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이충현 감독이 밝힌 소화기·서태지·‘울트라맨이야’의 의미 [비하인드]
입력 2020. 11.30. 17:09:40
[더셀럽 전예슬 기자] 이충현 감독이 영화의 이야기 및 캐릭터 설정 등에 대한 비화를 밝혔다.

30일 오후 영화 ‘콜’ 공개를 기념, 이충현 감독의 인터뷰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인해 온라인상으로 진행됐다.

극장 개봉 대신 OTT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 27일 전 세계 공개된 ‘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금기된 선택으로 자신은 물론, 주변 인물들의 운명까지 바꾸게 된 서연(박신혜)은 본인의 미래를 알고 무섭게 돌변한 영숙(전종서)로부터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특히 영숙을 연기한 전종서는 소화기를 사용해 무자비한 연쇄살인을 시작, 광기를 표출하며 압도적인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러한 설정을 한 이유로 이충현 감독은 “서연과 영숙은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나 기억에 있어 ‘불’이라는 메타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서연이 경우, 과거 화재로 인해 다리에 화상이 생겼다. 영숙은 퇴마를 할 때 불이 다뤄져 자연스럽게 집에 소화기가 있었다. 불을 끄는 일반적인 도구가 영숙이에게는 살인도구가 된 것”이라며 “동전의 양면 같은 게 영숙의 자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숙이 먹는 딸기, 소화기의 빨간색, 피, 영숙이가 쓴 가발, 폭주했을 때 입은 옷 등 레드계열의 통일성을 이루고자 했다”면서 “또 다른 방식으로 영숙이가 할 수 있는 살인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다. 거기서 산소통으로 살인을 한다. 산소통이 소화기 모양과도 비슷했다. 그런 것들이 무의식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갈 때 작용했다”라고 덧붙였다.

영숙은 서태지에 열광하는 20대로 등장한다. 그의 음악과 패션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영숙을 서태지 팬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이 감독은 “서태지를 직접적으로 만나보진 않았지만 ‘콜’ 안에 서태지라는 인물과 음악을 절실하게 사용하고 싶었다. 허락을 받고자 서태지에게 시나리오도 드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봐주셨던 걸로 알고 있다. 다행히 흔쾌히 허락해주셨다”면서 “박신혜와 서태지의 아내 이은성이 서로 연락해 이야기를 주고받은 걸로 안다. 그런 부분에서 다행히도 나쁘지 않고, 긍정적으로 봐주셨다. 영화에 아무 문제없이 원만하게 잘 녹여낼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서태지여야만 했던 이유를 묻자 이충현 감독은 “90년대와 X세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기도 하고, 서태지 이름만으로 더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영숙이 가진 이미지와 서태지가 가진 기성세대를 향한 저항성, 파격성, 레트로, 음악의 가사 같은 게 영숙의 처지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당시 시대적인 상황과도 잘 맞아서 고민도 없이 영숙이가 좋아하는 상징할 수 있는 인물로 서태지를 표현했다”라고 답했다.

영화 속에는 서태지의 ‘울트라맨이야’가 흘러나온다. 이 음악을 고집했던 이유로 이 감독은 “서태지 음악 중 다음 챕터로 넘어가고, 복기 했을 때 ‘울트라맨이야’가 떠올랐다. 2000년대, 서태지가 ‘울트라맨이야’로 컴백 했고, 영숙이는 99년도에 살고 있고, 또 한 번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 1년을 앞서 음악이 나왔다는 점에서 타임슬립과 연관 있었다고 생각했다”라며 “‘울트라맨이야’의 레드계열 콘셉트와 헤비메탈, 폭주하는 것들, 가사를 보면 더 이상의 영원은 없다가 묘하게 톤과 폭주하는 영숙과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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