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연기에 목마른 19년 차 배우 김태훈 (가족입니다) [인터뷰]
입력 2020. 08.01. 08:00:00
[더셀럽 신아람 기자] 올해만 '통화권 이탈' '외출' '가족입니다' 등 열일 행보를 이어온 19년차 배우 김태훈은 여전히 연기에 목마르다. 그동안 장르불문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연기력을 입증받은 그지만 여전히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김태훈이다.

최근 더셀럽은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를 통해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성공한 김태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1일 종영한 '가족입니다'는 가족 같은 타인과,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에 관한 이야기. 최종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5.4% 최고 6.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 중 김태훈은 성정체성을 숨긴 채 김은주(추자현)과 결혼하는 의사 윤태형을 연기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즐겁게 봐주신 거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다. 시청률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너무 기뻤다. 출연 배우들끼리 시청률과 상관없이 너무 좋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자체가 좋다는 말을 했었다"

앞서 지난해 방영된 SBS '시크릿 부티크'에서 동성애자 연기를 했던 김태훈이지만 이번 연기가 그저 쉽지 많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윤태형은 평범한 게이 캐릭터가 아닌 감정선이 복잡한 인물이었기 때문.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조금 막연했다. 이 역할뿐만 아니라 매번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있다. 이번 역할은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부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과 아픔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기대를 하면서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려운 거구나를 깨닫게 됐다"

'가족입니다'에서 김태훈이 연기한 윤태형은 '시크릿 부티크' 위정혁과 직업, 성향 등 비슷한 지점이 많다. 연속해서 같은 역할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터.

"같은 역할을 두 번 한다고 해서 불편하진 않았다. 다른 인물이다. '시크릿 부티크'를 찍고 독립영, 단막극 코미디 등 많은 작품을 했었다. 나름대로 여러 캐릭터를 거쳤다고 생각한다. 이전 작품을 안 보신 분들은 연달아 같은 역할을 연기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런 느낌은 없었다. 또 다른 인물이니까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의사라는 직업은 같은 카테고리 안에 속한 캐릭터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며 호평을 받는 김태훈이지만 연기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존재했다. 특히 윤태형이라는 인물이 게이라는 사실을 시청자들이 2회 만에 알아채 굉장히 놀랐다며 웃어 보였다. "(성정체성 연기) 어려웠다. 이 역할뿐만 아니라 매 작품마다 그렇다. 진심을 담아 잘 표현해야 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연기는 하면 할 수록 어려운 거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처럼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믿보배'라는 타이틀을 얻은 김태훈이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 끝없이 의심하고 채찍질 중이었다. "작품이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칭찬을 들으면 체감이 되지만 스스로 잘하고 있구나라고 느낀 적은 없다"

현시대의 가족의 모습을 따뜻하면서도 날카롭게 짚어낸 ‘가족입니다’는 매회 차원이 다른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가까이 있지만, 정작 아는 것이 없었던 가족들이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고 보듬어가는 과정,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진정한 가족을 완성해 나가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오래도록 곱씹을 울림을 남겼다. 이처럼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김태훈은 다양한 공감 지점을 꼽았다.

"작가님, 감독님만의 감성이 좀 달랐던 것 같다. 바라보는 시선과 만들어가는 감성이 다르게 본인들만의 색깔이 있었던 것 같다. 그것들이 잘 어우러져서 보시는 분들한테 아주 새롭진 않지만 차별점이 있는 그런 드라마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 또 한 색으로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게 아니라 공감 지점이 다양해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던 것 같다"

김태훈은 이번 작품이 끝나자마자 차기작을 확정,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끊임없이 다작을 하는 그는 여전히 연기에 대한 만족이 안되기 때문이란다.

"연기에 대한 갈증 때문인 것 같다. 만족이 안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다작을 하는 이유도 있고 욕심인 것 같다. 욕심을 좀 내려놔야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갈증이) 채워질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아서 괴롭다. 연기 자체가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면 더 괴로운 일이 되겠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됐다. 그냥 꿋꿋이 해나가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지점들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새삼 선배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연기는 근원적으로 어려움이 있구나 하는 걸 또 한 번 깨닫게 됐다"

여전히 김태훈에게 연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단다. 대중에게 잘 전달됐을 때 만족감을 느낀다는 김태훈의 차기작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나빌레라'다. 발레선생님으로 연기 변신을 예고한 김태훈이 또 어떤 모습으로 대중을 찾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셀럽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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