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제’ 남주혁 “평범한 영석, 다양하게 보일 수 있도록” [인터뷰]
- 입력 2020. 12.18. 16:59:16
- [더셀럽 김지영 기자] 배우 남주혁이 그린 ‘조제’는 원작 속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보다 더 평범하고 사실적이다. 이는 남주혁이 이번 작품에 들어가면서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이었다. 영석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길 바랐다.
최근 개봉한 ‘조제’는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한 작품. 김종관 감독의 시선과 색채로 다시 풀어진 ‘조제’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영석(남주혁)과 조제(한지민)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그려진다.
극 중 영석은 졸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이자 대학생이다. 우연한 계기로 길에서 조제를 만나 도와준 뒤 가까워지고, 감정이 싹튼다. 조제의 표현이 서툴러 감정이 엇갈리기도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에는 함께 성장한다.
남주혁은 영석을 맡게 되면서 부담감과 기대감을 함께 가진 채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원작이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며 현재까지 많은 이들에게 ‘인생 영화’로 꼽히는 만큼, 잘하고 싶은 욕심과 부담감이 있었고 김종관 감독의 연출로 그려질 영석을 표현하고 싶은 기대가 컸다.
“평범하게 살아있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촬영하는 동안에는 원작을 찾아보지도 않았다. 원작을 본다면 온전히 저만의 영석을 만들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 속의 영석을 더 다양하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어떻게 하면 평범함을 영석에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저만의 영석을 만들어내기 위해 감독님과 소통하고 다방면으로 도움을 받으려 노력했다. 2000년 초중반에 나온 멜로 작품을 찾아봤다. 모든 선배들의 날 것 같은 연기를 보면서 감탄을 하고 영석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고민도 했다.”
남주혁이 그리는 영석을 표현하기 위해 중점을 뒀기에 굳이 원작과 차별화를 두려고 하지도 앟았다. 외적인 모습보다는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석의 분위기에 집중했고, 자신이 겪었던 불안함을 투영하기도 했다.
“저도 늘 불안함이 따라다닌다. 물론 영석과 저는 놓인 상황이 다르지만 불안함을 가진 20대 청춘이 느끼는 걱정, 두려움을 가져가고 맞춰가면서 연기를 했다. 그래서 영석의 불안함에 공감이 가기도 했고. 다가오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 사랑에 대한 책임,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다양한 것들이 공감이 된 것 같다.”
처음엔 조제를 향한 관심에서 애정이 생기는 과정을 표현하기에 어려움이 따르진 않았을까. 남주혁은 “흘러가는 과정 속에서 보면 어렵지 않았다”며 영석에 완전히 빠져있었던 날들을 떠올렸다.
“늘 어려움과 고민을 겪었지만 영석의 과정으로 본다면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감독님과 많은 소통을 했고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들에서도 여러 얘기를 하다 보니 조제에게 빠져드는 영석의 시간 흐름 속 모습들이 어렵게 다가오는 것보다 기대가 된 순간들이 많았다.”
‘조제’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오니 영화 말미의 조제와 영석의 이별 순간에도 감정이 쌓여 실제로 이별을 하는 커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여러 컷에 감정을 담았고 상세하게 이별의 이유가 설명되지 않아도 조제와 영석의 모습만으로 여러 이별 중 하나를 보여줄 수 있었다.
“이별할 때 영석의 눈물에는 미안함과 창피함도 있었을 것 같다. 죄책감도 있었을 것 같고. 조제의 말에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고, ‘그래도 옆에 있겠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말하지 못하는 순간이 부끄럽고 창피했을 것 같다. 운이 좋게 이별 장면이 마지막 촬영이었다. 영석의 감정이 쌓여있으니 몰입하기에도 편했다. 그래서 특별한 생각을 하고 찍지 않고 이런저런 감정을 표현했었다. 이별의 과정이 섬세하지는 않았지만 이별의 이유가 생각나는 순간이 있고, 좋게 떠오르는 이별도 있고, 떠오르지 않는 이별도 있지 않나. 그래서 그 순간들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대로 연기해도 모두 다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영석의 서사와 감정을 쌓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남주혁은 제작보고회에서도 눈물을 터트려 행사가 잠깐 중단된 바 있다. 인터뷰 중에도 아직 영석과 완전한 이별을 하지 못한 것 같은 남주혁은 ‘조제’를 성장으로 마음속에 남겨두고자 했다.
“영석은 아마 조제와 사귀었던 순간을 좋았던 추억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하루는 가슴 아픈 순간으로 생각했을 것 같다. 안 좋은 추억으로만 생각하진 않을 것 같다. 기억에 남았던 순간들을 깊게 떠올리기도 하고. ‘멋진 날들이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현재를 살아갈 것 같다. 저는 ‘조제’를 훗날 돌이켜 봤을 때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순간들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남주혁은 올 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부터 tvN ‘스타트업’ ‘조제’까지 여러 작품으로 대중과 만났다. 그는 자신의 작품으로 관객과 시청자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것 하나만으로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모델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배우로 전향한 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쉴새 없이 달려왔다. 벌써 드라마 약 12편, 영화 2편 총 16편 이상의 작품에 출연하고 다양한 캐릭터로 분한 그는 앞으로도 쉼 없이 나아갈 예정이다.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아무것도 안 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바에는 작품을 하는 게 낫지 않나. 좋은 감독님, 작품이 저에게 찾아오니 저에겐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저의 20대 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계속 일할 수 있는 현재가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잘 살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기에 움직이지 않는 한 가질 수 없는 것처럼, 항상 도전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긍정적인 자세로 일을 해나가겠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