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질’ 김재범, 눈빛이 가진 힘 [인터뷰]
- 입력 2021. 08.23. 17:30:3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화 속 또 다른 주인공이다. ‘매운맛 스릴러’로 호평 받고 있는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의 히든카드, 배우 김재범. 이번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그다.
'인질' 김재범 인터뷰
지난 18일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중인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다. 황정민을 납치한 이들의 정체가 공개된 후 그동안 스크린에서 접하지 못했던 ‘뉴페이스 빌런’의 등장에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김재범은 “너무 좋다. 요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인질’은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황정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스크린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들을 캐스팅했다. 약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인질’에 합류하게 된 것.
“오디션은 다른 영화의 오디션과 다를 바 없이 시작했어요. 나중에 알게 된 건 정민이 형이 오디션에 추천했다는 걸 알게 됐죠. 원래 좋은 형이었는데 그걸 계기로 조금 더 좋아졌어요. 하하. 처음엔 ‘당연히 안 될 거다’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1차에 합격하고, 2차 오디션을 보러 갔죠. 그땐 감독님도 계시고, 모니터로도 찍고, 정민이 형과도 대사를 맞췄어요. 정민이 형이 너무나 편안하게 대사를 읽어주셨죠. 이후 어떤 팀에 합류해서 한 느낌이 들었어요. 편안하게 할 수 있었죠. 감사한 일이고, 감사한 오디션 현장이었어요. 그래서 떨어져도 섭섭함이 덜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접받고 나온 느낌이라 아직까지 감사한 기억이 나요.”
김재범은 이미 공연계에서 자타공인 실력파 배우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0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 후 다양한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실력을 쌓아왔다. 드라마나 영화 출연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그의 ‘인질’ 출연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게 된 첫 작품과 같다.
“처음에는 부담이었어요. 저는 잘 알지 못하는 영화 연기에 대한 부담이었죠. 어떻게 하면 잘 보일지 싶었어요. 영화는 아직 부족하다보니까요. 부담이 있었지만 전혀 그런 걸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생각했어요. 현장 가기 전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때 깨닫게 된 거죠. 영화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고, 같이 만들어가는 거라고. 쓸 데 없는 걱정이었어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 연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김재범은 극중 황정민을 납치한 인질범들의 리더 최기완 역을 맡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팬레터’에 이어 ‘아가사’ ‘박열’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해 온 그는 ‘인질’ 속 인질범들의 리더 최기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성시켰다.
“처음엔 의욕이 넘쳤어요. ‘내가 빌런의 대장이다!’라고 생각했죠.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다 보여주리라고 의욕이 넘쳤어요. 그러나 저 혼자만의 빌런이 아니고, 다섯 명 모두가 보여야 하는 걸 깨달았죠. 다섯 가지의 힘이 하나로 뭉쳐야지만 힘을 발휘할 수 있구나란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다른 캐릭터와 차별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어요. 특히 2인자인 염동훈(류경수)와 성격을 완전히 다르게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렇다고 참고한 캐릭터와 영화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참고하면 자꾸 그 영화와 캐릭터가 생각나니까요. 오로지 대본 안에서 집중했죠. 다른 캐릭터들과 겹치지 않는 걸 기본으로 설정했어요. 그러다보니 이 친구는 자존감이 거대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다 이기겠다’라는 근본 없는 자신감이 있죠. 그러나 의리와 책임감은 없어요. 그런 것들을 캐치해서 인물을 구축해갔죠. 제 경험과 누군가와 겪었던 일들에 대해 생각하고, 거기서 어느 정도 힌트를 얻어 캐릭터에 접목시켰어요.”
특히 김재범은 최기완을 분석하고, 연구하며 캐릭터를 잡아가면서 연기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고 밝혔다.
“범죄자에 대한 많은 다큐를 찾아봤어요. ‘내가 이해하려면 안 되는 거구나’란 생각이 들었죠. 범죄자의 생각은 일반상식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으니까요. ‘저 사람은 대체 왜 저래? 말도 안 된다’는 게 많았지만 ‘인질’을 하면서 깨달았어요. 모든 걸 내 기준으로 두고 분석하면 안 되겠구나란 생각을 했죠. 큰 깨달음을 얻고, 그런 사람들을 찾아봤어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김재범은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최기완으로 분했다. 특히 캐릭터의 모든 것을 오로지 눈빛으로 표현했다. 무표정한 얼굴, 살벌한 눈빛은 영화의 긴장감을 높였다.
“눈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었어요.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지나 가셔서 쳐다봤더니 ‘어머나, 너 당장 나와’라고 하시더라고요. 무슨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냐며. 그땐 ‘왜 그러지?’라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큰 장점이 됐어요. 계속 째려보는 느낌이 들면 ‘일부러 저러나?’란 생각이 들기에 오히려 ‘인질’에서는 째려보지 않으려 했죠. 편안한 눈빛으로 연기 했다고 할까요.”
‘인질’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김재범은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새로운 얼굴과 연기를 보여줄 그의 앞날에 기대감이 쏠린다.
“‘나’보다는 ‘배우 김재범’으로 불리고 싶어요. 뭐든지 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죠. 무대도 하고, 영화도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NEW 제공]