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 천성일 작가 "김래원→진경, 힘든 작품 함께해줘서 감사"[인터뷰]
- 입력 2021. 03.25. 13:54:27
- [더셀럽 박수정 기자] "엔딩은 지오(김래원) 입장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했다. '과연 우리는 지오를 이웃이나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질문에 판타지로 대답 할 수는 없었다. 드라마 엔딩은 결국 지오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몰아붙인 결과가 아닐까 싶었다."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tvN '루카: 더 비기닝'(이하 '루카')의 결말을 딱 어떻다고 정의하긴 어렵다. 확실한 건 보기 드문 파격 결말이라는 것. '루카'를 집필한 천성일 작가는 드라마의 엔딩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루카'는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으로 탄생한 지오(김래원), 그리고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인간들의 욕망을 통해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남겼다. '홀로세(현생인류)'가 끝났음을 선언하는 지오와 마침내 탄생한 신인류, 끝이 아닌 위험한 신화의 서막을 여는 엔딩은 기존의 틀을 깨부수며 전율을 일으켰다.
천성일 작가는 '루카'를 떠나보내며 "작가가 방송중인 작품을 보는 것은, 헤어진 옛 연인을 보는 기분 아닐까 싶다. '그때 잘못해서 미안하다, 그건 오해였어, 사실은 말이지'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미 그 사람 옆에는 다른 사람이 있어서 아무 말도 못하는 상황. 변명과 인정이 뒤섞인 긴 혼란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보면, 참 짧은 순간이었구나 싶다"라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루카'는 유전학, 인간의 진화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며 독창적인 세계관을 완성한 작품. 천성일 작가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고민되는 지점이 많았다.
"가장 어려운 점은 개념이나 기술이 아니라 무관심이었다. 보통 휴대폰을 살 때 그 안에 들어가는 기술 요소를 보고 고르는 게 아니지 않냐. 그와 마찬가지로 이런 류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저를 계속 괴롭혔던 것 같다."
천성일 작가의 우려대로 '루카'가 베일을 벗은 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천성일 작가는 "호불호가 굉장히 강하게 갈릴 것이라는 생각에 제작이 쉽지 않겠다 판단했다. 대본을 쓰면서도 '편성이 안될 것 같다'라는 생각도 했었다. 호평 속에서 의견이 나뉘는 다양함은 좋은 현상이라 생각하지만, 호불호가 나뉘는 것은 역시 작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호불호가 갈리긴 했으나 여럿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방영 내내 5~6%대의 준수한 시청률을 유지했다. 천성일 작가는 "방송을 보면서 '내가 저 사람들 만큼 치열하게 작품에 임했나' 싶었다. 당연히 현장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한 감독님과 배우들 덕이라 생각한다"며 감독, 배우들에 공을 돌렸다.
'조금만 더 잘 쓸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천성일 작가. 파격 엔딩으로 끝난 '루카'의 다음 이야기도 있을까. 천성일 작가는 "시즌2를 가려면 시청률, 시청평, 수익이라는 세 가지 요소 중 두 가지 이상이 부합했을 때 가능할 텐데, 현재는 논의 중인 사항은 없다"라고 전했다.
김래원, 이다희, 김성오, 박혁권, 안내상, 진경 등 '루카'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천성일 작가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배우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배우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힘든 작품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에도 또 도와주세요'이다"라며 애정을 전했다.
'루카' 이후 천성일 작가의 차기작은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이다. 천성일 작가는 "지난 달에 '지금 우리 학교는' 촬영이 끝났다. 올해 방송하게 된다면 그 작품이 차기작이 되겠다"라고 전했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