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 김성오, 그저 나쁘기만한 빌런을 넘어[인터뷰]
- 입력 2021. 03.24. 06:30:00
- [더셀럽 박수정 기자] '악역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은 배우들에게는 전형적인 악역이 아닌, 새로운 악역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 '자이언트', '싸인'과 영화 '아저씨', '성난 황소' 등 수많은 작품 속에서 빌런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김성오에게 tvN 월화드라마 '루카:더 비기닝'(이하 '루카')의 악인 이손은 넘어야 할 산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수식어의 무게를 견뎌냈고 색다른 빌런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성오
'루카'를 떠나보낸 김성오는 더셀럽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끝나면 후련한다던가 아쉽다는 감정이 들어야 하는데 사전 제작으로 지난해 찍어 둔 작품이라 그렇게 큰 감흥은 없다. 저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마지막 회까지 재밌게 봤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 중 김성오는 짐승 같은 본능으로 지오(김래원)의 뒤를 쫓는 남자 이손을 연기했다. 끝없이 지오를 추격하고 조여 가는 인물로,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빌런. 복잡한 감정을 가진 양면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에 이제껏 보아 온 흔한 악인과는 달랐다.
"이손을 단순히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이손은 사람을 죽이면서도 죄책감을 분명히 느끼는 인물이었다. 그런 부분을 억누르면서 표현해야 했지만. 그런 이손의 복잡한 감정들을 시청자분들도 느끼시지 않으셨을까 싶다."
'루카'는 추격 액션의 신세계를 열었다는 호평을 들었다. 특히 대척점에 있는 김래원, 김성오의 완벽한 액션 합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김성오는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몸을 만들었고, 촬영이 끝난 뒤에도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액션이 워낙 많은 작품이었다. 다치면 안 되니까 그 부분을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김)래원이와 액션합을 맞춰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많이 힘들었을 텐데 아픈 티를 안 내고 정말 열심히 하더라. 서로 배려하면서 합을 맞춰갔다. 래원이 워낙 액션을 잘하는 친구라 웃으면서 촬영을 잘 마쳤다. 감사하다."
극 중 이손(이손)과 유나(정다은)는 '사약길 로맨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악역 커플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절절한 러브라인에 시청자들은 응원과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나가 먼저 죽임을 당하고, 이후 이손도 사망했다.
이손, 유나 커플의 결말에 대해 김성오는 "이렇게 끝난 것에 대해 가장 좋은 엔딩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좋은 쪽으로 잘 끝난 게 아닌가 싶다. 유나와 이손이 만약에 도망가서 결혼해서 살았다면 이손 입장에서는 유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 삶에 이손은 집중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루카'는 시청자 중간 유입이 힘든 장르물임에도 불구하고 5~6%대 시청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김성오는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불만족스럽다. '루카' 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에 임할 때 이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푼 꿈을 안고 작품에 임한다. 아쉬운 시청률이긴 하지만, 많이 좋아해 주신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에 만족스럽고 감사하다."
그간 선 굵은 연기부터 친근하고 코믹한 역할까지 매 작품 존재감을 과시한 김성오. '루카'를 통해 또 한 번 대체 불가 악역을 완성한 그이기에 다음번에 보여 줄 악역 연기에 기대감이 더더욱 커졌다.
"제가 악역을 한 것에 대해 조금 더 기억을 많이 하시는 대중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또 악역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부담감이 있긴 하다. 하지만 대본이나 시나리오도 많이 바뀌고 있고, 과거에 비해 빌런의 표현 방법이 과거보다 더 다양해졌다. 빌런도 사람이다 보니 사람의 성격이 들어가게 되고, 사연이 들어가다 보니 악역이 더 다양해지더라. 배우 입장에서 그런 부분들이 시나리오에 잘 표현이 되어 있으면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악역을 하더라도 조금씩 다른 사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제 배우 기점은 영화 '아저씨' 출연 전과 후로 나뉜다. '아저씨'전에는 사실 배우라고 말하기 부끄러웠던 것 같다. '아저씨' 이후에는 직업이 배우가 됐다"라고 얘기했다.
앞으로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에 대해 김성오는 "악역이든 선한 역이 됐든 감정선을 많이 표현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인간이라는 게 복합적이지 않나. 선과 악을 떠나서 디테일한 감정선들이 있는 역할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작품 속 모습이 아닌 평상시 인간 김성오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예능에도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제 이야기를 하는 거에 대해서는 부담감이 있긴 하다. 제가 어떻게 살아왔고, 가족사가 어떻고 그런 이야기들. 하지만 평상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예능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 특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예능이라면 부담감이 덜할 것 같다(웃음). 그리고 복싱 예능이 제작된다면 출연하고 싶다. 복싱을 꾸준히 배우고 있다. 생활체육 복싱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을 다룬 예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