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원 "'사랑의 불시착' 최대 수혜자, 표치수 役 모험해주셔서 감사"[인터뷰]
입력 2020. 02.25. 17:01:17
[더셀럽 박수정 기자] '사랑의 불시착'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5중대 특무상사 표치수 역을 연기한 배우 양경원의 이야기다.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에 빛나는 '사랑의 불시착'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신스틸러들의 활약은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양경원은 '사랑의 불시착'이 발견한 숨은 보석이다.

"최대 수혜자요? 큰 수혜를 봤죠(웃음). 전체 대본 리딩 때 촬영 조명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저한테 최대 수혜자가 될 거라고. 처음에는 그렇게 얘기해주셨는데 잘못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앞섰던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인정하는 그런 배역이라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죠. 연기에 자신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자신만만하지도 않았어요. 기대해주시는 만큼 많은 분들이 공감할만한 표치수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전히 '사랑의 불시착'의 여운이 깊다는 양경원은 "표치수가 이 세상에 이렇게 남게 돼서 다행이다. 정말 영광이었다"며 표치수 역을 믿고 맡겨 준 작가님과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실 작가님도 그렇고, 감독님, 제작사 모두 저를 표치수 역에 캐스팅했다는 게 어떻게 보면 모험이었을 거라 생각해요. 표치수를 누구에게 맡기느냐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제가 TV 매체에서는 이렇타할 경력이 없었기 때문에, 그분들 입장에서는 저를 캐스팅했다는 거 자체가 정말 큰 모험이었을 거라 생각해요. 저였다면 저를 캐스팅할 수 있었을까 싶어요. 큰 모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표치수는 '사랑의 불시착' 애청자들의 '최애 캐릭터'로 꼽힐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요즘 양경원은 데뷔한 이래 대중분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기뻐했다.

"현장에서는 (탕) 준상이가, 그리고 집에서는 아내가 시청자들의 반응을 알려줬어요. 방송할 때는 밖에 돌아다닌 적이 없어서 실감하진 못했어요. 최근에 마스크를 끼고 길거리를 돌아다녔는데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인사도 해주시고, 사진도 함께 찍었어요. 지인분들께서도 사인을 요청해주시고도 하고요. 신기했죠. 특히 종방연 때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오셨더라고요. 시상식에 온 기분이었어요(웃음). 한분 한분 다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다는 걸 느꼈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경원은 표치수 역으로 인기를 얻은 것에 대해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5중대 대원들로 나왔던 배우들 모두가 좋은 기운을 가지고 있었어요. 서로 의지를 많이 했죠. 함께 있으니까 시너지가 배가 됐던 것 같아요. 촬영 내내 붙어있었어요. 항상 밥도 같이 먹고요. 간혹 단독신이 있었는데, 현장에 그 친구들이 없으면 진짜 외로웠어요. 기운도 없었고요"

극 중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 리정혁 역의 현빈, 윤세나 역의 손예진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두 분을 만날 수 있어 정말 감사했어요. 인간적으로도 따뜻한 분들이었어요. 배우로서도 배려심이 깊었고요. 예를 들어 신인 배우 같은 경우에는 연기를 하고 나서 한번 더 촬영하고 싶어도 다시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가 힘들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귀신 같이 알아차리시곤 한번 더 촬영을 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조성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죠.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실감 나는 북한 사투리도 호평을 받았다. 각 캐릭터에 맞는 북한 사투리를 연습했기 때문에 표치수를 비롯해 박광범(이신영), 김주먹(유수빈), 금은동(탕준상) 북한군 F4 모두의 매력이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자세히 들어보시면 북한군으로 나왔던 캐릭터 모두가 사투리가 달라요. 북한말을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께서 맞춤식으로 트레이닝을 해주신 덕분에 더욱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었죠. 현장에서도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좀 더 표치수에 맞는 화법을 익혀갔어요. 개인적으로도 선생님과 통화를 자주 했어요.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북한 사투리 연습을 했었죠. 그런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됐어요"



표치수의 인기와 함께 배우 양경원의 필모그래피에 관심이 높았다. 1981년생인 양경원은 2010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데뷔했다.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 국민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축 설계와 관련한 회사를 다니다가 뒤늦게 연기를 시작한 케이스다. 이후 2012년 극단 공연배달 서비스 간다에 입단했으며, 주로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왔다. 최근 tvN '아스달 연대기', '사랑의 불시착'으로 안방극장에 모습을 비췄다. 늦은 배우 데뷔에 조바심이 나진 않았을까.

"조바심을 가져본 적은 없어요. 좀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에 좀 더 절심함은 있었죠. 어렸을 때부터 춤과 노래, 그리고 인테리어와 건축에 관심이 있었어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어서 건축 관련 직업을 선택했었던 거죠. 해보니까 평생 이 일을 할 자신은 없더라고요. 회사를 다니면서 주말마다 극단에 가서 트레이닝을 받았어요. 지금 소속된 극단을 만나고 나서 연기에 더욱 관심이 생겼죠. 연기의 매력이 뭔지 그때 알았던 것 같아요. 그 후 지금까지 행복하게 이 일을 하고 있어요"

양경원은 배우로 데뷔한 후 평생을 함께할 인연도 만났다. 그는 2018년 뮤지컬 배우인 천은성과 부부의 연을 맺었고, 어느덧 벌써 결혼 3년 차가 됐다. 양경원은 아내의 내조 덕분에 '사랑의 불시착' 촬영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사랑의 불시착'이 잘 됐을 때 누구보다 기뻐했던 사람이 아내였어요. 아내는 늘 저를 다 잡아주는 사람이에요. 아내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아내의 내조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었고 행운도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촬영할 때 특히나 더 많이 챙겨줬어요. 새벽에 촬영이 끝났을 때도 늘 기다려주고, 아침마다 건강식들을 챙겨줬죠. 먹는 것, 입는 것 등 모든 걸 다 케어해줬어요. 제가 일에만 몰두할 수 있게 정말 많이 도움을 줬어요. 정말 고마웠어요.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던 만큼) 저 또한 아내에게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제 아내도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양경원의 아내가 아니라 본인의 인생 자체만으로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불시착'을 마친 후 양경원은 차기작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배역으로 기억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양경원은 지금의 좋은 '운'을 이어가기 위해서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번 '사랑의 불시착'은 정말로 운이 좋았던 기회였죠. 또 다른 운을 맞이하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 내면이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운은 가만있으면 굴러들어 온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앞으로도 꾸준히 준비를 해야겠죠. 그래야 또 다른 운이 생기지 않을까요?(웃음)"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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