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독보적이면서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한복인터뷰]
입력 2020. 01.25. 08:00:00
[더셀럽 전예슬 기자] 한복을 입고 등장한 그의 말간 얼굴이 돋보였다. 그동안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시간’ ‘나인룸’ 등에서 보여준 색이 강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보름달처럼 환한 미소만이 눈에 띄었다. 배우 윤지원의 이야기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더셀럽 사옥에서 윤지원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지원은 현재 MBC 수목드라마 ‘더 게임: 0시를 향하여’(극본 이지효, 연출 장준호 노영섭)에서 하나일보 수습기자 오예지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2020년 또한 다양한 작품의 여러 얼굴로 대중과 만날 그는 올 한해 이루고 싶은 것과 계획, 그리고 소망은 무엇일까. 일문일답으로 윤지원의 이야기를 풀어봤다.



▶한복을 오랜만에 입어보지 않나. 기분이 어떤가.

- 새신부 같지 않나. 다들 ‘시집가라’고 하더라. 하하. 2년 만에 한복을 입었다. 자주 입고 싶다.

▶고향에 가나.

- 경기도 용인이 고향이다. 본가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올해는 부모님께서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가신다. 그래서 이번 설에는 룸메이트 언니와 친구들과 함께 보내기로 했다.

▶설 하면 생각나는 게 있나.

- 세뱃돈이 생각난다. 또 저희 집에서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음식을 많이 한다. 저녁에는 그 음식과 나물 등을 넣어 비빔밥을 해먹어서 비빔밥도 생각난다.

▶가족들과 모이면 응원의 메시지나 덕담도 주고받지 않나.

- 저희 집에 예체능 관련 일을 하시는 분이 없다. 그래서 다들 저를 보고 신기해하신다. 가족들과 모이면 제가 나왔던 방송을 보는데 부끄럽기도 하다.



▶예체능 쪽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배우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중학교 선생님께서 예술고등학교 진학을 추천해주셨다. 예술에 관심이 많으니까 가보는 게 어떻냐고 하셨다. 다른 친구들은 악기나 미술로 갔는데 저는 연기로 접근했다. 처음엔 ‘이게 뭐지’ 하면서 시작했는데 이후 책임감을 가지게 됐고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다.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 반대를 많이 하셨다. 아직도 의구심을 가지고 계시는데 조금씩 인정해주고 있다. 저희 집이 TV를 잘 안 본다. 공연을 했을 때 부모님을 초대한 적 있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가져다 드리니까 그때서야 마음을 놓으시더라.

▶힘이 나는 말과 연기를 하면서 보람됐던 순간은 언제인가.

- 부모님은 항상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메시지라기보다 저 나오는 거 보면서 신나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말보다 더 힘이 되는 것 같다. 또 주변 친구들이 ‘그 드라마 봤어? 걔 내 친구야’라고 말하며 자랑할 때 보람차다. 누군가의 자랑이 되는 거지 않나. 특히 ‘잘 봤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보람차다. 누군가의 여가생활을 제가 담당한 거지 않나. 그런 부분들이 보람차다.

▶‘더 게임: 0시를 향하여’ 극중 소개를 해 달라.

- 신문사 막내 기자 오예지 역이다. 사회부 기자인데 사건들을 파헤쳐가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감독님과 세 작품 째 같이 하고 있다. 이번에도 감사하게 불러주셨다. 믿어주시는 분이 계시니까 의지가 많이 된다.

▶어떻게 캐릭터를 구축해갔나.

- 살인사건과 납치사건 등 일어나는 것들을 경험하고 취재하러 다닌다. 오예지가 미숙한 캐릭터인데 어떻게 반응할지, 어떤 기자로 성장할지 감독님께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 중이다.



▶‘치즈인더트랩’의 손민수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 않나. 윤지원에게 ‘치즈인더트랩’은 어떤 작품인가.

- 아직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 작품으로 저를 많이 알아봐주시고. 그때 동료들과 아직도 친하다. 손민수 역할이 강렬해서 어쩔 때는 ‘독인가?’ 생각도 했는데 작품과 캐릭터가 오래 남는 것은 굉장한 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좋은 작품을 만난 거지 않나. 그걸 벗어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구하는 것은 제 몫이다.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옛날에는 캐릭터를 지우는 게 조금 불안했는데 지금은 감사한 마음이다. 더 잘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는 무엇인가.

- 장르불문 다 좋아한다. 좋아하는 영화는 ‘렛 미 인’인데 뱀파이어 역할 등 현실적이지 않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나이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게 한정 되어 있지 않나. 나이불문하고 다른 특징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배우 생활을 해오면서 위기를 겪은 적은 없나.

- 예전에는 매일이 위기였다. 작품이 방영해도 불안하고 촬영할 때도 ‘이게 맞나’ 싶었다. 오디션도 자주 떨어졌고 어딘가 소속돼 매일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많이 불안해했다. 지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해오고 있고 힘들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닌 걸 깨달았다. 나를 버려가면서까지 연기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없는데 캐릭터가 있을 순 없지 않나. 주어진 인생을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응원이나 댓글이 있나.

- 실제로 만난 분이 기억난다. 제가 본가에 살 때 지하철 막차를 탔는데 내려야하는 역까지 운행을 하지 않았다. 그때 되게 예쁘신 한 여성분이 오셔서 ‘치인트 손민수 맞죠?’라고 물어보셨다. ‘맞아요’라고 하니까 ‘잘 봤어요’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여기 사냐고 하셔서 여기 산다고 하니까 거기까지 안 간다고 같이 택시타고 가자고 하셨다. 친근하게 와서 얘기해주신 게 너무 좋았다. 또 지하철에서 만난 한 분은 내리기 전에 쪽지를 주고 가셨다. 연기 공부하는 친구인데 작품 잘 봤다고 하면서 쪽지를 주셨다. 아직도 지갑에 넣고 다닌다. 그런 것들이 힘나고 감사하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 독보적이고 싶다. 독보적이면서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 TV에 제가 나오면 아는 사람 나온 것처럼.

▶그렇다면 인간 윤지원으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 놀 때 놀고,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면서 재밌게 사는 게 목표다. 큰 꿈이라고 한다면 나중에 나이 들어서도 새벽에 치킨 시켜먹을 돈이 있으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싶다.

▶2020년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

- 큰 사고 없이 아프지 말았으면 한다. 잘 견디면서 일도 버텨내고 행복한 일이 많았으면 한다.

▶더셀럽 독자들에게도 한 마디 해 달라.

-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한다. 올 한해 건강하고 즐거운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번에 방영하는 ‘더 게임: 0시를 향하여’도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저 윤지원도 2020년에 더 열심히 활동할 테니 기대해 달라.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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