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은 그녀’, 스토리는 감쪽같지 않네 [씨네리뷰]
입력 2019. 12.04. 17:50:21
[더셀럽 전예슬 기자] 나문희가 다했다. 어쩌면 뻔할 수 있는, 진부한 스토리의 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를 살린 그다.

공주(김수안)가 갓난 동생 진주를 업고 말순(나문희)의 집을 찾아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다자고짜 자신을 손녀라고 소개하는 12살 공주. 동네 사람들과 고스톱을 치는 말순에게 거침없이 잔소리를 날리거나 의젓한 행동을 하는 공주는 ‘애어른’ 같다.

외모, 성격, 취향까지 모든 것이 공주와 말순은 극과 극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두 사람은 서로의 편이 되어주며 특별한 존재로 거듭난다. 행복을 느끼기도 잠시. 공주의 어린 동생 진주는 큰 수술을 받아야하는 병에 걸리고 말순의 치매 증상이 시작된다.

영화는 조손가정에 대해 집중한다. 주변의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 마트를 전전하는 공주와 말순의 모습은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의 단면을 보여준다. 또 입양과 치매라는 설정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이 겪는 위기를 담아낸다.



허인무 감독은 사회적 문제의 단면을 꼬집은 이유로 “사회에서 당연히 함께 살아가고 그런 가정에 시선이 한 번 가고, 두 번 갈 것이 아니라는 게 나타났음 한다”라고 밝힌 바.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눈물에 치중한 신파로 흘러가는 스토리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인물과 인물간의 부족한 개연성, 특별함 없는 설정이 앞서 수도 없이 되풀이 됐다는 점에서다.

고리타분한 신파를 살린 건 나문희의 연기다.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지만 은은한 미소를 짓는 모습은 우리네 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따뜻한 눈빛, 표정, 그리고 목소리는 그리움까지 더한다. ‘나문희가 아니었다면 누가 해낼 수 있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특별 출연자들도 눈길을 끈다. 천우희는 공주의 담임선생님으로 분해 꽤 많은 신에 등장한다. 다만 사회복지사 동광(고규필)과의 로맨스는 불필요한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어른으로 성장한 공주와 진주 역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출연, 반가움을 더할 것이다.

‘감쪽같은 그녀’는 72세 꽃청춘 말순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 영화다. 오늘(4일) 개봉됐다. 러닝타임은 104분. 전체관람가.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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