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김동완, 만 번의 연기 연습을 한다는 것은 [인터뷰]
입력 2020. 07.10. 07:00:00
[더셀럽 전예슬 기자] 아이돌에서 연기자로. 배우 김동완이 이번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능청스러운 사기꾼 몰락 양반 역을 맡아 첫 사극에 도전한 그다.

‘소리꾼’(감독 조정래)은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영화다. 지난 1일 개봉된 이 영화는 정통 소리를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 장르로 구현,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음악적인 부분이 풍성하게 나와 그 부분이 만족스러웠어요. 조정래 감독님은 우리나라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라고 말한 것처럼 시공간을 오가는 편집이 세련되게 나왔어요. 전체적인 완성도가 마음에 들어 흡족하게 감상했죠. 하하.”

김동완은 극중 속을 알 수 없는 능청스러운 사기꾼 몰락 양반 역을 맡았다. 가수에서 영화, 예능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코믹함과 카리스마를 지닌 이중적 인물을 소화해냈다. 힘을 뺀 듯한 연기가 스크린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나이 들면서 노력을 하니까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박철민 선배님과는 연극에서 선, 후배 사이로 만났었죠. 대사를 맞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매 장면마다 백 번 가까이 맞춰 봤어요. 술자리 회식에서도 대사를 맞출 정도였죠. 그런 쪽에서 큰 도움을 받았어요. 우스갯소리로 ‘만 번 정도 연습했어요’라고 하는데 사실 지금까지 제 연기가 욕을 먹은 적도, 극찬을 받은 적도 없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만 번을 채우지 못해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극을 하면서 깨닫게 된 거죠. 연극하시는 분들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만 번을 연습하시더라고요. 그래야 발견하지 못했던 어떤 것들이 나오니까. 만 번을 혼자서 하는 게 아닌, 몇 번 번 나 혼자 하고, 상대방과 맞추면서 부족했던 것들을 느끼게 됐어요. 힘을 뺐다는 건 칭찬이니까 다음도 기대해 주세요.”

‘소리꾼’은 조선시대 영조 10년, 착취와 수탈, 인신매매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학규(이봉근)의 아내 간난(이유리)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고 딸 청이(김하연), 대봉(박철민)과 함께 ‘소리패’를 만들어 조선팔도를 유랑한다. 학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캐릭터롤에 비해 몰락 양반의 비중은 다소 적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보시는 분들이 아쉬워 하셨는데 저는 이 정도 발란스가 좋았어요. 저의 분량이 더 나오면 시선이 분산되거나 복선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었죠. 소리를 담은 영화이고 소리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저의 비중에 대해서는 만족해요.”

2002년 방송된 KBS2 드라마 ‘천국의 아이들’에서 주인공 기호태 역을 맡으며 연기 영역에 발을 들인 김동완. 이후 그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갔다. 특히 그는 주조연을 불문하고 ‘연기’ 자체로 인정받은 것.

“제가 아이돌 출신이잖아요. 제 파트가 있고, 저의 자리가 있고, 분량이 있던 것을 평생 활동해 와서 그런지 주연에 대한 욕심이 없어요. 물론 주연을 하면 좋지만 주연들이 가진 무게감을 감당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분량이 많지 않으면 내 것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주연은 부담감까지 어깨에 짊어지고 가야하잖아요. 주연을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무게와 고통을 감내해야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이죠.”



신화의 김동완으로 유명해졌지만, 연기자로서 활약도 눈에 띈다. 2011년 MBC ‘절정’에서 이육사 역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후 KBS2 ‘회사 가기 싫어’, 영화 ‘시선 사이’ 등 장르와 캐릭터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저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있을 수 있잖아요. 사람들 머릿속에 그려진 김동완이란 인물이 있기에 그 사람들이 전혀 기대하지 못한 캐릭터는 우선순위로 두지 않아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걸 찾는 편이죠. 어릴 때는 사람들이 기대하지 않는 걸 했어요. 변신해야할 것 같았죠. 이후에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게 있고 그걸 잘 해 낼 수 있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소리꾼’이 가지는 영화의 매력은 다양하다. 국악, 전통 음악를 들려줌과 동시에 가족의 의미를 되짚고, 전국팔도의 풍광을 보는 재미도 더한다. ‘소리꾼’ 만이 가지는 강점에 대해 김동완은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 소리가 진짜 아름답구나, 우리가 아름다운 팔도강산에 살고 있구나, 우리 민화가 재밌구나를 느끼실 거예요. 또 국악을 계속 찾아보시지 않을까 싶고요. 소리를 하는 여성분이나 가야금을 연주하는 남성분들이 다 입상경력이 있는 특기생들이에요. 그런 분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상업영화로써 사랑받아야하지만 기록영화로써 가치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볼거리는 충분히 소리로 만족하실 거고요. 소리에 대한 귀가 즐거울 수 있는 완성도를 기대하고 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을 봉근 씨가 다 해주셨죠. 가장 진보된 기술을 그대로 적용했기에 공연에서 보는 것보다 더 실감나게, 앞에서 보는 것처럼 느끼실 거예요. 또 ‘천재소녀’ 하연이라는 친구의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천재성을 보실 수 있고요.”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Office D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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