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 남윤수 “시즌2 기태, 장난기 사라진 싸늘한 캐릭터일듯” [인터뷰]
입력 2020. 05.25. 17:12:28
[더셀럽 전예슬 기자] “올해 목표는 주인공 역할을 해보는 것, 그리고 ‘이 사람 아니면 안돼’라는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난달 2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연출 김진민, 각본 진한새)을 본 시청자라면 ‘이런 배우가 있었나?’ 느꼈을 것이다. 여자친구를 대할 때는 따뜻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타인을 괴롭힐 때는 차갑고 잔혹한 얼굴을 보여주며 신선함을 남긴 것. 신인 배우 남윤수의 이야기다.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공개와 동시에 파격적인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국내 넷플릭스 톱 10 안에 안착하며 현재까지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해외 외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남윤수는 극중 민희(정다빈)의 남자친구이자 일짱인 기태 역으로 생애 첫 악역을 선보였다. 특히 김진민 감독이 남윤수를 보자마자 기태 역으로 낙점지었다고 알려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첫 미팅에서 감독님이 웃고 있지만 어딘가 나빠 보이는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고 하셨어요. ‘너 같은 애가 일진 역을 해야지’라고 말씀해주셨죠. 웃고 있지만 나빠 보인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평상시 많이 웃지 않아서 주위사람들도 ‘차가워 보인다’라고 말을 많이 해주는데 공감이 됐던 것 같아요. 기태는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예요. 그래서 10대들의 폭력 사건이나 이슈된 것들을 SNS로 많이 접하고 찾아봤죠. 기태를 표현하기 위해 억압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어요.”



남윤수가 연기한 기태는 두 가지 얼굴을 보여줌과 동시에 지수(김동희)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갈등으로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흡연을 하고, 욕설을 내뱉고, 폭행에 가담하는 장면 등을 통해 기태 역할의 내면과 외면을 표현해야했기에 이에 뒤따르는 고충이나 부담감은 없었을까.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이게 진짜 있는 일인가’ 하면서도 ‘우리 주위에 있을 수도 있겠다’ 또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그런 사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태를 표현할 때 흡연은 괜찮았어요. 그런데 지수를 실제로 때리는 장면은 힘들었죠. 실제로 누군가를 때려본 적이 없어서 끝나고 나서도 심적으로 많이 불편하고 힘들었어요. 대본을 읽고 나서 경각심을 일깨워준 것 같아요. ‘인간수업’을 보고 나서 10대 때 자신들이 했던 행동들에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죠. 일부 시청자들은 이 소재를 보고 나서 ‘미화시키려는 게 아니냐’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미화시키는 게 아닌, 많은 분들이 알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2014년 모델로 데뷔한 남윤수는 2018년 웹드라마 ‘4가지 하우스’를 통해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하지 말라면 더 하고19’에서 이겸 역을 맡아 주목받았으며 ‘언어의 온도’를 통해서 얼굴을 알렸다. 웹드라마에 이어 넷플릭스로 작품의 폭을 넓힌 그는 함께 출연한 선배 배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김여진 선배님이 대기실에서 ‘현장은 편안하게 있어도 되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연기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도 해주셨죠. ‘인간수업’은 전 작품들과 다르게 긴 호흡의 연기를 했어요. 스스로 다른 작품에서 길게 연기를 할 수 있는 호흡을 배웠죠. 선배님들의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현장에서도 편안하게 하는 걸 배웠어요.”

‘인간수업’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한 남윤수. 그는 앞선 작품들에서 순수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는데 이번에는 첫 악역에 도전하며 전혀 다른 얼굴로 대중 앞에 섰다. 남윤수는 달라진 주변반응에 신기한 경험을 겪고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하루에 한 번 씩 반응을 찾아봐요. ‘일진 같다, 어디서 일진 데려 왔냐, 진짜 일진 아니냐’라는 말들이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하하. 댓글에서는 ‘연예인 비 닮았다’라는 것도 봤는데 신기했어요. 전 작품에서는 귀엽고 순수하고 ‘댕댕미’가 있었다면 ‘인간수업’에서는 완전 다른, 나쁜 일진이고 옆에 있으면 때려주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른 연기를 보여준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인간수업’은 시즌2를 암시하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지수와 규리(박주현)의 앞으로 행보와 여자친구와 친구, 그리고 학업까지 모두 잃은 기태는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까. 남윤수는 기태의 앞날을 추측했다.

“열린 결말이 훨씬 좋았다고 생각해요. 결말이 지어지면 ‘끝났구나’하면서 허무하게 마무리됐을 것 같아요. 열린 결말로 끝이 났기에 더 궁금증을 유발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기태는 학교도 그만두고 주위 친구들도 떠나갔어요. 여자친구인 민희도 떠나고 지수, 규리(박주현)도 사라져서 기태의 화는 극으로 달하지 않았을까요? 시즌2에서는 장난기가 사라지고 싸늘해진 캐릭터로 갈 것 같아요. 한층 더 무거워졌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남윤수의 차기작은 tvN 새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이다. 이 드라마에서 남윤수는 친절하고 인사성 좋은 택배기사 하경훈 역을 맡았다. 웃는 얼굴이 매력적이라 ‘해피맨’으로 불린다. 또 한 번의 이미지 변신을 보여줄 예정. 이와 함께 그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로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를 괴롭히고 뺏는 악역을 해보고 싶다”라는 발칙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전에 했던 작품에서는 짝사랑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어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이를 괴롭히는 소재의 드라마를 해보고 싶어요. 그런 경험을 실제론 해보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연기로써 경험해보고 싶어요.”

‘인간수업’은 고등학생들이 직면하는 문제와 그들이 선택한 상황에 대한 결과를 과감하게 풀어냈다. 한국 10대들이 겪는 어두운 면을 고스란히 묘사하고 있어 ‘인간수업’이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게 울려 퍼진다.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인간수업’의 한 주축을 맡은 남윤수. 그는 이 작품이 자신에게 어떻게 남을까.

“한 획을 그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저의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고 김진민 감독님께서도 저의 연기력을 이끌어주셨죠. 앞으로 뻔하지 않은 연기라고 해야 할까요? 누군가와 차별화가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 드라마를 봤을 때 이 배우가 생각난다’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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