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인턴' 박해진의 새로운 얼굴[인터뷰]
입력 2020. 07.11. 07:00:00
[더셀럽 박수정 기자] "코믹 장르에 자신감이요? 저 원래 잘해요"

배우 박해진이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그동안 보여준 진중한 연기를 벗어던지고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꼰대인턴'은 가까스로 들어간 회사를 이직하게 만든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 직원으로 맞게 되는 남자의 찌질하면서도 통쾌한 복수극을 담은 작품. 극 중 박해진은 구 '옹골' 라면사업부 마케팅영업팀 인턴이자 현 '준수식품' 마케팅영업본부 마케팅영업팀 팀장인 가열찬 부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대놓고 웃기는 건 자신 없지만 코믹 장르를 피하진 않아요. 재미를 위해 망가지는 건 두렵지 않아요(웃음). 가열찬이라는 캐릭터도 대놓고 웃기진 않지만 진지한 모습에서 웃음 포인트들이 있잖아요. 나서서 웃기지는 않지만 그 상황 속에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리액션에 좀 더 집중했어요. 얼굴을 정말 많이 썼어요"

'박해진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을 정도로, 그의 연기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박해진은 함께한 동료들과 합이 좋았기 때문에 '꼰대인턴'만의 코믹함이 잘 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댓글 중에서 '얼굴 그렇게 쓸거면 나를 달라'라는 반응을 봤어요. 저 역시 (제가 몰랐던 저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었죠(웃음). 혼자가 아니라서 더 과감히 할 수 있었어요. 함께 했던 배우들이 잘 받아줬기 때문에 그런 코믹한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완성될 수 있었어요"



'꼰대인턴'은 방영 내내 수목극 1위를 유지했고, 자체 최고 시청률 7.1%(전국 가구, 닐슨)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영탁의 '꼰대라떼' 등 드라마의 OST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박해진과 김응수가 함께 진행하는 '꼰대인턴 상담소' 역시 네이버 오디오클립 라이프 채널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하며 '꼰대인턴'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

'꼰대인턴'의 흥행을 예감했냐는 물음에 박해진은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그리고 잘 하고 싶었다. 어떤 작품이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잘 될 줄 알고 작품에 임하지 않겠나. 안될 줄 알았다면 시작하지 않을 거다. 이렇게 잘 끝나서 정말 다행이다"고 답했다.

"순번을 매길 수는 없지만 '꼰대인턴'은 감히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2부작이라 아쉬움이 커서 그런지 더 그렇게 느껴지네요. 시청률을 떠나서 모두가 행복하게 촬영했던 현장이었습니다"

인기 비결은 '꼰대'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직장 내 갑질 문화를 현실적이면서도 위트있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꼰대인턴' 대본을 보고 드라마니까 극 중 초반 이만식(김응수)이 가열찬(박해진)에게 '이 정도로 하겠지'라고 생각했어요. 당연히 과장해서 표현됐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 방영 후 댓글을 보니 가열찬을 보고 '실제 내 이야기다'라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이만식(김응수)같은 상사도 많다는 댓글을 보고 '많은 분들이 회사에서 이렇게 힘든 생활을 하시는 구나'라는 걸 다시 알게 됐어요"

극 중 꼰대 상사이자 인턴 이만식 역을 맡은 배우 김응수와 박해진의 케미 역시 기대이상이었다. '만찬 커플'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꼰대인턴' 작가도 두 사람을 '꼰대인턴'의 최고 러브라인으로 꼽았다. 박해진은 "김응수 선배님이 캐스팅됐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그 이상의 캐스팅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대본도 재밌었지만, 이만식 역할에 김응수 선배님이 캐스팅됐기 때문에 '이건 해 볼 만한 작품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안 할 이유가 없었죠. 실제 선배님은 꼰대스러운 면이 전혀 없어요. 함께여서 정말 좋았습니다"



2006년 KBS2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로 데뷔한 그는 어느덧 15년 차 중견 배우가 됐다. 그간 '별에서 온 그대' '내 딸 서영이' '나쁜 녀석들' '치즈인더트랩' 등 굵직한 작품 다수에 출연하며 단단한 연기 내공을 쌓았다.

"연기관이요? 그저 끊임없이 연구하는 거 밖에 없어요. 늘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그 작품에 몰입하다보면 그런 건 다 사라지더라고요. 한 번이라도 더 고민하고, 연구하고 노력하는 거 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지금도 연기 수업을 받아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갈 지 방향도 잡고, 더할 건 더하고 뺄 건 빼면서 그렇게 하나하나 만들어가요"

올해 박해진은 KBS2 '포레스트'에 이어 MBC '꼰대인턴'을 연달아 선보였다. '열일'의 아이콘답게 '꼰대인턴' 종영도 전에 일찌감치 차기작까지 결정지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웹툰 원작의 드라마 '크라임퍼즐'로 대중들과 만난다.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박해진은 작품이 있다면 해야하지 않겠냐며 힘주어 말했다.

"드라마 제작이 예전보다 줄었고, TV에서도 새 드라마 편성도 줄어들고 있잖아요. 배우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진다는 뜻이죠. 작품이라는 게 나를 기다려주진 않지 않냐.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당연히 해야죠"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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