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송강, 믿음과 노력 고민이 더해진 결과물 [인터뷰]
입력 2021. 01.07. 16:47:24
[더셀럽 김지영 기자] “감독님이 촬영 전에 ‘나는 너를 믿을 테니 너도 나를 믿어서 촬영하자’고 하셨어요. 현수의 감정 대로만 연기를 하자는 말씀에 그것만 따랐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이응복 감독과 배우 송강의 믿음이 더해져 탄생했다. 수백억이 들어간 대작의 중심에 서 있는 송강은 ‘스위트홈’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스위트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 그린홈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스위트홈’은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송강이 그린 현수는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과 폭행을 당하며 괴로워하던 중 가족까지 모조리 잃어 심적으로도 고통을 입은 캐릭터.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의 끝에 서 있던 현수는 목숨을 잃기 전 세상이 먼저 망해버리자 그린홈 주민들을 구출하고 돕는 인물로 변하고 성장한다.

송강은 겉으로는 표현이 적고 내면의 성장을 겪는 현수를 표현하기 위해 캐스팅 소식을 듣고 난 뒤부터 현수로 살아가며 캐릭터를 준비했다. 길을 가다가도 현수가 생각나며 ‘현수라면 이렇게 걸어볼 것 같은데’라며 현수의 성격이 드러나는 걸음걸이를 연습하고 일상생활에서도 현수처럼 말을 하고 생각을 하며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스위트홈’의 주인공인 현수를 맡게 된 부담감을 이겨내기 위함이었다.

“주인공이라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 부담을 이겨내기 위해 캐릭터에 의지를 했다. 은둔형 외톨이 현수를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했다. 하루 종일 불을 꺼놓고 엎드려있을 때도 있었고, 촬영 전 어두운 조명 아래서 현수가 앉아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현수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했고 삶의 여유를 잃고 죽음을 기다리는 표정을 어떻게 지을지 상상을 많이 했다. 대사도 적은 편이어서 눈으로 어떻게 하면 표현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감정을 어떻게 하면 깊게 표현할 수 있을지도 고민했다.”

송강은 현수의 내면에만 중점을 두지 않았다. 외적으로도 고민하고 이응복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기도 했다. 또한 괴물화가 되는 증상 중 하나인 코피를 쏟을 때도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처음엔 현수가 정신이 없는 와중에 양말을 같은 색으로 신고 있는 설정이었다. 뭔가 현수 같지 않아서 짝짝이 양말을 신고 감독님에게 여쭤봤다. 현수라면 그런 상황에서 같은 양말을 신고 있지 않을 것 같았다. 이응복 감독님도 좋다고 해주셨다. 코피를 흘리는 과정은 코에서 호스를 연결해 CG로 호스를 지운다.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다. 코에 코피들이 가득 차 있고 흘러내리는데 그런 와중에도 표정 연기를 해야 하고 감정 연기를 해야 하니까. 처음에는 힘들고 비실비실했는데 익숙해지니 할만하더라. 그런 부분도 잘 표현하고 싶어서 욕심을 내면서 촬영했다.”



현수는 전학 온 친구를 위해 먼저 손을 내밀고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와중에도 다른 친구를 생각해 먼저 행동하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여러 안 좋은 상황들이 겹쳐 내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지만, 내면의 정의로움은 남아있었다. 현수는 극에서 가장 먼저 괴물화를 알리지만, 극의 말미까지 스스로 괴물화로 변하는 것을 억제하고 주민들을 지킨다.

“원래 현수는 죽고자 하는 마음에 강하지만 원래 현수는 정의롭고 맑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린홈에서 아이들과 주민들을 만났을 때 정의로움이 커졌을 것 같다. 주민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욕망이 됐고, 괴물로 변하는 것을 막았을 것 같다. 살고자 하는 욕망이 된 것이다.”

괴물화가 진행되는 동안 현수는 내면에서 이성적인 자신의 모습과 괴물화를 부추기는 또 다른 자신의 존재와 싸운다. 그럴 때마다 현수는 갈등하기도 하지만, 정신을 다잡고 괴물화를 막는다. 그러던 중 원래의 현수로 돌아왔을 때 두식(김상호)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데, 송강은 이를 표현할 때 가장 어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 신을 준비하기 위해서 몇 주 동안 고민을 했다. 그래서 살이 많이 빠지기도 했는데 촬영 당일 긴장이 다 풀렸다. 감독님이 ‘기다기고 대사를 하자’는 디렉팅을 주셨다. 심플하면서도 간단한 디렉팅이지 않나. 그런데 그 말을 들으니 몰입이 잘 됐다. 결과적으론 10가지의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어려운 장면이었지만 잘 몰입해서 할 수 있었다.”

아직 ‘스위트홈’ 시즌2 제작에 대한 소식은 전해진 게 없으나, 열린 결말로 마무리가 된 만큼 많은 팬들이 열렬하게 속편 제작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송강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현수의 여러 결말을 생각해보고 있었다.

“시즌2는 반응이 좋으면 한다고 들었는데 했으면 좋겠다. 현수 이후의 상황은 생각한 건 많다. 기억상실에 걸린 현수거나 현수가 연구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저도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송강은 이번 ‘스위트홈’ 오디션에서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주인공 자리까지 꿰찼다. 송강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오지만, 여전히 자신을 찾는 게 숙제라고 했다. 송강의 겸손함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항상 오디션 보기 전에 ‘그냥 송강,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주자’는 다짐으로 임한다. 사람마다 다른 매력이 존재하지 않나. 저도 그런 매력이 있을 거라고 믿고, 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그래서 이응복 감독님도 그런 제 모습에서 현수가 보여서 캐스팅을 하신 게 아닐까. 하지만 여전히 저를 찾는다는 건 숙제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과해 보이지 않으려고 하고 친구, 동네 사람 등 상대를 대할 때 제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각하면서 오디션에 임한다.”

2017년 tvN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좋아해’를 시작으로 여러 작품을 거쳐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 두 편의 주연을 꿰찼다.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주연 배우가 됐으나 그간에는 많은 고민과 힘듦이 녹아있었다. 그는 그럴 때마다 일기를 쓰며 마음을 다잡는 중이다.

“최종 오디션 결과를 기다리던 작품들이 몇 있었는데 다 낙방했다. 그때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저를 견디게 해줬던 게 일기였다. 그래서 버틸 수 있었다. 주연을 맡고 있는 것도 부담이 많이 되고 책임감도 크다. 촬영 중에도 이게 맞나 싶고, 내가 한 연기가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소통을 하지만 일기를 주로 쓴다. 전에 쓴 일기를 읽기도 하면서 이겨나가는 것 같다.”

‘스위트홈’에선 눈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극을 이끌어왔다. 송강은 이제 사람 냄새나는 배우에서 날것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보다 발전된 배우를 꿈꾸고 있다.

“사람 냄새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면 이제는 더 표현에 집중하고 싶다. 희로애락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틀에 갇히지 않고 날것의 감정을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저를 캐릭터에 찰떡인 배우, 잘 맞는 배우로 인식을 해주신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현수라는 캐릭터가 송강 같았고, 송강이 현수 같다는 말을 들으면 더 없이 기쁠 것 같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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