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입니다 첫방] 한예리→정진영의 신선한 가족극, 초반 묘미 끝까지 갈까
입력 2020. 06.02. 11:11:24
[더셀럽 최서율 기자] ‘가족입니다’가 가장 가까이 있지만 타인보다 낯선 가족들의 특별한 이야기로 안방극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공감을 자아내는 스토리, 몰입 높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까지 더해진 이 드라마는 종영까지 순항을 이어 갈까.

지난 1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극본 김은정, 연출 권영일, 이하 ‘가족입니다’)에서는 오해로 빚어진 삶의 상처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가족들이 엄마 이진숙(원미경)의 생각지도 못한 ‘졸혼’ 선언으로 인해 각자의 삶에서 가족의 삶으로 시선을 옮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5년 전, 9년 동안 사귄 연인의 바람으로 좋지 않은 이별을 맞이했던 김은희(한예리)는 순간적인 슬픔에 휩쓸려 절친한 친구였던 박찬혁(김지석)과 언니인 김은주(추자현)에게 화풀이를 하게 되고 세 명의 사람을 잃는 실수를 저지른다. 마음속으로는 찬혁과 은주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고 싶지만 미처 치유되지 않은 상처 탓인지 은희는 쉽게 결심을 하지 못하고 시간만 속절없이 흐른다.

이 와중에 진숙은 긴급 가족회의를 통해 은주, 은희, 김지우(신재하) 삼 남매와 사위인 윤태형(김태훈)에게 남편 김상식(정진영)과 졸혼하기로 했다고 폭탄 선언을 한다. 은주는 졸혼을 빙자한 이혼을 이야기하는 진숙이 이해되지 않는다. 은희는 무조건 엄마 편을 들겠다며 진숙을 응원한다.

진숙은 상식에게 졸혼을 요구하며 “집 안에 당신이 앉아 있으면 너무 싫다. 걸어 다니는 것도 싫고”라고 외친다. 진숙과 상식 사이에는 오랜 세월과 함께 쌓인 두터운 벽이 있는 듯해 보이지만 두 사람 중 누구도 먼저 그 벽을 허물지 못한다. 진숙과 상식처럼 은주와 태형도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부부’가 된 슬픔과 각방을 쓰게 되기까지의 벽이 존재하지만 그 벽을 없앨 화두를 쉽게 꺼내지 못한다.

한편 은희는 명상 관련 책 출판을 위해 한 작가를 만나러 가게 되고 얼떨결에 명상 참여 기회를 얻는다. 이 명상을 통해 은희는 과거 연인과 이별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실수로 찬혁과 은주에게 큰 상처를 줬던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고 미안함에 눈물을 흘린다. 이후 은희는 찬혁과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지며 회포를 풀고 은주에게도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건넬 정도로 성장한다.

은희의 성장을 발판 삼아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듯해 보였던 가족은 갑작스럽게 상식의 산중 낙산 사고 연락을 받고 또 다시 위기에 봉착한다. 여기에 더해 은희는 회식 자리에서 ‘사고를 쳤다’고 찬혁에게 털어놓는다.

‘가족입니다’는 주인공 개인의 서사에만 주목했던 기존 드라마 화법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가족 공동체의 이야기를 다룬다. 상식, 진숙, 은주, 은희 등 가족으로 묶여 있는 개인의 속사정을 풀어내며 그들이 왜 ‘아는 건 별로 없는’ 가족이 됐는지를 조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가족처럼 서로의 사정에 귀 기울이지 않은 채 가족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짚어 보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은희와 은주의 애정사와 관련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전개한다는 점이 ‘가족입니다’의 특징 중 하나다. 은주는 남편인 태형과의 관계에서 충족되지 못한 부분을 카페 아르바이트생인 안효석(이종원)과의 관계를 통해 보충한다. 은희 역시 직장 상사 임건주(신동욱)와 하룻밤을 보내는 실수를 저지르며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은희와는 다른, 사회 구성원이자 한 개인인 은희의 모습을 드러낸다.

배우들의 연기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한예리와 추자현은 현실 자매의 말다툼을 보는 듯한 리얼한 연기력을 뽐내며 오랜 시간 싸움을 거듭하면서도 서로를 누구보다도 아끼는 가족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졸혼을 선언한 오래된 부부의 모습을 표현한 이진숙과 정진영의 노련한 연기도 현실감을 더했다.

잊고 살았던 가족의 모습을 재발견하게 해 주는 ‘가족입니다’는 첫 회 평균 시청률 3.1%, 최고 시청률 4.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1회의 탄탄한 서사가 계속 이어져 끝까지 ‘가족입니다’만의 묘미를 지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가족입니다’는 가족 같은 타인과,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더셀럽 최서율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가족입니다’ 캡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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