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인턴' 박기웅, 17년차 배우의 연기 소신 [인터뷰]
입력 2020. 07.09. 16:48:03
[더셀럽 신아람 기자] 배우 박기웅이 또 해냈다. '꼰대인턴'을 통해 색다른 연기 변신으로 '박기웅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데뷔 17년 차에도 여전히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너무 좋다는 배우 박기웅이다.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통쾌한 갑을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 일터 사수기를 그린 코믹 오피스물. 최종화는 6.2%(전국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 중 박기웅은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안하무인 싸가지 '준수기업' 대표이사 남궁준수 역으로 분했다. 이제 막 종영을 맞이한 박기웅은 아직도 촬영이 덜 끝난 기분이라며 여운이 남은 듯 했다.

"12부작이라 짧아서 그런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시작하고 바로 끝난 기분이다. 끝났다기 보다 더 촬영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또 배우들끼리 아직도 연락을 많이 해서 더 그런 것 같다. 단톡방이 아직도 활성화되어 있다. 김응수 선배님이 매일 꽃 사진, 영상을 올리신다. 이제는 알람이 안 울리면 허전하다"

악역 전문 배우로 불리는 박기웅은 남궁준수를 자신만의 연기 색깔로 녹여내 '박기웅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런 연기를 하기까지 선배들의 영향이 컸다며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재발견이란 수식어는 계속 들어도 좋을 것 같다. 연기가 괜찮았으니까 해주시는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 같은 경우 친분이 있는 배우들과 만나 호흡이 좋아 결과가 좋았다. 김응수 선배님과는 지난 2005년 처음 작품을 했었다. 김응수 선배님을 포함 이번에 함께한 중견 배우분들이 후배 배우들에게 인기가 좋으셨다. 후배들에게 격의 없이 다가오시는 분들이다. 제가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이 되면서 전체 회식에도 참여를 못했는데 다 친분이 있는 분들이라 촬영하기 너무 수월했다. 촬영 시작 전부터 무조건 현장 분위기가 좋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박기웅의 확신은 옳았다. 좋은 현장 분위기는 결과물로 이어졌고 '꼰대인턴'은 수목극 1위 왕좌를 지켰다.

"배우들 간의 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품은 혼자서 할 수 없다. 하나의 목적을 놓고 배우들끼리 팀플레이를 이뤄가면서 해야 하는 거다. 이번 촬영장에서는 배우들 간의 대화가 많이 오갔다. 감독님께서 말 그대로 놀게 해주셨다. 자유를 얻었을 때 배우들 아이디어가 계속 나온다. 좋은 성향의 배우들로 구성이 되어있어서 좋은 시너지가 나온 것 같다. 그만큼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다음 작품에서도 또 같이 하고 싶은 멤버들이다. 시즌2를 한다면 무조건 참여할 거다. 이런 자유로운 캐릭터 자체가 다시 하기 힘든 캐릭터다"

악역이지만 밉지 않은 남궁준수를 표현하기 위해 박기웅은 체중증량도 마다치 않았다고 한다. 배우라면 이러한 부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란다.

"전작 '신입사관 구해령' 때 좀 많이 말라있었는데 수염을 붙이고 분장을 해도 위엄이 없더라. 그 뒤부터 조금씩 체중 증량을 했었다. 또 이번 작품을 만났을 때 감독님과 미팅 당시 악역이지만 밉지 않게 표현해 줄 수 있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생각한 게 화면에 얼굴이 좀 둥글하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체중을 늘렸다. 외적인 부분이 미세하지만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번 작품을 포함 박기웅은 이른바 '악역 전무 배우'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매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으로 인생캐릭터를 경신, 100%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반면 악역 이미지가 굳어질까 하는 배우로써 고민도 존재했을 터.

"배우이다 보니까 처음부터 지금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 생각은 여전하다. 악역 연기를 지금도 좋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한 가지 이미지로 고착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다보니 악역을 맡은 역할이 100% 흥행에 다 성공했었다. 하지만 부담은 없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가 잘 나오면 된다. 앞으로도 그런 부담을 안 가지고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

어느덧 17년 차 배우가 된 박기웅은 초심을 잃지 않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그런 그의 배우로서 바람은 장르 불문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것이다.

"작품을 선택할 때 기준은 첫 번째는 대본이 재미있어야 한다. 두번째는 하고 싶은 역할, 표현했을 때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야 한다. 역할 크기에 대해선 완전히 자유로운 편이다. 가능하면 지금 이 나이 또래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사실 아직도 각 잡히는 역할이 많이 들어오는데 저는 다 잘할 자신이 있다(웃음)"

[더셀럽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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