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쉬는 지금, '나의 음악' 찾는 중 [인터뷰]
입력 2019. 12.11. 17:11:22
[더셀럽 이원선 기자] 가수 크러쉬(본명 신효섭)가 5년여 만에 정규 2집 앨범을 들고 찾아왔다. 결코 짧지 않았던 공백기를 거쳤기에 크러쉬의 신보에는 그의 섬세한 감정선이 은은하게 녹아들어 있었다.

크러쉬는 지난 5일 오후 6시 정규 2집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From Midnight To Sunrise)'를 발매했다. 이번 신보는 크러쉬가 지난 2014년 발표한 정규 1집 '크러쉬 온유(Crush On You)' 이후 5년 6개월 만에 정규 앨범으로, 크러쉬가 앨범 수록곡 전곡을 작사·작곡하고 프로듀싱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신보 발매를 앞두고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취재진과 만난 크러쉬는 "만감이 교차하는 상황"이라고 앨범 발매 소회를 전했다.

"사실 싱글 앨범의 경우 정규보다는 사이즈가 작아서 부담이 크지는 않았는데, 이번엔 정규 앨범 발매다 보니 더 긴장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보통 새벽 1시~2시부터 5시~6시까지 작업을 하곤 한다. 그때는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인데, 이번 앨범 수록곡들 역시 그 시간대에 작업된 곡들이 많다"


크러쉬의 신보 주제는 앨범명에서도 엿볼 수 있듯 '시간의 흐름'이다. 크러쉬 시계의 자정부터 동틀녘까지인 것. 누구나 하루라는 시간 안에서 흐름에 맞게 살아가고 있듯이 앨범 속 음원들은 크러쉬 시간의 흐름에 맞게 배치됐다.

"이번 앨범은 하루라는 시간 안에서 흐름에 맞게 트랙들을 배치했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새벽까지 총 12곡을 수록하게 됐다. 스토리텔링이 분명히 있는 앨범이다 보니 작업을 하면서도 더욱 확신이 섰던 앨범이었다"

신보 타이틀은 더블 타이틀로 결정됐다. 크러쉬만의 새로운 시도가 담긴 90년대 R&B 기반의 곡 'Alone'과 역시 90년대 R&B를 기반으로 한, 후반부 브릿지부터 악기들의 웅장한 구성이 매우 인상적인 'With You'가 크러쉬의 신보 타이틀곡이다.

"'Alone'은 누군가를 위로해 주고 싶다는 생각에 제작하게 된 곡이다. 나는 지치고 힘들 때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는 편이다. 바로 그런 마음을 테마로 잡아 노래를 만들었다. 'With You'는 조건 없는 완전한 사랑에 대한 주제를 잡고 만든 곡이다. 두 곡은 수록곡들 중 가장 결이 다른 주제의 곡이기도 하고 내가 가장 애정하는 트랙들이기도 해서 두 곡을 더블 타이틀로 결정하게 됐다"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From Midnight To Sunrise)'에는 크러쉬가 해석한 90년대 감성이 짙게 들어가 있다. 90년대 음악은 92년생 크러쉬에게 생소할 수도 있지만 그가 접해보지 않았던 장르이기 때문에, 크러쉬가 그 문화에 대해 직접 연구하고 공부 할 수 있어 더 뜻깊었던 작업이었다고 신곡 작업 과정을 회상했다.

"3년 전부터 LP를 모으기 시작했다. LP를 접하다 보니 90년대 음악을 듣기 시작했고 점차 80년대, 70년대 음악까지도 찾아 듣게 된 것 같다. 당시 뮤지션들은 음악적으로 어떤 시도를 했고 어떤 악기를 썼는지 등 여러 가지를 찾아보는 과정들이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방법으로 음악을 접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보니, 내 음악 또한 터칭되는 포인트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크러쉬가 이번 앨범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자산은 경험이다. 과거 작업했을 때는 곡 하나하나에 크게 신경을 쓰느라 숲을 보지 못했다면 이제는 앨범 전체를 보고 강약을 조절해 가며 음악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하지만 크러쉬는 여전히 앨범의 방향성을 찾는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이라 했다.

"나는 음악을 모른 채 음악을 시작했다. 스물한 살 때 자이언티 형을 만나고 그레이 형을 만나며 눈앞에 있는 음악과 작업에만 몰두해 걸어갔었다. 그때는 마냥 한 계단 한 계단을 올라가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뚜렷한 목표도 없었고 심적으로도 지쳐 일종의 번아웃이 오기도 했다. 하지만 반려견과 함께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책을 시키러 밖에 나가게 됐고, 감정의 환기를 하다 보니 괴로웠던 마음을 극복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직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해 정확히 찾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음악을 하며 나와, 나의 음악을 찾아가고 싶다"

음악에 대한 답도, 인생에 대한 답도 아직 크러쉬가 찾아내기엔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다양한 경험을 위해서 그의 건강 관리 또한 필수다.

"예전에는 아무리 밤을 새우고 작업을 해도 힘들지 않았는데 요새는 밤샘 작업이 굉장한 피로를 동반한다. 아직 더 하고 싶은 게 많기 때문에 오래오래 건강하게 음악 하고 싶다. 건강하게 음악 하며 음악에 대한 답과 인생에 대한 답 모두 찾겠다"

[더셀럽 이원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피네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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