 뚜렷하게 회복하는 것이다. KBS가 인력 유출로 침체에 빠졌던 것은 사실이다.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징후를 보이고 있어 기쁘고 반갑다. KBS는 올해 성과에 이어 더 전진해 나갈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써 사회적 직무를 더 가슴깊이 새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내년에는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옛말에 ‘이청득심’이라고 했다. 귀를 기울이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시청자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해 변화하고 혁신해 나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지난 11월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징수해달라는 청원이 20만 명을 넘어섰다. 월 2500원 씩 전기요금에 합쳐 강제 징수되는 KBS 수신료에 대한 분리징수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

이점에 대해 양승동 사장은 “여전히 KBS에 대한 신뢰도 향상이 과제로 남아있다. KBS가 신뢰를 회복한다면 국민들께서 수신료 분리 징수, 거부보다는 KBS 수신료가 39년 째 동결되어있는 현실에 관심을 가져줄 거라 생각한다”라며 “KBS 뉴스 콘텐츠를 향상시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KBS 경영이 공영방송에 최소한 필요한 공적책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방송을 획기적으로 활성화하고 싶지만 재정문제 때문에 예산투입을 하지만 충분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정상회의 당시, KBS가 글로벌 대표 미디어로 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재정의 확대가 필요한데 지금 현 단계에서는 어디,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하는지 계속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독도소방헬기 영상 문제에 대해 사과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지난 10월 1일 독도소방헬기 추락 사고가 벌어진 상황에서 독도 파노라마 영상장비 엔지니어 직원이 추락사고 직전 촬영한 영상을 수사당국에 제공하지 않고 사고 후 9시 뉴스를 통해 공개, 질타를 받은 바.

양승동 사장은 “KBS 엔지니어 직원이 호기심에 스마트폰으로 이륙장면을 촬영했다. 이것을 독도경비대에 반환 요청을 받았는데 촬영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어 본인이 처음에 없다고 답변을 하며 상황이 꼬였다. 그 부분 명확하게 처신을 잘못했다. KBS가 재난방송이라는 인식이 됐다면 처신을 잘했을 텐데 그 부분에 대해 매우 아쉽다”라며 “방송윤리강경에 맞게 보완해 철저하게 할 예정이다. 동영상을 사고가 난 후 3일째 되는 날 9시뉴스에 보도했다. 이 동영상에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유족,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과한다. 해경이 수사를 하고 있고 조만간 중간발표를 할 텐데 KBS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은 “해경, 정부와 끊임없이 접촉하면서 유가족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다. 촬영을 했던 기술직원이 매우 심적으로 불안한 상태고 치료를 받고 있다. 여전히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상황에 대해선 해경도 와서 확인했다. 어느 정도 유가족도 상황을 이해하는 편”이라며 “내부적으로 감사가 진행됐고 감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유족들의 요구에 의해 오늘(2일) 오후 설명을 드리려 한다. 유족들에게 응하지 않은 건 아니고 최선을 다해 상황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KBS는 시대정신과 시청자의 감수성을 존중하고 친절하고 깊이 있는 뉴스를 지향하기 위해 지상파 최초로 여성 메인뉴스 앵커 발탁, 그리고 받아쓰기 관행을 없애기 위한 ‘출입처 제도 혁파’를 선언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새로운 취재의 방식 속에서 분야, 영역, 주제별 취재를 한다면 전문성 있는 사회 구성원들에 많이 관여시키자고 생각하고 있다. 1차적으로 출입처에서 던져주는 보도자료는 클라우드소싱시스템을 활용해서 구축 후 데이터 기반의 저널리즘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빅데이터 분석, 키워드, 주 월간 단위 이슈들을 끌어와 분석하겠다. 재난방송 때도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관여도를 높이는 제보 등 참여형태를 늘여가 참사보도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는 형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올 상반기, 지난해 585억원이었던 연간 적자규모를 넘어선 6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은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서 수익 확대하는 게 있고 비용을 절감하는 게 있다. 수익확대에 대해서는 결국 광고 수익이다. 그 광고가 콘텐츠 판매인데 드라마와 예능이 많이 살아나고 있다. 10월부터는 지상파 광고 점유율이 최고 25%까지 회복됐다. 내년, 지금 하고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바탕으로 광고 점유율을 올리겠다”라고 계획했다.

또 “드라마는 국내외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대외적으로 반응이 좋아 웨이브, 유튜브를 통해 공격적으로 콘텐츠 판매를 할 예정이다. 수익은 많이 확대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면서 “비용 부분에서는 예상 절감이 약 300억 원을 절감했다. 토탈리뷰를 통해 약 500억 절약 방안을 세웠다. 내년에 단기 균형 예산을 만들어 올해보다는 조금 더 좋은 콘텐츠를 통해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용호 편성본부장은 “KBS 전체 경쟁력은 괜찮다.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KBS1이 제일 높고 2위가 SBS, 3위가 KBS2다. 주시청시간대를 보면 KBS2가 제일 높다. 저희가 목표하는 건 단순 주시청시간에 만족하는 게 아닌 어떻게 하면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서 수신료에 동의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했으며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광고에서 지상파 총합이 무서운 속도로 내려가고 있다. 1년에 15~20%정도 지상파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추세, 시장에서 저희 자영으로 뒤집어엎기엔 한계가 있다. 콘텐츠 경쟁력을 유지하고 더 높여서 추락의 속도를 최대한 막아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제작2본부장은 “봄에는 지상파안에서 점유율 21%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에 26%에 근접하고 있다. 한계가 많은 게 KBS다워야 하고 경쟁력을 유지해야하는 숙명과 어려움이 있다. 광고 점유율을 최대한 유지하고 조금이라도 높여 공사재정에 기여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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