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큘' 김준수 "'드라큘라', 뮤지컬 배우로 부끄럽지 않게 해준 작품" [인터뷰]
입력 2021. 06.18. 07:00:00

김준수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2014년 국내 초연부터 시작해 올해 사연까지 출연한 김준수는 '드라큘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담겨 있다.

김준수는 지난 1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모차르트'를 통해 뮤지컬 배우라는 이름을 달게 됐다. 낭떠러지에 떨어진 상태였는데 제2의 꿈을 펼치게 해준 작품이다. 그래서 인생의 변곡점이 됐던 것 같다"면서 '드라큘라'에 대해서는 "뮤지컬 배우로서 불리는 것에 대해 부끄럽지 않게 해준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천년의 세월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김준수는 2014년 국내 초연부터 시작해 사연까지 무대에 섰다. 그가 '드라큘라'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든 소설이든 영화든, 그게 만화든 드라큘라 소재가 많이 다뤄졌다. 뮤지컬에서 드라큘라는 흡혈을 즐기거나 사람을 해하는 것이 아닌 드라큘라 된 동기나 드라큘라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담은 거예요. 일반적이지 않은 부자연스러울 수 있는 접근이지만 드라큘라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로 더 독특하고 특색있게 관객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서툴지만 재단돼 있지 않은 짐승 같은 매력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샤큘(시아준수+드라큘라)'라고 불리며 큰 사랑을 받은 빨간 머리의 김준수는 이번에도 '드라큘라' 그 자체였다. 폭발적인 가창력은 물론 더욱더 깊어진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저도 사람인지라 사실 여유로워졌지만, 똑같은 대사와 똑같은 무대임에도 의문이 생기게 됐어요. 제가 연기하면서도 느낄 수 있는 그런 여정을 찾아가는 거 같아요. 그런 변화를 캐치하는 것조차도 공연의 묘미라면 묘미. 대사의 강약과 톤, 말투 등 틀에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변형이 자율적이에요. 배우들이 주는 힘으로 제가 받아치기도 하면서 시너지가 있었어요."

매 무대가 새롭게 다가온다는 김준수는 "새롭게 다가올까 싶었는데 할 때마다 새롭다. 이번에는 박지연 배우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주고받은 대사에 맞춰서 저의 톤도 강하게 변하게 된 것도 같다"며 "예전에는 똑같이 대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미세한 차이일 수도 있지만, 변화를 주기도 한다. 또 직접적인 표현을 학도 한다. 이러한 디테일로 관객분들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 드라큘라라서 일반적이고,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사랑 이야기와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려고 하는 장면에서 애드립이 가미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신성록이 '드라큘라' 역으로 새롭게 합류하면서 전동석, 김준수 세 사람이 드라큘라 역을 연기한다. '드라큘라' 장인이라고 불리는 김준수가 생각하는 신성록, 전동석의 매력은 무엇일까.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해요. 그래서 매회 공연을 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요. 모든 배우가 매력이 있지만, 저는 사이코적인 기질이 있어요. 조금 더 드라큘라의 인간적인 부분과 섬뜩한 연기를 보여주려고 해요. 전동석 배우와는 재연 때부터 함께 해왔는데 목소리 자체도 베이스가 강해서 중후한 매력이 있어요. 신성록 배우는 워낙 유명하지만, 무대에서 모습이 가장 고전적인 느낌이에요. 정말 하시더라."

또 그는 '드라큘라' 역을 위해 "서 있을 때의 걸음걸이나 제스쳐 등이 일반적이지 않은, 고전적이지만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섬뜩한 웃음소리 등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해서 상황마다 억양, 톤을 달리해서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연부터 유지해온 김준수의 빨간 머리는 어느새 '드라큘라'의 상징처럼 굳어졌다.

"사실 검은색 머리로 하려고 했는데 공연 올라가기 2~3일 전 붉은 머리로 바꾸게 됐어요. 그런데 노인을 벗어나 다시 400년 전 젊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신을 할 때 시각적인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싶었어요. 백발이었다가 피 색깔로 변하는 듯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조금 후회해요. 두피 관리에 엄청 신경쓰고 있어요.(웃음)"


'드라큘라'에서 더 깊고 호소력 짙어진 목소리와 강렬해진 김준수는 무대에 오르기 전 루틴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공연 징크스 같은 건 따로 없다. 그런데 잠을 잘 자야 한다. 못해도 여덟시간은 채워서 자려고 한다. 그리고 꼭 무대 올라가기 전 가볍게라도 배를 채우고 노래한다. 배고픈 상태에서 노래를 부르면 어지럽더라"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드라큘라'도 올해 공연을 앞두고 출연 배우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개막이 연기되기도 했다.

"작년에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공연이 중단되기도 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어요. 작년부터 올해 있을 '드라큘라'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가 있었어요. 지난 무대에 대한 아쉬움있었어요. 아쉬움을 채우고자 기대했는데 이런 여건 속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것을 힘들지만, 무대를 할 수 있을 것만으로도 소중하고 감사해요. 서로 조심하면서 공연 준비하고 있어요. 자가격리 중에는 뮤지컬 대본 보면서 개인 연습을 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2004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김준수는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로 시작해 무대에 선지 어느덧 11년 차에 됐다. 지난 그의 뮤지컬 배우로서 행보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이 들 것 같다.

"덜 사랑받거나 더 사랑받은 작품이 있지만, 다 소중해요. '드라큘라'는 뮤지컬이라는 길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저를 뮤지컬 배우로서 불리는 것에 대해 지름길로 안내한 작품 같아요. 매번 공연 때마다 저를 기용해주시는 것도 감사해요. 초연보다 다른 의미로 부담은 있지만 임하는 마음이 남달라요. '드라큘라'는 한 작품에서 모든 것을 다 보여줄 수 있었어요. '드라큘라'다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고, 또 그런 모습들보다 인간보다 더 순애보적인 사랑을 하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어요."

김준수는 앞으로도 '드라큘라'를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배우 방글아 씨가 드라큘라 100회 공연 당시 축하해주면서 '1000회 할 때까지 건강하라'라고 하더라. 그때가 되면 노인 분장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젊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그때까지 저를 찾아주신다면 매번 참여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드라큘라'는 8월 1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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