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리 "'GTG(gotta go)', 감정의 기승전결에 집중해주길" [인터뷰]
입력 2020. 11.24. 15:52:58
[더셀럽 김희서 기자] 가수 채리가 자신만의 음악을 개척하며 국내 가요계에 여성 아티스트로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채리는 19일 새 생글 ‘GTG(gotta go)’를 발매했다. ‘GTG(gotta go)’는 ‘사랑’에 대한 채리의 경험과 생각을 녹여낸 힙합 R&B 소울 장르의 곡으로 채리가 직접 전반적인 작업에 적극 참여했다.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와 짙은 감성으로 존재감을 발휘한 채리는 데뷔 직후 음악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개성 강한 음악색과 무대 장악력에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춘 채리는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이 시선을 끈다. 채리의 이번 앨범은 지난 5월 ‘거짓말(Feat. 크루셜스타)’로 가요계 정식 데뷔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거짓말’을 시작으로 싱글 ‘I', EP앨범 'Mirror'을 발매하며 자신만의 음악관을 구축해온 만큼 채리의 새 싱글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계획은 더 빨리 내고 싶었는데 곡 외에 것들이 준비가 느려지다 보니까 3개월 만에 나오게 됐다. 앞으로 다음 앨범들은 더 짧은 시간 내에 나올 것 같다.”

채리가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은 모두 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음악이다. ‘GTG(gotta go)’ 역시 채리가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그의 곡 메이킹 능력은 물론 채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더했다. 특히 채리는 ‘GTG(gotta go)’에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명확한 메시지로 담아내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곡을 쓸 때 오래 만나던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는데 그게 우울하다는 감정보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 꺼내 주시는 분들에 대한 감정을 썼다.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쉽게 말하지 못하는 부분이나 아픔이 있으면 말보다는 노래로 쉽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같이 공유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노래를 듣는 분들이 ‘나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라는 감정을 느끼셨으면 한다. 꾸며내는 것 보다 날 것의 느낌 그대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공감이 됐으면 좋겠다.”

‘GTG(gotta go)’는 채리의 자전적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먼저 손을 내밀어준 또 다른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며 치유를 받는, 인간관계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뤘다. 한 번쯤은 겪어봤을 감정이기에 채리는 음악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어떤 상처를 받은 상태였으니까 또 다른 연애나 어떤 관계를 시작할 때 두려움이 있는데 그런 두려움을 깨가는 과정을 노래로 담았다. 나를 내려놓고 나는 이런 사람이다 보여주고 새로 시작하는 관계이니까 솔직해지고 자기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면 잡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던 노래다. 직접 겪었던 경험이나 감정 위주로 곡을 안 쓰면 좋은 노래가 안 나오는 것 같아서 대부분 실화 위주로 쓰고 있는 편이다.”

앞서 채리는 ‘GTG(gotta go)’에 대해 기존의 곡들과는 색다른 무드를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이에 채리는 작업 과정에 변화를 주고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잘 부르려고 하기보다 감정전달을 어떻게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보이스랑 톤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노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다 보니 감정위주로 부르려고 했다. 발음이 예쁘게 들렸으면 좋겠어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 과정에서 힘을 얻는 편이기도 하고 전에 하던 것과는 다른 시도를 해보는 첫 번째 곡이라서 더 애정이 가는 것 같다. 실제 제 이야기를 하면서 위로를 받기도 하더라. 팬 분들은 들어보시면 알 텐데 그 전에는 클래식하게 전형적인 보컬 같은 느낌으로 했다면 저는 틀 안에서만 노는 건 멋이 없다고 생각해서 저만의 장르 같은 걸 만들어보고 싶었다. 사운드도 많이 다르고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서 아마 들어보면 아실 것 같다.”

