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은 몰라요’, 미안하다 정말 모르겠다 [씨네리뷰]
- 입력 2021. 04.15. 07:00:00
- [더셀럽 전예슬 기자] 설득력이 아쉽다. 제목처럼 ‘어른’이기 때문에 모르는 걸까. 공감성은 결여됐고, 자극만 남은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감독 이환)이다.
'어른들은 몰라요' 이유미 안희연
첫 장면부터 자극적이다. 두 눈을 질끈 감게 만든다. 약에 취한 세진(이유미)은 커터칼로 자신의 손목을 난도질하며 SNS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해당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관종(관심 종자)’이냐며 세진을 타박한다.
18살, 고등학생인 세진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며 학폭 피해를 당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일진’ 무리에게 매일 매일 폭행을 당하지만 세진은 배시시 웃을 뿐이다.
그런 세진은 담임선생님과 비밀리에 교제 중이다. 두 사람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결국 세진은 임신을 하게 된다. 이후 성교육 수업 중 세진은 손을 들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린다. 세진의 담임선생님은 교장선생님의 아들이었고, 교장선생님은 아들의 앞길을 막지 않겠다는 각서를 내민다.
중절수술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던 세진. 그러던 중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가출 4년 차 동갑내기 주영(안희연)을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함께 험난한 유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지난 2018년 10대들의 어두운 면을 담아낸 ‘박화영’으로 논란과 호평을 동시에 받았던 이환 감독의 신작이다. 세상과 어른들로부터 외면 받은 10대 임산부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내세우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뚜껑을 연 ‘어른들은 몰라요’는 오직 자극적인 맛만 담겨있다. 학폭, 청소년 성매매, 동성애 등 사건들로만 구성돼 있어 감정을 소모시키고 불쾌한 감정만 느끼게 한다. 적당함을 모르는 과한 설정 탓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러한 탓에 인물들의 대사도 절반 이상이 욕설로 이뤄져있다. 또 과한 흡연 장면, 중간 중간 등장하는 롱보드 장면은 감독이 전하려는 의미와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다. 세진을 둘러싼 인물간의 서사도 불친절하다.
이유미와 안희연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박화영’에서 눈치 없이 해맑은 모습으로 박화영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세진 역을 맡았던 이유미는 이번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웃음기를 머금은 얼굴부터 무섭게 돌변하는 모습까지 다양하게 소화하며 극을 힘 있게 이끌어간다.
첫 스크린 주연으로 나선 안희연 역시 본 적 없는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인다. 흡연과 거친 욕설, 문신 등 외적인 모습까지 섬세하게 주영을 표현한 그는 첫 연기 도전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돼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KTH상을 수상했다. 오늘(15일) 전국 개봉. 러닝타임은 127분. 청소년관람불가.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