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복’ 공유X박보검, 브로맨스만 남아버린 [씨네리뷰]
입력 2021. 04.15. 07:00:00

'서복' 공유 박보검

[더셀럽 전예슬 기자] 아쉽다.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을 보고 나서 든 생각이다. 좋은 배우, ‘복제인간’이란 신선한 소재, 웅장한 스케일의 연출 등 눈과 귀를 집중시킬 요소를 갖췄음에도 ‘왜’인지 모르게 지루하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예기치 못한 상황’인데 예상 가능하다. 그리고 그렇게 결말까지 흘러간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기헌은 죽지 않는 복제인간 서복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라는 임무를 받는다. 서복은 극비 프로젝트로 탄생한 인류 최초 복제인간으로 인간보다 2배 빠른 성장 속도를 지니고 있다. 실험실 안 세상에서만 살아갔던 서복은 기헌과 함께 뜻하지 않은 동행을 시작한다.



‘서복’은 전에 나왔던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이 복합적으로 섞여있다.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면 생명의 존엄성 따위 신경 쓰지 않는 악의 세력, 그리고 이를 지키려는 선. 사건 사이 발생하는 주인공들의 브로맨스까지. ‘새로움’이란 전혀 느낄 수 없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SF 장르인데 ‘드라마’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가능한 촬영기법을 총동원한 액션 시퀀스가 영화의 중간 중간 등장하지만 기헌과 서복의 브로맨스에 치중하다보니 장르적 쾌감은 글쎄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변화’와 ‘성장’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이용주 감독의 의도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지도 ‘미지수’다.

아쉬움을 달래는 건 공유, 박보검의 연기와 훈훈한 투샷이다.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은 어울리지 않은 듯, 어울리는 ‘케미’를 완성해낸다. ‘모두가 기다려온 만남’이란 말이 딱 맞다. 특히 박보검의 말간 눈빛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다.

‘명품 조연’ 조우진, 박병은, 장영남의 활용은 아쉽다. 단순하게 평면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 조금만 더 입체적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서복’은 2012년 개봉 당시 멜로 영화 역대 최고 흥행 스코어를 달성하며 전국에 첫사랑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9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당초 지난해 극장 개봉을 목표로 뒀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일정을 연기하다 결국 극장과 OTT 서비스인 ‘티빙’에서 동시 공개된다.

‘서복’의 러닝타임은 114분이다. 15세이상관람가.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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