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갖는 상징성" 현대미술, 새로운 플랫폼 일궈낸 'CONNECT, BTS' [종합]
입력 2020. 01.28. 15:49:26
[더셀럽 김희서 기자] 아트와 음악이 만나 이뤄낸 협업 프로젝트 'CONNECT, BTS'가 콜라보레이션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는 'CONNECT, BTS' 서울 프레스데이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대형 아트 디렉터와 강이연 작가가 자리했다.

'CONNECT, BTS'는 지난 1월 14일 런던에서의 전시 개막을 시작으로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그리고 뉴욕까지 전 세계 5 개국 22여 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약 석 달에 걸쳐 펼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전 세계에 방탄소년단이 K팝과 현대미술의 조우라는 타이틀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전하려는 철학과 메시지를 담았다.

서울 전시에는 영국 출신 작가 앤 베로니카 얀센스의 빛과 안개를 이용해 다양한 질감과 감성을 연출한 공간 설치 작품과 한국 작가 강이연이 방탄소년단의 주요한 안무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작업을 중심으로 아카이브 전시 섹션을 선보인다.

앤 베로니카 얀센스는 이번 서울 전시에서 '그린, 옐로, 핑크‘와 '로즈' 두 작품을 선보였다. 해 질 녘과 같은 낮과 밤이 경계를 맞대고 교차하는 순간에 빛과 색채의 형태와 질감이 극대화한다. 이 같은 경계선이 창작을 증폭시키는 공간이 이 시대 가장 독창적이고 새로운 음악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창작 정신을 공감각적으로 형상화한 공간이다.

프로젝트 총괄 기획을 맡은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놀라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베를린 장벽 옆에 위치하고 있는 미술관 문이 닫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베를린 미술 관 건물이 안정상 이유로 일정 이상의 사람이 들어오면 문을 닫게 되는데 아미 멤버들 때문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미술관 풍경 자체를 바꿨다. 현대미술을 지켜온 전형적인 미술관에서 이제는 문화나 국경을 초월해 가능성과 다양성을 열었다”라고 'CONNECT, BTS'의 파급력을 전했다.

그는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각 국의 큐레이터들과 작가가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음악과 예술의 조합이다. 이번 협업은 ‘미술’이라는 배와 ‘음악’이라는 물이. 반대로 음악이라는 배와 미술이 가진 철학과 사상 역사가 하나의 물길이 돼서 각각의 방향과 형식이 어디로 가야할지 각각의 영역에서 정체성을 존중하고 그것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협업의 본질적인 결과보다 협업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문화적으로나 철학적으로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일까에 집중했다는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방탄소년단과 아미와의 연대에 인상깊었다고 언급했다.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다양성, 소통, 철학이 녹아들어 어떤 색으로 연대할 지가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공통점으로 갖는 고민이었다. 거대한 원을 그리는 것 같다. 결코 홀로 있을 때는 현명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 혼자보단 여럿이 연대해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고 우리는 이것을 지키고 있나라는 메시지에서 시작했다. 특히 방탄에서 아미로 연대되는 게 색달랐다”라고 말했다.

강이연 작가는 “아트 외에 요소를 만나는 콜라보레이션은 재밌지만 의견이 충돌하게 되는 마찰들이 많다. 그걸 작가가 싸우기도 하고 그런 과정이 포함될 수 있는데 그게 작가들한테 협업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 한 번도 그런 경우가 없었다”며 “비교적 다른 작품들보다 제 작품은 방탄소년단을 대하는 팬의 입장에서보다 작가로서 말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 형태는 한 명의 디렉터가 있고 여러 명의 큐레이터들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수평적인 관계로 진행된 기획력이기 때문에 독특했고 그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의 작품인 ‘비욘드 더 씬’은 7명의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보여주는 강렬한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프로젝션 매핑 작업이다. 이에 강이연 작가는 “안무가 선생님이랑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작업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열심히 공부를 하면서 7개의 전시장에 동일한 세트를 놓고 촬영했다, 씬을 넘어 다음 씬으로 넘어가는 것이 모든 가능성을 포용하고 언어까지 초월하는 굉장히 보이밴드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퍼포먼스를 표현해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협업하는 것은 그 나라의 철학, 그 나라가 아끼는 뮤지엄들의 철학이 들어오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콜라보라는 이 매개체가 갖는 개념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고 믿는다”며 “다섯 개의 도시와 거대한 기관들과 어마어마한 작가들이 함께 콜라보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방탄소년단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콜라보의 의의를 짚었다.

장이연 작가는 “한국말로 노래하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아닌 다른 가수였다면 이 콜라보가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다. 외국에서 살고 있는 여성 예술가로서 어떻게 보면 늘 소수자의 입장에서 있었다. 그런데 아시아 남자 7명이 세계 무대를 장악하고 제가 만나본 아미들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목격하고 그런 방탄의 현상이 주는 쾌감은 강렬하고 짜릿하다. 이런 상징적인 방탄소년단이 아니었다면 유명한 작가와 아티스트들이 함께 협업할 수 있었을까 싶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연결된 형성이 전에 없었던 플랫폼을 만들었고 단편적인 콜라보레이션이 아닌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으로 본다면 좋을 것 같다”라며 전시 관람 포인트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 전시는 작가들과 방탄소년단의 직접적인 협업보다 그들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으로 풀어낸 감각적인 작품들을 전시한 공간으로 봐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CONNECT, BTS'는 서로 다른 가치와 다양성을 그대로 존중하며 그것들을 관계망처럼 연결시켰을 때 새로운 의미의 생태계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오늘날 디지털 커뮤니티의 본질을 반영한다. ‘다양성에 대한 긍정’과 ‘중심이 아닌 주변부에 존재하는 작은 것들에 대한 소망’ 등 방탄소년단이 추구해 온 철학과 가치이자 현대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로 이번 프로젝트는 방탄소년단과의 공감을 통해 새로운 ‘연결’을 모색하는 장이다.

이대형 아트 디렉터(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가 총괄 기획을 맡고, 런던의 벤 비커스(Ben Vickers)와 케이 왓슨(Kay Watson), 베를린의 스테파니 로젠탈(Stephanie Rosenthal)과 노에미 솔로몬(Noemie Solomon), 뉴욕의 토마스 아놀드(Thomas Arnold) 큐레이터가 각 국가별 전시 프로젝트의 기획자로 참여했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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