채리는 IV(아이브이), 제레미 퀘스트, 펀치넬로, 크루셜스타, 바이스벌사, 베이식 등 유명 힙합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하며 ‘믿고 듣는 실력파 신예’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아티스트들간의 음악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콜라보레이션하는 모습은 쉽게 접하지만 신예와 함께 하는 모습은 흔치 않다. 그럼에도 채리는 다수의 아티스트와 함께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콜라보레이션의 매력은 똑같은 색이 아니라 저와는 다른 색을 가진 분들이라 그 다른 지점을 잘 맞춰지면서 새로운 색이 된다는 것이 재밌고 신기하다. 제가 하지 못한 부분은 그 분들이 채워주니까 스타일이나 스킬에서도 배울 점이 많고 저도 욕심이 생기고 여러 시도를 해보면서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K팝 시장의 폭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다양한 음악색을 지닌 아티스트부터 힙합, R&B 소울, 재즈, 클래식 등 서로 다른 장르들을 접목시켜 새로운 음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좋아하는 장르나 음악적 취향이 사시사철 바뀌는 편인데 저도 그런 장르의 음악들을 너무 좋아해서 들을게 많아졌다는 점이 좋다. 또 그런 아티스트들이나 음악들을 접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 곡을 만들 때도 그렇고 의욕적으로 작업하게 되더라.”

주로 자신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찾고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고 위로를 전하고 싶다던 채리. 하지만 채리는 음악적으로 슬럼프를 겪거나 힘든 순간이 올 때면 오히려 모든 마음을 비우고 다시 시작한다고. 또 채리는 음악을 할 때와 실제 모습에 대한 정체성도 분리해두는 편이다.

“그럴 때는 음악이나 아무것도 안한다. 작업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힘든 상태로 있는다. 극복하려고 하면 더 우울해지고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아무 것도 안하고 그렇게 일상생활을 보내다보면 다시 음악이 만들어지고 싶어진다. 길어야 일주일 정도? 사실 실제 제 성격은 장난기도 많은데 음악에 있어서는 더 과감해지는 것 같다. 평소에 못하는 이야기를 일기장에 써놓는 것처럼. 갭 차이가 꽤 큰 것 같다.”

대중은 음악으로 모든 걸 표현해놓은 결과물을 통해 아티스트를 평가를 하지만 사실 이 음악이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그들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탄생한 결과물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완성된 곡의 비하인드도 오로지 아티스트만이 아는 이야기인 만큼 음악과 휴식의 경계도 아티스트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에 대해 채리는 음악과 휴식을 구분해놓지 않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안 쉬는 것 같다. 구분을 하려고 했는데 쉬어야 하는 시간에도 결국 음악을 생각하면 일이라는 개념 때문에 더 기분이 안 좋아지더라. 그래서 음악도 일처럼 생각 안한다. 대신에 노는 시간을 없애고 누구를 만나고 밖에 나가서 노는 걸 안 하고 있다. 그 외에 쉬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다. 지치거나 힘들 때 스트레스 푸는 건 취미를 만들어서 아마 그게 쉬는 시간일 수도 있다. 그림도 그리고 게임도 하고 그런 시간이 많지 않은데 쉰다고 하면 그렇게 쉬는 편이다. 음악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적은 없다.”

채리는 이번 신곡이 팬들에게 여운이 남는 곡이 되기를 바랐다. 더불어 음악을 통해 앞으로 더 나아가고픈 채리의 당찬 포부도 들어봤다.

“여운이 많이 남았으면 좋겠다. 노래를 감정의 기승전결로 만들어서 다 느껴주시면서 들으면 감사할 것 같다. 저만의 장르를 생각해주시면 좋겠고 독보적인 색깔이 있는 아티스트로 기억되면 좋겠다. 음악 색깔이 뚜렷해서 ‘이런 음악을 들으면 채리가 생각난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더 빨리 음원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거고 이번 싱글에 제 색깔이 많이 담겨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곡들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

채리에게 2020년은 어떤 해로 남을까.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좀 더 재미있게 보냈을 것 같다. 저의 이름을 내 건 음악 앨범이 세 장이나 나왔고 그동안 살면서 못해본 경험을 한꺼번에 한 것 같다. 그래서 내년이 기대된다. 올해는 어쩔 수 없으니까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하고 활발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2six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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