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삼광빌라’ 한보름,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한 배우 [인터뷰]
- 입력 2021. 03.23. 07:00:00
- [더셀럽 전예슬 기자]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완성했다. 극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낸 배우 한보름이다.
'오 삼광빌라' 한보름 인터뷰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는 다양한 사연을 안고 삼광빌라 안에 모여든 사람들, 타인이었던 이들이 서로에게 정들고 마음을 열고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한보름은 극중 사랑을 받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는 장서아 역을 맡았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서아는 완벽주의 성향에 똑 부러지고, 일할 때는 냉철하고, 자기 사람들 앞에서는 애정이 듬뿍 담긴 애교덩어리에 표현도 달라지는 역할이었어요. 이 캐릭터가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죠. 애교스럽고, 똑 부러지고, 일할 때는 커리어우먼처럼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다양한 면을 보여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죠. 처음에는 드라마가 시트콤 같은 느낌도 있었어요. 삼광빌라 안에서 이뤄진다는 내용도 흥미로웠죠. 서아는 삼광빌라 안에는 못 들어갔지만, 서아의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싶은 마음이 컸죠.”
장서아는 엄마인 김정원(황신혜)과 짝사랑했던 우재희(이장우)의 사랑을 갈구했으나 이빛채운(진기주)이 두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자 질투해 번번이 훼방을 놓으며 사건사고를 일으켰다. 늘 관심과 애정에 목말라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장서아의 감정을 섬세히 표현해냈다. 시기질투 어린 감정이 많았던 장서아를 어떻게 그려내고자 했을까.
“서아가 나쁘게 행동했을 때 왜 그렇게 한지, 이유에 대해 생각했어요. 서아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계속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합리적으로 원래 나쁜 사람은 없잖아요. 서아가 가지고 있던 것들을 하나 둘 씩 빼앗겼다는 생각을 하면서 서아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 했죠. 그래서 서아가 변화한 거라고 생각해요. 서아만의 발버둥 같은 느낌이었죠.”
지난 7일, 50부작으로 종영한 ‘오 삼광빌라’는 최고시청률 33.7%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을 주말 안방극장으로 끌어당겼다. 주말드라마 특성상 호흡이 긴데 이에 뒤따르는 고충은 없었을까.
“호흡을 맞추는 게 힘들었어요. 회차가 짧은 경우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긴 드라마는 배우들끼리 얘기하면 척척 맞춰져서 더 편한 것도 있었죠.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었지만 그건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운동하고, 지치지 않으려고 체력을 다졌죠.”
이빛채운 역을 맡은 진기주와 대립각을 세우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한보름. 없어서는 안 될 악역을 완성해내면서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끄는데 제 역할을 해낸 그다.
“저와 많이 대립하다 보니 기주가 감정적으로 힘든 신이 많았을 거예요. 고생을 많이 하고, 힘들었을 텐데 그런 장면들을 앞두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호흡이 좋았어요.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배울 점이 많았죠. 캐릭터적으로 상의한 건 없지만, 장면마다 들어가기 전엔 항상 상의를 했어요. 감정신 이후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다행히 때리는 장면은 없었지만요.”
한보름은 진기주 뿐만 아니라 이장우, 전성우 등 또래배우를 비롯해 엄마 역의 황신혜까지 다양한 인물들과 호흡을 맞췄다. 배우들과 의기투합하면서 자연스럽게 쌓아간 호흡은 고스란히 브라운관에 담긴 듯하다.
“기주는 동생이지만 친구 같았어요. 가장 장난을 많이 쳤죠. 제일 힘들었을 건데 힘든 내색도 잘 안하더라고요. 대단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항상 웃고, 밝고, 너무 착한 동생이죠. 장우 오빠는 배려심이 최고예요. 항상 기다려주고, 이끌어주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씀해주셨죠. 장우 오빠는 상대배우를 편하게 해주는 배우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해요. 성우는 저와 동갑인데 가장 많이 마주쳤어요. 회의도 제일 많이 하고, 연기적인 부분도 얘기를 나눴죠. 연기를 섬세하게 분석하는 친구라 많이 배웠어요. 연기하지 않을 때는 친구처럼 장난을 치기도 했죠. 하하. 황신혜 선배님은 8개월 동안 엄마로 만나게 돼 감사해요. 편하게 대해주셔서 좋았죠. 또 저에게 진짜 엄마처럼, 때로는 언니처럼 선배님으로서 잘해주셨어요.”
2011년 KBS 드라마 ‘드림하이’로 데뷔한 한보름은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드라마, 영화 등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에게 원동력은 무엇일까.
“10년 동안 하면서 처음엔 잘 몰랐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 직업이 어딘가에 스트레스를 풀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한테 너무 스트레스를 주면 안 되는 것 같았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생활을 가지고, 자존감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 스스로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봤죠. 또 얼마나 연기가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요. 그런 것들의 계획을 세워놓고 하고 있어요. 엄청 유명한 스타가 되지 않아도, 지금 눈앞에 어떤 대단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주어진 일을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거죠. 못해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은데 포기하지 않는 게 저에겐 가장 중요해요. 스스로 타고난 게 없다고 생각해요. 타고나지 않으면 남들보다 2~3배 노력하면 돼요. 조금 느려도 그런 부분에서 못한다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하고 싶은 걸 해서 천천히, 하나씩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보름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성장’이 아닐까. 한 작품을 끝낼 때마다 한 단계 성장한 역량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 스펙트럼이 넓은 연기자로 날개를 펼친 한보름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바다.
“‘오 삼광빌라’는 저에게 ‘선물’ 같은 의미로 남을 것 같아요. 아쉬운 점도 많지만 그 안에서 너무 많은 것들이 가득 차있어서 배운 점도 많고, 좋은 사람도 만났죠. 감독님, 스태프들 다 좋았기에 좋은 점들로 가득 차있어요. 그래서 선물 같은 작품이죠. 앞으로 다른 작품들도 감사히 생각하며 임하려고 해요.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가 꼭 따라다닐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