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故 정범식 씨 아내, 남편 죽음에 억울함 호소 "씻을 수 없는 상처"
입력 2020. 07.14. 23:12:45
[더셀럽 박수정 기자] 'PD수첩'에서 고(故) 정범식 씨 아내가 남편의 죽음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14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은 '남편은 자살하지 않았습니다' 편으로 꾸려졌다.

이날 'PD수첩'은 2014년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고(故) 정범식 씨의 죽음과 관련해 진실을 파헤쳤다. 당시 정범식 사건을 조사했던 울산동부경찰서도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경찰은 정범식 씨의 자살 동기로 정신과 치료,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을 내세웠다. 경찰청이 작성한 보고서를 확인한 김은혜(가명) 씨는 황당했다.

김은혜 씨는 "경찰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냐고 묻더라. 어렵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계속 부부의 갈등 때문이라고 하더라. (직장 때문에) 떨어져 있어서 안좋은 소리를 문자로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내용만 있는 게 아니였다. 안 좋은 내용만 추려서 이야기를 하더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은혜 씨는 상반된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 김은혜 씨가 공개한 문자에는 다정하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는 두 사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정범식 씨 정신과 소견서에는 '망상장애'가 있었는데, 정신과 전문의는 면담 당시 자살사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자살 예방 전문가 역시 정범식 씨가 자살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연체된 카드 값도 정범식 씨가 사망하기 전 모두 상환되었지만, 보고서엔 연체되었던 사실만 기재되어 있었다. 경찰은 부검감정서에 적힌 ‘변사자의 사인은 스스로 목맴(의사)에 더욱 부합하는 것으로 생각됨’을 인용하며 자살을 확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조차 ‘자살인지 사고사인지 감별하여 논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경찰의 판단을 바꿀 수는 없었다. 김은혜(가명) 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5년 4개월이라는 긴 재판 끝에 사고사가 인정되었다. 남편의 억울함은 밝혀졌지만, 경찰의 편파적인 수사와 현대중공업의 태도는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김은혜 씨는 "수 차례 경찰에게 호소했다. 카드값은 다 갚았다. 보험료 미납이 있었는데 5만원 정도였다. 누가 5만원 가지고 자살을 하겠냐. 처음부터 자살이라고 단정 지어놓고 모든 걸 끼워맞추려고 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PD수첩'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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